버시바우 "6자회담 전 북한과 양자회담 열 수 있다"

중-러 대사 "북한을 궁지에 몰아넣어선 안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18일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한다는 확실한 의사를 표현한다면 6자회담 전이라도 북미 양자회담을 열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 주재로 열린 미.일.중.러 4개국 주한대사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제재' 모자를 쓰고는 회담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시했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또한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북한이 응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또다른 행동을 취한다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북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버시바우 대사가 이처럼 북한의 부정적인 반응에 방점을 둔 반면 닝 푸쿠이 중국 대사와 글레브 이바셴초프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며 한 목소리를 내 해법에서 차이를 보였다.
  
  닝 중국 대사는 "지금은 하루빨리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라며 "대북 금융제재 등은 미국의 국내법 준수와 관련된 것이지만 국내법 준수라는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한편 국외 채널도 가동할 수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글레브 러시아 대사도 "북한이 추가행동을 취한다면 상황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급변할 가능성이 있어 북한을 구석으로 몰아넣어서는 안된다"며 "북한이 이 상황을 모면할 기회를 주면 좋겠다. 미국이 좀더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오시마 대사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통한 회담 재개 원칙에 공감하면서도 2002년 9.17 북일 평양공동선언과 관련한 북한측의 불이행에 유감의 뜻을 피력했다.
  
  오시마 대사는 "한반도 평화에 있어 9월19일은 매우 중요한 날이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 4주년인 9월17일도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일본은 9.17 방북을 계기로 북한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했으나 현재 북일회담에 진전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김근태 의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잘못됐지만 이 문제가 과장돼서 해석될 필요는 없다"며 "6자회담이긴 하지만 한반도의 문제인만큼 한국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달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포괄적 해결방안'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