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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주둔비용, 한국 부담몫 늘려 반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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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주둔비용, 한국 부담몫 늘려 반반으로"

럼스펠드, 윤 국방에게 서신…"2009년 작통권 이양" 재확인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한반도 전시 작전통제권을 2009년까지 한국군에 넘기고, 주한미군에 대한 방위비를 한국과 미국이 '50 대 50'으로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연합뉴스>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14일 '전군 야전지휘관회의'에서 작통권 문제에 대해 "한국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지원하라"고 주문한 후 윤광웅 장관에게 서신을 보내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부시 미 행정부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2009년에 작통권을 이양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제시했으나, 럼스펠드 장관으로 하여금 이를 확인하는 서한을 직접 보내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입장이 확고하다는 메시지를 다시금 한국 정부에 전한 것으로 보인다.

작통권·한미연합사 문제 조기정리 의지

미국이 이처럼 럼스펠드 장관까지 앞세워 작통권 이양 목표연도를 제시한 것은 무엇보다 주한미군이 해외주둔 미군재배치(GPR) 계획에 따라 2008년까지 평택기지로의 이전을 완료하기로 한 점을 감안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이 주장하는 2012년 작통권 환수를 받아들일 경우 평택기지로의 이전 시점과 어긋나 2~3년가량의 불필요한 과도기가 발생한다고 여기고 있다.

미국은 작통권 이양을 계기로 해체될 예정인 한미연합사 관련 시설을 2~3년 간의 시한으로 평택에 설치하고 2012년 작통권 이양 후 없앤다면 시설 투자비도 추가로 들 뿐더러 '부대 안정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 시점을 '신속기동군'으로의 전환 시점으로 상정하고 있는 미국이 작통권과 연합사 문제를 기지 이전과 동시에 털어버림으로써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자유로운 작전수행 환경을 만들려 하는 것도 2009년 작통권 이양을 고집하는 핵심 이유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은 한국군의 대북 억지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14일 회의에서 한국군이 전시 작통권을 행사할 충분한 역량이 있다는 럼스펠드 장관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의 보고에 대해 "동의한다(I agree)"라고 말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작통권 이양, 2009년~2012년 사이의 어느 한 시점에 이뤄질 듯

럼스펠드 장관은 또 이번 서신을 통해, 작통권 이양과 관련해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한미동맹 균열' 논란이나 '주한미군 철수' 관련 논란 등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려 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같은 논란이 지속되어 주한미군 문제가 '자주냐 동맹이냐'는 식으로 정치화된다면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물론 '한국인들이 원치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시켜라'라는 미 의회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작통권 이양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인 오는 10월의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앞서 9월 14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조기에 합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군이 대북 억지력을 상당 부분 확보하기 위해서는 2012년이 작통권 이양의 적기라는 한국 정부의 판단, 작통권이 환수되면 '안보공백'이 발생한다는 한국 내 보수세력의 완강한 저항에 직면한 한국 정부의 처지 등을 고려할 때 한국 역시 2012년 이양을 고집할 수 있어 협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평택 주민들의 반대와 보상 문제 등으로 인해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목표시점인 2008년을 넘겨서 완료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이에 따라 실제 작통권 환수 시점은 2009년에서 2012년 사이의 어느 한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은 '신속기동군' 되는데 방위비는 더 내라?

그러나 한미 간의 협의에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작통권 환수 시점이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비율 문제다.

럼스펠드 장관은 서신에서 현재 40%를 밑도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 비율을 50%로 상향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미동맹이 공동방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감안해 한국도 더 많은 방위책임을 져야 한다는 미국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방위비 분담금을 포함해 주둔국으로부터 받는 직간접적인 지원금이 전체 주둔경비의 75%가 되어야 한다'는 미 의회의 지침도 방위비 분담금 상향 요구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4월 타결된 2005~06년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전년에 비해 8.9% 줄어든 연간 6804억 원이 한국 측 부담으로 확정됐던 전례가 있어 미군 주둔비용 분담비율 축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커져 있는 상황이어서 럼스펠드 장관의 요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주한미군이 작통권을 넘겨주면서 대북 방어에서는 한국군에 대한 지원 역할만 하고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지역적 역할'에 전념하려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 분담금을 더 내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점이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어떤 명분과 논리로 국민과 미국 양측을 설득해 낼지 주목된다.

작통권-한미동맹 현안 연계 전략 분석도

한편 럼스펠드 장관은 서신에서 공대지사격장 확보와 반환 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 문제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럼스펠드 장관이 방위비 분담금,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 공대지사격장 확보 등 최근 주요 3대 현안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이 문제들을 작통권 환수와 연계시켜 미국에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으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이 원하는 대로 2012년에 작통권을 가져가려면 3대 현안에서 양보하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이는 작통권을 가져오지 말거나 최대한 늦게 가져와야 한다는 한국내 보수세력들의 움직임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이 그 갈등의 틈새를 파고들어 주한미군과 관련한 각종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그같은 전략이 성공할 경우 한국 정부는 천문학적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을 떠안는 한편, 반환 기지 환경오염이나 공대지사격장 문제 등에서도 미국에 대폭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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