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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해로 실종·사망 1만명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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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해로 실종·사망 1만명 이상"

대북지원단체 '좋은벗들' "개성·해주에 말라리아 발생"

8.15 통일행사를 취소할 수밖에 없게 했던 북한의 홍수 피해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중반 있었던 '큰물' 피해보다 더 한, '100년만의 대홍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2일 최근 접촉한 북한 주민들의 말을 종합해 "수해로 북한 당국에 현재 신고된 실종자 수가 4000명에 달한다"며 "전체 실종 및 사망자가 1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좋은벗들은 소식지 '오늘의 북한소식'에서 이같이 밝히고 수해로 인한 수재민만도 130만~150만 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좋은벗들(이사장 법륜 스님)은 1990년대부터 함경북도 나진·선봉 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을 펼쳤던 한국jts의 자매단체로, 최근 접촉한 북한 현지 주민들 및 탈북자, 국제구호단체 관계자 등을 통해 이같은 정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좋은벗들의 이같은 정보와 관련해 한 북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수해 피해 집계를 못하고 있어 100%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jts나 좋은벗들의 활동 폭과 접촉하는 북한 당국자 등을 고려할 때 상당부분 진실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북한의 수해 현황. ⓒ 좋은벗들 '오늘의 북한소식'

좋은벗들이 파악한 집중 피해 지역은 평안남도 양덕군과 신안군, 강원도 금강군 등으로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힌 지역과 일치한다. 양덕군의 경우 인명피해만도 1000여 명에 달하고, 도로 130km와 제방 20km, 교량 30여 개가 파괴됐다.

이 단체는 특히 "해주와 개성 지역에는 모기로 인한 말라리아가 주민들에게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며 수습하지 못한 사체로 인해 물이 오염되어 수인성 전염병의 우려도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사일 발사 이후 조성된 긴장으로 신문 방송에서는 피해 실태를 상세히 보도하지 않고 있다. 좋은벗들은 "미사일 발사 후 취해진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에 대응해 북한 당국이 '준전시 상태'를 발동하는 바람에 전쟁예비물자를 활용해 수해지역 피해자들을 구제할 도리가 없다"고 전했다.

또 기계와 장비도 턱없이 부족해 대부분의 복구가 인력으로 진행되고 있어 복구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주민들은 특히 식량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수해까지 입게 되어 감자나 보리, 채소 등으로 근근이 연명하고 있다는 게 좋은벗들의 전언이다.

"북한도 자존심 버리고 지원 요청해야"

좋은벗들은 북한의 수해가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의 정부와 민간단체가 긴급구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소식지 논평을 통해 "북한의 수해는 우리와 질적으로 다르다"며 "국제정세가 나쁘고 남북한 관계가 긴장되어 있다고 해서 기본적인 삶조차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수많은 주민들을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좋은벗들은 정부에 대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에서) 국민 정서도 인도주의 지원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원을 재개하겠다고 표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직시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따질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큰 비로 인해 적지 않은 사람이 죽고 다친 상황에서 정치적인 명분과 계산에만 매달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최근 남한 적십자회의 지원을 뿌리친 북한에 대해서도 자존심을 버리라고 촉구했다. 좋은 벗들은 "도움이 필요한 때 당당하게 요청하는 것도 자존심 있는 국가의 모습"이라며 "국가의 자존심보다 고통 받는 다수의 주민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좋은벗들은 남한 국민들을 향해서도 "미사일 발사로 남북간 신뢰를 앗아간 북한 당국의 의도가 실망스럽고 밉지만 북한의 수해를 이런 마음으로만 볼 수 없다"며 특히 한국과 미국의 보수진영을 향해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생존 그 자체의 인권과 연계해 긴급 구호에 동참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jts는 오는 3일 인천항에서 긴급 구호품을 북한의 남포항으로 보낼 예정이다. jts는 1차 구호품 수송에서 컨테이너 1개 분량의 라면과 6개 분량의 밀가루 등 긴급 식량 및 의류, 생필품 등 1억여 원 어치의 구호품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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