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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는 시대를 읽어내는 본능적 감각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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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지도자는 시대를 읽어내는 본능적 감각 있어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8/07] '대통령과 리더쉽' 김호진 교수 (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지난 금요일 <대통령과 리더십> 의 저자인 세종대학교 김호진 이사장과 함께 이승만 대통령에서 김대중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갖고 있었는지, 그들이 펼친 리더십에 따라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화돼 왔는지에 대해서 말씀 나눠봤는데요.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 리더십의 특징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한편, 차기 대권주자들의 리더십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대통령과 리더십의 저자 김호진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제가 '대통령과 리더십'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사실 저희가 작년 이맘때도 대통령의 리더십에 관해서 글을 쓰신 연세대 황상민 교수와도 상당히 오래 얘길 해봤는데, 최근에 보면 대통령의 리더십이 어떤 것이 돼야 되느냐에 대해서 한국사회에서 굉장히 관심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한 80년대 까지는 민주화만 되면 리더십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민주화가 되고 나서 보니까 대통령의 리더십에 따라서 참 한 사회의 진로가 많이 달라지는구나. 그런 생각도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는 미국이 대통령제의 선구적인 나라고, 벌써 40명이 넘는 대통령을 배출하다 보니까 '대통령학'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대통령이 가장 탁월했고 가장 성적이 떨어졌는지 꼽기도 한다는데, 김호진 교수님이 하시는 작업도 그런 대통령학의 한 분야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게 필요한 때가 우리에게도 왔나보죠?

김호진 :
미국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연구가 아주 활발합니다. 특히 평가가 아주 준엄하죠. 등수를 매깁니다. 미국 대통령의 등수를 매기면 1등이 항상 링컨이고 2등이 루즈벨트, 3등이 조지워싱턴 순으로 나가죠. 현직 대통령도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대통령학이 부진했던 이유가, 권위주의에 시달리니까. 사슴이 사자를 평가하는 식이 되기 쉬우니까 못한 거죠. 그래서 대통령학이 빛을 못 보다가 민주화가 되면서 다시.. 그렇다고 해도 아직도 대통령학은 상당히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든 우리나라에서도 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언론에서는 대단히 백가쟁명 식으로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언론자유가 만발해서. 그런 점에서 학계에서도 앞으로는 상당히 연구가 활발해질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대통령과 리더십이라는 주제가 관심을 끄는 이유 중 또 하나는, 현직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이 시행 초기부터 굉장한 논란이 있었고 언론마다 상당히 상반된 태도를 보이기도 했고. 약간 조심스럽긴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장단점은 뭔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호진 :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은 대단히 특징적입니다. 우선 지난 반세기 김대중 정부까지의 한국의 정치상황에 종지부를 찍고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리더십 스타일도 대단히 대조적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까지만 해도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리더십이. 제도적인 권위주의는 사라졌지만 한국사회의 행태적인 권위주의는 상당히 남아있었거든요.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제도적인 것 뿐 아니라 행태적인 권위주의까지도 청산됐습니다. 그러니까 구시대의 막내이자 새 시대의 맏형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리더십 스타일도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 한 가지 특징이 탈권위주의입니다. 최고권력자가 권력의 갑옷을 벗어던졌다는 건 상당히 주목할 만한 것이거든요 리더십 이론에서 보면. 그래서, 프랑스 시민불복종론을 쓴 19세기 학자가 있는데, 지배하지 않는 정부가 가장 좋은 정부라는 말이 있듯이 권력의 칼을 휘두르지 않는 지도자가 가장 훌륭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시대가 돼버렸습니다. 민주화 열린사회에서는 권위주의가 통하지 않고 카리스마도 통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전부 똑똑한 사회가 돼 버렸으니까, 민도가 높아지면서 카리스마가 통하지 않죠. 이런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스타일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고 그런 점에서 인정받아서 그 분이 대통령이 된 거죠. 말하자면 서민의 아들 이미지가 먹혀서 대통령이 됐지 않습니까?

박인규 :
문제는 대통령이 되신 다음에 경제나 대외관계까지 포함해서, 또 코드인사 논란까지 있어서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은 지금 평가가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김호진 :
노무현 대통령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거든요. 과도기적인 상황입니다. 지난 반세기 걸쳐서 누적돼 온 권위주의의 잔재와 아울러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누적된 모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게 이른바 개혁인데, 개혁에는 저항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니까. 저항세력과 흔히 말하는 수구세력, 기득권세력과의 힘의 관계에서 과거에는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채찍으로 문제해결을 했지만 지금은 그런 방식으로 안 되고 이른바 탈권위주의적으로 하자니까 거기서 마찰과 갈등이 있는 겁니다. 그 딜레마적인 상황 속에서 지금 대통령의 리더십이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는 거죠.

박인규 :
많은 분들이, 이번 김병준 부총리 사건도 있었지만.. 인사부문에서 능력보다는 자신의 성향을 너무 우선하지 않느냐는 식의 비판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호진 :
최고지도자에게는 인사가 제일 어렵고 제일 중요한 겁니다. 공자도, 정치라는 것은 현능한 인재를 뽑는 거라고 말했고. 조유라는 사람은 군왕의 길은 인재를 아는 길이고 신하의 길은 이를 아는 거라고 말해서.. 결국 정치지도자가 인사를 얼마나 제대로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좌우된다. 그런데 그것이 여론에 이른바 정치쟁점으로 등장하고 비판받는 것은, 대통령이 생각하는 인사의 기준과 국민이 생각하는 인사의 기준이 다른 데서 오는 거거든요. 제가 노무현 대통령 마음속까지는 안 들어가 봐서 모르지만, 대통령은 적어도 그런 자리에 있으면 역사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은 게 간절한 겁니다. 그건 일로서 나타나는 겁니다. 지금 대통령의 일이라는 것은 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 겁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는 아마 개혁성을 인사기준의 으뜸머리에 놓지 않느냐. 그런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개혁성보다는 좀 안정성이나 실사구시, 실용성에 더 중점을 두니까. 개혁성을 중시하게 되면 나와 뜻이 맞는 사람, 내 정치철학과 내 경영철학을 아는 사람을 쓰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 보다는 좀 더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결국 인사의 마찰은 개혁과 실용의 마찰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딜레마를 대통령께서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1년 반 가량 남은 임기가 얼마나 성공적일 것이냐가 안 될 것이냐가 결정되는 거죠. 아까도 우리가 언급했지만 결국 지도자가 역사에 남느냐 마느냐는 업적으로 남는 겁니다. 미국의 7대 대통령은 잭슨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평가에서 8위로 나타납니다. 현직 대통령으로 있으면서는 언론으로부터, 이른바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굉장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평민출신으로 초등학교도 못 나왔고 최초의 통나무집 출신입니다. 링컨의 선배죠 말하자면. 그런데도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뭐냐, 결국은 일과의 정면승부에서 문제를 성공시켰기 때문에 평가받습니다. 노대통령께서 그 분의 그걸 알고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때 잭슨 대통령도 '나는 역사의 부름에 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해서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공시켜서. 서부개척 사업을 해서 굉장히 평가받았습니다. 결국 노대통령도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얼마나 개혁성과를 내느냐, 결과적으로. 그렇다면 수단으로서의 다소간의 인사의 어려움은 어쩌면 미화될 수도 있다. 결국 결과로서의 개혁의 성공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많은 분들이 지금 우리사회에 필요한 게 통합의 리더십이란 얘길 많이 하거든요. 지난 시간에 말씀하셨지만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분출되기 시작한 사회갈등을 우리가 평화적,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절차랄까 전례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도 분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문제점을 얘기하면서, 일부에서는 보수 언론이라든가 보수 쪽에 계신 분들이 너무 야박하게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는 거 아니냐. 그래서 문제해결보다는 갈등을 키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호진 :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 자체가 갈등을 수반하게 돼있습니다. 상황이 그렇게 돼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 갈등상황에서 주저앉아 버리면 실패한 대통령이 되는 겁니다. 이 갈등을 정면돌파 하면서 개혁을 성공시키는 게 더 중요합니다. 제가 역대 대통령의 리더십을 쭉 분석하고 내린 결론은 그거거든요. 다만 갈등을 어떻게 슬기롭게 정면돌파 하느냐. 그건 국민과 함께 가는 개혁이 돼야 되는 거죠. 그런데 그게 기술적으로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에게 영합해 버리면 개혁이 주저앉아 버리는 거고, 그럼 자기 자신도 실패한 대통령이 되는 거고. 그래서 설득의 미학을 어떻게 발휘하느냐가 중요한 거죠.

박인규 :
지적을 해주셨습니다만, 약간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앞으로도 1년 반이나 남았습니다. 당장 끝을 볼 순 없지만 그런 개혁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약간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이런 식의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충고랄까 조언하실 만한 게 있으십니까?

김호진 :
리더십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단정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결국 지도자가 하는 것이 하나는 역사의 물길을 잡아가는 것입니다. 역사의 물길을 잡아가자면 민심과 함께 가야 쉽게 갑니다. 물길을 따라가되 민심과 함께 가는 리더십. 이것이 상당히 중요하지 않느냐.

박인규 :
그래서 설득이 중요하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대통령과 리더십 저자이시고 세종대학교 이사장이신 고려대학교 김호진 명예 교수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앞으로의 리더십에 관한 얘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야간 성급한 감이 있지만, 많은 분들이 차기 지도자가 어떤 분이 되면 좋겠느냐 하는 말씀을 하고 있고 실제로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해 오신 게 지도자는 단순히 개인의 능력 뿐 아니라 시대적 필요와 맞아야 된다는 말씀도 하셨기 때문에. 일단 청취자들도 많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지금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분들의 리더십의 특징은 뭐냐. 그걸 여쭤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고건 전 총리를 비롯해서 박근혜, 이명박 김근태, 정동영 이런 분들. 지금 고건 전 총리 같은 경우 여론조사 상에서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고 각 정치세력들이 이분은 좀 모셔갔으면 하는 말씀도 하고 있고. 고건총리의 리더십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김호진 :
차기에 대한 얘기들이 간간이 나오고 있죠. 특히 이번에 재보선 끝나고 정계개편도 있을 수 있다. 대권후보 중심으로 헤쳐모여가 있을 거란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지금 거명되는 분들이 후보가 될지 아직은 미지수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그런 쪽에 몰려 있으니까. 제 나름대로 생각한다면 결국 이미지인데, 이미지는 막연히 신기루 같은 건 아니고 그분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정치적 행보를 어떻게 했나, 실질적으로 그분들이 어떤 정책을 내걸었느냐. 이런 것이 다 응결돼서 하나의 이미지로 형성되는 거죠. 저 나름대로 관찰한 것을 본다면, 고건 전 총리는 역시 직업관료로서 오래 현직에 있으면서 두루두루 거쳤기 때문에 테크노크라트로서는 성숙됐다. 준비가 된 분이다. 그리고 안정감이 있고 실사구시형이라고 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정감 있는 분이다. 상당히 국가경영의 학습이 돼있는 분이죠. 그런데 경험이 왜 중요하냐면, 미국의 하딩이란 대통령이 있었는데, 그 양반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콜롬비아 대학 총장한테 한 말이, 나 같은 사람은 이 자리에 없어야 된다고 얘길 했습니다.

박인규 :
그 양반은 부패사건이 굉장히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김호진 :
그 양반은 금주시대에도 술을 즐겨 마시고, 실패한 대통령이죠. 미국의 아주 최고 꼴찌 대통령으로 평가되는데. 어떻든 학습, 경험이 필요하다. 김근태 의원은 지금 열린우리당 대표인데, 상당히 개혁성향이 있는 분이죠. 지사적 측면이 있고, 제가 볼 때 한국 사회의 이상과 현실을 하나의 정책으로 접목시키고자 노력하는 분이 아닌가. 상당히 고뇌하는 타입이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첫째 여성적인 부드러움. 정치인들은 대개 터프한데 여성적인 부드러움으로 대중적인 카리스마를 불같이 내뿜는 분입니다. 외모와는 다르게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하는 여전사형이라고 봅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상당히 뚝심있는 분이고 옛날 산업화 시대에 건설현장에서 뛴 분이라서 돌파력과 추진력이 있고. 개척시대의 창업가형. 뭔가 일을 해내는 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정동영 전 의원은 어떻습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호진 :
정동영 전 의원은 상당히 순발력 있는 분이죠. 대중정서에 밝고. 현대 민주주의는 대중 민주주의고, 특히 직선제에서는 대중과 호흡을 같이 하는 지도자가 말하자면 굉장히 비교경쟁력이 있는 거죠. 이런 면에서 굉장히 어필할 수 있는 분인데 어떻게 해서 인기를 잘 못 얻는지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또 거론되는 분이 손학규 전 지사가 있는데, 그 양반은 특이한 분입니다. 선비기질과 관리자, CEO기질을 상당히 조화롭게 갖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하나의 지도자로서의 조건을 갖춘 분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다만,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런 자질이 국민들의 기호에 맞아야 됩니다. 아무리 요리사가 이거야 말로 일품요리라고 내놔도 손님이 입맛을 안 다시면 안 되거든요. 그것은 그때의 상황과 맞아야 되는 겁니다.

박인규 :
그래서 제가 질문을 드리고 싶은 게 그런 건데. 영웅은 시대가 만드는 것이다. 정치지도자는 그 나라 국민의 얼굴이라는 말도 있고 해서, 아무리 개인적 능력이 탁월해도 시대적 필요와 맞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지금 우리 시대의 필요와 과제와 연결해 봤을 때 일부에서는 남북관계 얘길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예를 든 거지만, 차기에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 이게 될 것 같다. 그런 게 혹시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김호진 :
지도자라는 것은 시대가 선택한 시대의 아들입니다. 시대를 잘못 만나면 절대로 안 됩니다. 나폴레옹이 예나에 입성할 때 헤겔이 격탄을 했거든요. 자유정신이 말을 타고 왔다고. 그 시대의 새벽에 간 겁니다. 한밤중에 가면 안 돼요. 조봉암 선생 같은 분이 한밤중에 닭울음소리를 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겁니다. 지금쯤이었으면 조봉암 선생이 아주 시대의 영웅이 됐을 텐데. 그래서 차기 지도자들이 되자면 시대를 읽는 눈이 있어야 됩니다. 그 눈은 감각적으로 본능적으로 있어야 됩니다.

박인규 :
공부라기보다는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김호진 :
동물의 왕국에서 딱 보면 바람소리에 귀를 세우듯이 본능적으로 있어야 됩니다. 기러기가 한밤중에 북으로든 남으로든 방향을 잡아서 가지 않습니까? 그건 동물적 본능이거든요. 그래서 시대를 읽는 눈이 본능적으로 있어야 되고, 그건 타고난 재능입니다. 그건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인, 특히 대통령 되는 사람들은 체질적으로 돼야 되는 것이다. 남이 한다고 해서 나도 한 번 하겠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두 번째는 자기를 다스릴 줄 알아야 됩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옛날 시대나 통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건 인간이 사는 곳에서는 언제나 통하는 하나의 덕목이라고 볼 수 있죠. 자기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결국은 되는 겁니다. 남을 다스리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다스려라. 뭘 다스리느냐, 감정과 증오 분노 등 모든 걸 다스려야 되는데, 제가 주장하는 것은 콤플렉스를 다스릴 줄 알아야 된다. 이 콤플렉스를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최고지도자나 최고경영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박인규 :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질문은, 어차피 유권자들이 한 표를 던져서 뽑는 건데.. 유권자들도 지도자를 제대로 보는 안목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지도자를 뽑기 위해서 국민들은 어떻게 지도자를 평가해야 되는지 좀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김호진 :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제가 책에서 이승만이 주는 교훈과 박정희 대통령이 주는 교훈을 쭉 적어 놨습니다. 미국 사우스다코다의 러시모아 산에 가면 네 사람의 큰바위얼굴이 있습니다. 조지워싱턴과 링컨, 루즈벨트 등 해서. 우리나라 국민들도 그런 큰바위얼굴, 역사에 남고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는, 그리고 우리 자식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지도자를 누구나 갈망합니다. 그런데 지도자는 수입할 수 없습니다. 노동자와 가정부도 다 수입하지만 지도자, 정치인은 수입할 수 없습니다. 그럼 우리들 중에 나오는 건데, 우리들 자신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소양을 스스로 갖출 때 훌륭한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는 것이다. 바위얼굴 대통령을 갖고자 한다면 국민 모두가 바위얼굴 국민이 먼저 돼야 한다. 그건 뭐냐. 첫째 조건이 정치인들의 말에 현혹되지 않는, 깨어있는 국민이 돼야 한다. 허상을 실상으로 보지 않는 것은 국민들이 언제나 깨어있을 때 가능하다. 항상 이성으로 깨어있어야 한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이제 우리 국민들도 보다 나은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해야 될 때인 것 같습니다.

김호진 :
자기 한 표를 잘못 던지면 나라의 운명 뿐 아니라 자기의 운명이 결정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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