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당의장은 7일, 전날 청와대 당정청 오찬회동에 대해 "'청심당심(靑心黨心)'으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고 당의 입장에서 할 말은 다했다"며 '또 고개를 숙였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애썼다.
또한 당 내부의 '기획 및 전략통'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외부 선장' 발언에 대해 "우리당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라는 의미로 하신 말씀"이라며 현 당 지도부에 대한 노 대통령의 불신으로 해석되는 흐름도 차단하고 나섰다.
김근태 "할말 다했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당 입장에서 할 말 다했다"면서 "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얼굴 마주보고 충분해 다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어제 오찬은 대통령과 당이 최근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됐다"며 "당정청이 공동운명체임을 다시 확인하는 의미있는 오찬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고 또 당이 전하는 민심을 충분히 경청한다는 합의도 이뤄냈다"며 "중요한 진전이고 성과"라고 주장했다. 또 "민심의 현 주소를 충분히 설명드렸고 당정청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면서 "당이 어떤 생각 갖고 있는지 대통령이 충분히 파악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한길 원내대표 역시 "점심 먹고 체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 괜찮은 점심 자리였다"며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매우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고 좋은 결론도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청 간의 긴장 때문에 힘을 소진하는 일이 앞으로는 없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이 정계개편 관여한다는 말 아니다"
지난 31일부터 당 홍보기획위원장을 맡아 전날 오찬회동에 참석한 민병두 의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 참가해 "언론이 (어제 오찬에 대해) 잘못된 분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소위 '외부 선장 영입론'에 대해 언론은 대통령이 정계개편 혹은 차기 정권 재창출에 개입하거나 관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리고 또 외부 인사 영입에 노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는데 둘 다 동의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의원은 "헌법 개정이나 정계개편, 정권 재창출에 대통령이 관여하면 할수록 힘을 잃는다는 것이 과거로부터의 교훈"이라며 "대통령이 (정계개편에 관여하겠다는) 그런 의미로 말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민 의원은 "스스로 방향과 정체성을 잃지 않고 울타리가 튼튼해지면, 함대가 강해지면 외부 인사들도 우리당을 노크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씀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도 이날 아침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노 대통령의 외부인사 영입 발언의) 중요한 방점은 열린우리당을 지키고 발전시켜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며칠전에도 노 대통령이 '대통령 하려고 현직 대통령을 때려서 잘되는 사람 못봤다'는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집권 말기에 가면 대통령을 비판하면 자신이나 당에 국민의 지지가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 '대통령 자신이 지켜보니 그렇지 않더라'는 얘기"라며 김근태 의장을 겨냥한 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대통령이 문재인 전 수석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면 지도부 회의도 하고 필요하다면 의원총회도 열어서 의논해야 되는게 아니냐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문재인 불가론'을 이어갔다.
"앞으로 '뉴딜'에 박차 가할 것"
우리당은 6일 오찬 회동으로 그간의 인사문제가 수습됐다고 판단하고 김근태 의장이 주도하는 '뉴딜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할 뜻을 밝혔다.
우상호 대변인은 "어제 청와대와의 오찬으로 최근 불거진 인사문제가 수습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우리당이 추진해 왔던 일자리 창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근태 의장은 8일 경제인총연합회를 방문하고 오는 9일에는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5단체와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일련의 회동에서 최근의 김 의장 제안에 대한 경제단체의 회답이 나올 것으로 열린우리당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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