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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전시작통권 환수서도 미국에 끌려가길 원하나"

<기고> 때 아닌 환수 반대론에 대한 임종인 의원의 반박

때 아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작통권)을 계획보다 빨리 돌려주려 한다는 지난달 19일 <조선일보>의 보도에서 촉발된 이 논란은, 지난 2일 전직 국방부 장관과 장성 15명이 윤광웅 국방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작통권 환수는 미군 철수를 부른다'며 논의 중단을 '입을 모아'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들의 '과장 보도'로 이어지면서 '제2의 안보공백 논쟁'을 불러일으킬 기세다.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면 '안보공백'이 우려된다며 호들갑 떨던 2003년의 논쟁이 첫번째 안보공백 논쟁이었다면 작통권 환수를 둘러싼 최근의 논란이 두번째가 되는 셈이다.

윤 장관은 3일 언론브리핑을 자청해 2일 모임에서 작통권 환수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분도 계셨고 또 이해를 하는 발언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우려가 쏟아졌다'는 언론 보도는 과장됐다는 뜻이다. 윤 장관은 또 실제로 작통권 환수를 반대했던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우리 군의 발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적극 반박하고 작통권 환수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윤 장관의 설명대로 작통권 환수 문제는 1994년 평시작통권을 환수한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됐고, 정부 차원에서도 공개적으로 검토·추진해 온 것이다. 올 가을 있을 한미연례안보회의(SCM)에서 이에 관한 잠정 합의가 나온다는 것 역시 이미 알려졌다. 따라서 이제 와서 작통권 환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전직 국방장관들이나, 그들의 주장을 '안보를 위한 고언'인 양 과장해 보도하는 언론들의 태도는 뜬금없다.



▲ 임종인 의원 ⓒ프레시안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프레시안>에 보내온 기고문에서 작통권 환수 반대론자들의 그같은 주장은 결국 작통권 환수가 미국의 뜻대로 이뤄지게 하는 데에 기여할 뿐 우리의 안보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제17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지난 2년간 활동했던 임 의원은 헌법상 당연히 한국이 가져야 했던 전시작통권을 뒤늦게 돌려받는 것조차 반대하는 것은 미국 측에 '한국이 반대하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에게 권리를 줬다'는 명분을 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또 작통권 반대 요구가 높아질수록 미국은 실제로 반환시기를 늦추거나 한국군에 대한 또다른 통제장치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가 우려하는 '또다른 통제장치'란 '강화된 유엔사령부'나 '한미일이 참가하는 동북아지역사령부'로 작통권 환수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다.

뜬금없는 작통권 환수 반대론에 대한 임 의원의 주장을 들어보자. <편집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제동 거는 보수인사들

최근 일부 인사들이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계획에 제동을 걸고 있다. 8월 2일 전직 국방장관과 장성 15명은 윤광웅 국방장관을 만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의의 중단을 요구했다. 7월 31일 김희상 전 국방보좌관도 같은 주장을 했다. 국민행동본부는 8월 1일 신문광고를 통해 '전시작전권 환수는 국민속이기'라고까지 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반대 움직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반대론자들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미국이 2010년 이전에도 전시작전권을 돌려줄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7월13~14일 서울에서 열린 제9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다.

미국이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냄에 따라 정부는 오는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38차 한미연례안보회의(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한 로드맵을 협의할 예정이다. 지금 일부 인사들은 10월에 진행될 한미간의 전시작전권 환수 로드맵을 저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의 대북억제력 부족은 틀린 주장이다

미국이 전시작전권을 돌려주겠다는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반대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들은 북한의 남침위협이 여전한데 한국군의 억지능력은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한미연합사 해체로 이어지고, 주한미군 철수를 불러와 북한남침에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논리는 타당성이 없다.

한국군의 능력부족론부터 살펴보자. 이들은 한국군이 독자적인 대북억제력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미연합사령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한국군이 전시작전권을 단독으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정보전력과 작전기획능력부터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군의 대북억제력이 부족하다는 이들의 전제는 틀렸다. 한국군은 이미 충분한 대북억제력을 갖추고 있다. 2004년과 2005년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필자가 자세히 분석해 지적(필자 홈페이지 참조)했듯이 한국의 군사력은 육·해·공군 모두 북한보다 우세하다. 특히 첨단무기와 정보전력에서는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한국의 군사비는 북한의 10배, 경제력은 30배

남북한 군사비부터 비교해보자. SIPRI(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 2004년 연감에 따르면 2002년을 기준으로 북한의 군사비는 14억6700만 달러, 한국 135억3300만 달러로 한국이 약 10배가 많다. 4년 후인 올해 차이는 더 벌어졌다. 군사비 지출액에서 한국은 1976~77년경에 이미 북한을 능가했다. 투자비와 운영유지비 누계액도 한국이 1978~82년경에 북한을 앞섰다.

2005년 국방부 보고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은 총 127억 달러의 외국무기를 도입했다. 반면, 북한은 약 3억5000만 달러(국방부 추정치)였다. 우리가 북한보다 37배나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율곡사업이 시작된 1974년부터 2005년까지 우리는 총 80조 원을 전력증강비로 투자했다.

최근 남북한 경제력(GNI 국민총소득)을 비교해보면, 2002년에는 한국이 28배(한국 4770억 달러, 북한 171억 달러) 많고, 2003년에는 한국이 33배(한국 6061억 달러, 북한 184억 달러)나 많다('2004 국방백서' 250쪽). 군사력은 경제력에 비례하므로 경제력이 압도적인 한국이 북한의 군사력을 압도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전자정보전력, 육·해·공군 모두 북한보다 우세

육·해·공 3군의 전력을 비교해보면 한국군의 우세는 확연히 드러난다. 공군전력부터 비교해보자. 한국 공군은 보유중인 최상위급 전투기인 F-16이 153대로 북한의 MIG-29/23 76대보다 77대나 많아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올해부터 대당 1000억 원이 넘는 최신예 F-15K 전투기가 도입돼 작전반경이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됐다.

필자는 2004년 국정감사에서 한국 공군의 우세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공군참모총장도 이를 인정했다. 당시 국방연구원도 한국의 공군력이 북한의 103%로 우세하다고 인정했다. 우리 공군의 전술지휘체계(MCRC)도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해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군은 이지스함이 실전배치되지 않은 지금도 1000톤 이상 수상함 전력에서 39:3으로 북한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우리 해군은 대양해군을 목표로 이지스함과 경항공모함을 주축으로 하는 기동함대를 건설하고 있어 소형 위주의 북한과의 전력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척당 1조 원이 넘는 7000톤급 이지스함은 3척이 도입될 예정인데 2008년 1번함이 실전 배치된다. 대형수송함 3척 중 첫 번째인 독도함은 2005년 7월 진수식을 가졌는데, 일본 최대의 수송함 오스미호(1만3000톤)보다 더 큰 1만4000톤급이다. 잠수함 전력도 KSS-2와 KSS-3급으로 대폭 확충되며, 대잠초계기와 대잠헬기도 크게 늘어난다.

육군도 병력수를 빼면 무기체계는 한국이 월등히 우세하다. 지상전의 핵심전력인 전차전력에서 육군은 K1A1, K1, T-80U(러시아제) 등 최신형 전차를 1180여 대나 보유하고 있다. 북한에는 이들 최신형 전차가 한 대도 없다. 한국은 육군의 기갑전력지수도 1.8배 향상시키고 있어 앞으로 질적인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육군은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서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K-9 자주포와 미국에서 도입한 다연장로켓도 배치하고 있다. 올해 유도탄사령부를 신설하고 종심타격형 공격무기인 GPS 유도폭탄(JDAM), 합동 원거리 공격탄(JASSM) 등이 도입되면 우리의 화력전전력은 북한을 압도하게 된다.

현대전의 핵심인 전자정보 능력에서도 우리는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우리의 전술지휘통제장비인 C4I는 북한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지금 운용하고 있는 공군의 전술종합정보체계(MCRC)와 해군의 전술종합정보체계(KNTDS)만 가지고도 북한의 군사동향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보고 있다.

백두·금강·향백·동부지역/서부지역전자전사업·무인정찰기(UAV) 등 육군과 정보부대의 감시정찰 능력도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북한군의 움직임과 교신상황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군사위성사업 등 더 높은 수준의 정보전력 확보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전력에서 까막눈이라는 평가를 받는 북한과의 차이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 한반도평화의 최대위협은 미국의 대북공격

북한의 남침위협론이나 미군전력 증원론도 재검토돼야 한다. 일부 인사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사태를 들어 북한의 남침위협이 여전하다고 본다. 그리고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북한 남침 때 미국이 보내주기로 한 증원군과 무기를 받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고, 또한 시대착오적이다.

앞에서 살폈듯이 북한은 남침할 능력이 없다. 오히려 한국의 군사력이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 북한의 1년 군사비는 한국군의 유류비 정도에 불과하다. 신무기 도입은커녕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북한의 실정이다.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같은 전략무기에 매달리는 것도 재래식 군비경쟁에서 우리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북한의 고민은 남침이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다.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 합의사항 1번에 "미합중국은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려 했다는 것을 6자회담 당사국 모두가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주한미군은 철수가 아니라 장기주둔 계획 중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주한미군 철수를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과 맞지 않다. 전시작전권 환수에 따라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지 않는다. 냉전해체와 9.11테러 등 세계정세 변화와 새로운 군사전략에 따라 주한미군을 변환시켜 또 다른 장기주둔을 계획하고 있다.

그 핵심개념이 바로 올 1월 19일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에서 반기문 외교부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합의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다. 전략적 유연성이란 주한미군이 더 이상 대북방어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북방어는 한국군에게 맡기고 주한미군은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은 휴전선 근처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 군대의 수가 많을 필요도 없다. 가볍고 이동이 쉬워야 한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내 41개 미군기지를 23개로 통폐합하고, 병력도 2008년까지 3만7000명에서 1만2500명을 줄인다. 반면 110억 달러를 투자해 주한미군의 첨단전력은 더 증강시킨다.

전시작전권 반환도 한미동맹 재조정에 따른 것

미국과 한국은 2004년 용산기지이전협정과 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불필요한 기지는 반환하고 평택기지는 확장하고 있다. 이 모두가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를 위한 조치다. 주한미군이 대화력전임무, JSA(공동경비구역) 경비임무 등 10대 군사임무를 2008년까지 한국군에 넘기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필자는 미국의 전시작전통제권 반환도 전략적 유연성과 한미동맹 재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2003년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주한미군은 더 이상 대북억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대 군사임무를 비롯한 대북억제 역할도 한국군이 맡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을 옛날 방식으로 갖고 있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미국이 전시작전권을 돌려준다고 해서 그냥 돌려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전시작전권을 한국에 돌려주되, 자신의 세계전략에 따라 한국군을 통제하고 활용할 새로운 연합지휘체제를 바라고 있다. 한미연합사 해체 이후 대안으로 유엔사령부 강화론이나 한·미·일이 참가하는 동북아지역사령부론이 거론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시작전권 환수반대는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

미국이 전시작전권을 돌려주겠다는데도 국내의 친미보수인사들이 반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필자는 새로운 연합지휘체계 확보를 위한 미국의 이해가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보수인사들이 한미연합사령부 해체에 특별히 반대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국민행동본부는 광고에서 한·미·일 공조체제까지 강조하고 있다.

전시작전권 환수반대의 의미는 이렇다. 환수반대론자들은 미국인보다 더 미국의 이익을 걱정하는 꼴이 된다. 이들이 반대함으로써 미국의 이익은 커진다. 미국은 전시작전권을 빨리 돌려주려 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는 반환시기를 늦추거나 한국군에 대한 또 다른 통제장치를 확보할 수 있다.

전시작전권 환수반대론자들의 머리에는 한반도 평화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게 아닌가 싶다.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전략을 수립하고, 일본의 고위관료들이 대북 선제공격을 말해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정부에게 대북 제재를 위한 한·미·일 공조에 동참하라고 주장한다. 이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얘기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전시작전권은 어떤 조건도 없이 빨리 환수해야

한국군에 대한 통수권은 헌법상 우리 대통령에게 있다. 연합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을 갖고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을 침해하는 것은 위헌이다. 1950년 이승만 대통령이 편지로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맥아더 사령관에게 넘긴 것부터가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은 위헌이다. 이런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야말로 시대의 과제다.

또한 전시작전통제권은 군사주권의 핵심으로 자주독립국의 상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나라도 작전권을 외국에 넘기지는 않는다. 우리처럼 50년이 넘도록 전시작전권을 외국군에 넘기고 있는 나라는 국제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전범국가인 일본도 작전권은 스스로 갖고 있다. 정보능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전시작전통제권은 하루라도 빨리 돌려받아야 한다. 미국과 일본의 대북제재 움직임이 노골화되는 등 지금 한반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상황이다. 지금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 대통령은 한국군을 지휘할 수 없다. 국민과 민족의 안녕을 위해서도 전시작전통제권은 빨라 돌려받아야 한다.

정부는 반대론자들의 목소리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들은 국익과 민족의 운명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해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의 의도를 꿰뚫어보고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매진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있어 지역사령부 같은 어떤 조건도 붙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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