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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미국은 북한 위폐문제 미루거나 증거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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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미국은 북한 위폐문제 미루거나 증거대라"

"'작통권 환수' 미국이 우리말 들어야"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을 강하게 비난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또다시 미국을 향해 강력한 주문을 내놨다. 북한의 위폐 문제를 보류하거나 위폐 제조의 증거를 명확히 제시하고,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서는 한국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15일 부산대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6자회담을 좌초시키고 있는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에 대해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가 더 이상 6자회담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처리해야 한다"며 "위폐 문제를 당분간 보류하든지, 아니면 증거를 명확히 제시해 북한으로 하여금 시정조치를 취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북한 핵을 단호히 반대하고, 미사일 모라토리엄(발사 유예) 약속이 앞으로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도 북한이 안심하고 핵을 포기하고 미사일 발사를 유예할 수 있도록 그 대가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열면서 경제제재를 해제해 주어야 한다"고 덧붙여 핵과 미사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제재가 아니라 북한 체제의 보장이 해법임을 거듭 강조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15일 북한의 위폐와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에 관해 미국을 향한 주문을 쏟아냈다. ⓒ연합뉴스

이는 최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과의 인터뷰에서 "공산국가는 압박과 봉쇄로 이긴 예가 없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통령은 2003년 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맞춤형 봉쇄'를 하겠다고 했을 때도 똑같은 말로 일갈했었다.

클린턴과의 일화…"가슴 아팠다"

핵·미사일과 위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 놓은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 나를 찾아와 '1년만 더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으면 햇볕정책의 틀 속에서 한반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것이었는데 참으로 아쉽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는 일화를 소개한 뒤 "그 말을 들었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 북한핵 문제의 해결책으로 북미협상, 대북제제 반대를 제안한 것을 인용하며 "미국 정부가 이를 적극 수용할 것을 바란다"고 재차 촉구했다.

그에 앞서 그는 "한미동맹은 북한의 전쟁도발과 주변 강대국의 야망을 억지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라며 "우리는 이것을 흔들림없이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미국의 동북아시아 이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한미동맹 관계는 굳건히 유지돼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반도 안보태세를 후방에서 뒷받침하는 일본의 존재도 중요하다"며 "그러므로 한미일 공조도 필요하고, 그와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확고하고 양호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통권은 신뢰의 문제"

작통권 환수 문제에 대한 언급은 특별강연 후 가진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은 2009년, 우리는 2012년이라고 하는데, 미국이 우리말을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통권 문제는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고 이해가 일치해야 한다"며 "우리가 작통권을 갖든 갖지 않든, 6.25전쟁 당시에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없었지만 미국이 도와줬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작통권 문제는 한국이 단독으로 대응할 힘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막을 사람(한국)이 2012년까지 있어야 한다는데, 나갈 사람(미국)이 '네가 잘 할 거다'라고 하면 어떻게 하는가. 3년 동안에 사고가 생기면 어떻게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미·일·중·러 4대국과의 '원만한 관계' 강조

김 전 대통령은 "2012년까지 한국이 방위와 전쟁억지를 할 충분한 힘이 있다고 양측이 합의해서 나가면 국민들도 안심할 것"이라며 "한반도에 미국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억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미국이 한반도를 지키고 방위조약을 지켜가는 것은 여러분이 안심하고 생활하는 데 필수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군사동맹은 문자 그대로 공고하게 했더라도 그것을 서로 지키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동맹은 신뢰만 가지고는 안 되고 이익이 일치해야 한다"며 "미·일·중·러 4대국과 관계를 원만히 해야 하며 독불장군하는 게 자주권이 아니라 '우리하고 이해가 일치한다, 네 말이 맞다'고 하는 게 자주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제일 중요한, 무게 있는 우리의 맹방"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친구로서 할 말은 하고 옳은 것은 옳다고 해야 한다"며 "과거와 같이 우리가 약소국가가 아닌 만큼 미국도 한국을 제대로 대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역사적, 시대적 흐름을 좌우하는 게 외교이고, 외교가 너무 중요하다"며 "외교 하는 사람이 신이 나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국민들이 외교하는 사람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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