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13일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이날 오후 조기 종결키로 합의했다.
이로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태 속에서도 남북간 대화 채널을 열어두기 위해 강행했던 회담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결렬되어 어렵게 이어가던 대화 모멘텀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북은 회담 3일째인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숙소인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지만 핵심 쟁점에서 전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오후 2시 30분 종결회의를 열고 이번 회담을 조기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수석대표 면담에서도 북측은 참관지 제한 철폐,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 등 4가지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측은 북측의 6자회담 복귀 등 미사일 사태의 출구에 대한 북측의 입장 변화가 있을 때까지 다른 문제, 특히 북측이 요구한 쌀 지원 문제는 논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측은 더이상의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회담을 종결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졋다.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표현도 무색
합의문안을 담은 공동보도문 작성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차기 회담 날짜만이라도 합의할 가능성은 없지 않다.
이번 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이 나오지 않을 경우 2001년 11월 제6차 회담에 이어 보도문을 내지 못한 두번째 사례가 된다. 또 장관급 회담이 예정된 일정을 채우지 못하고 끝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측은 일각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장관급회담을 통해 미사일 발사와 6자회담 복귀 문제를 따지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면서 공동보도문을 만들지 못할 상황도 각오하겠다는 자세로 회담에 임했었다.
그러나 북측은 기존에 제기했던 소위 '근본문제'를 또다시 들고 나왔고 남측이 제기한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면서 회담 결렬은 일찌감치 점쳐졌다. 서로 다른 곳을 보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표현조차 사실상 성립되기 힘든 상황이었던 것이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4시 40분을 전후해 김해공항을 떠나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대표단은 4시 15분 회담 결과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통해 회담 조기 종결 사유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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