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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잡딜(Job-deal)', 노동계에겐 '답답 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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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잡딜(Job-deal)', 노동계에겐 '답답 딜'

한국노총서 눈총 받아…"재계엔 선물보따리 안기더니"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뉴딜 행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근태 당 의장과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등 열린우리당 당 지도부는 16일 한국노총을 찾아 이용득 위원장 등을 만났으나 뉴딜 제안에 대한 노동계의 불신만 확인했다.

"일자리 창출 위한 잡 딜(Job-deal)을 제안"

이날 김 의장은 그간 재계와의 간담회에서 써 온 '뉴딜'이라는 말 대신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은 '잡 딜(Job-deal) '이라는 말을 앞세우면서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노동자에 고용안정을, 경영자에게 경영환경 개선을,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이번 일자리 창출 대장정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노동계의 비판을 의식한듯 "다소 거슬릴 수 있으나 노동계 지도부에 어떻게하면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수 있을지 제안하겠다"고 말하면서 노동계에 대해 △불법 과격 시위 중단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 자제 △단체협상 경직성 해소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사협력 강화 등 4가지 요구조건을 내놓았다.

그 대신 김 의장은 △보육·교육·복지·환경·문화 등 사회서비스 부분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취약계층 노동자를 배려하고 노사간 대타협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제안했다.

이목희 의원은 "연구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서비스 일자리를 200만 개 정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면서 "교육·환경·노동·사회 서비스 등에서 일자리를 확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와 더불어 취약계층 노동자에 대해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당과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여러가지 이유로 못한 것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를 김 의장이 전달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부연했다.

"노동계에 대한 구체적인 카드가 없다"

그러나 노동계는 탐탁치 않은 표정이었다. 이용득 위원장은 "노동계에 대한 4가지 요구조건에 대해 할 말이 많으나 '뉴딜'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원론적 동감을 표하면서도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요구만 할 게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논의하자"고 반론을 폈다.

이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김근태 의장이 말했던 일자리 창출, 고용안정 확보, 경영환경 개선 등에 대해 이미 고민하고 있었다"면서 "노사가 구체적으로 역할을 찾아가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정부 때문에 노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의 임금 인상요구 자제 요청에 대해서도 즉각 반박이 나왔다. 김동만 금속연맹 수석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사회구조는 대기업이 임금을 동결하면 대기업의 단가인하정책 등으로 인해 중소기업은 더 어렵다"며 비판했다.

이같은 요구 조건들뿐만 아니라 김 의장이 노동계에 제시한 '선물'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왔다.

김성태 한국 노총 부위원장은 "김 의장이 재계를 방문했을 때는 재벌총수 사면과 출자총액제도 완화 등 구체적인 입장이 있었는데 노동계에 대한 카드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의원은 "재계와의 약속이 구체화되면 이것이 곧 노동계에 대한 선물이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동계의 의견을 들어 더욱 구체화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목희 의원도 "구체적인 내용은 노동계의 의견을 듣고 최대한 노력하고 협력해서 좋은 작품 만들자"라고 제안했지만 노동계의 불만어린 목소리를 잠재우지 못했다.

결국 김 의장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언론인의 양해를 구하고 비공개로 이야기하자"고 말했고 그 이후의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노동계 요구사안은 재계와의 '뉴딜'과 부딪히는데…

한편 이날 한국 노총은 열린우리당에 대해 △비정규직법의 조속한 입법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 폐기 등 노동관계 제도개선 지원 △노사발전재단 설립 지원 △한미 FTA 졸속 추진 반대 등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중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 폐기 등은 재계의 요구조건과 배치되는 것이며 한미 FTA 졸속 추진 반대는 재계와 열린우리당이 합의한 것과 어긋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우원식 의원은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한국노총과 경총 등 사이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노사관계 로드맵을 만들면 우리는 그를 존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 FTA에 대해 우 의원은 "한국노총의 요구는 한미 FTA에 대한 졸속추진 반대이고 재계에서 요구하는 것은 한미 FTA를 성공적으로 해달라는 것이므로 꼭 배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마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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