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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도우려면 우선 실태 제대로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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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장애인 도우려면 우선 실태 제대로 파악하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7/11]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정화원 의원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KBS 1라디오는 뉴스채널로 전환한지 3년을 맞아 이번 한 주간 집중기획 "2006 한국사회를 말한다"를 마련했습니다. 우리사회의 다양한 현안과 쟁점을 진단해보면서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마련해보고자 하는데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차별과 편견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우리사회의 차별과 편견으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장애인을 대표해서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을 초대했습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전국구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면서 장애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게 된 정화원 의원...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으로 그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없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입니다.

정화원 의원은 1948년 경북 상주 출신으로 부산맹학교, 서울맹학교를 거쳐 부산동아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습니다. 어릴 때 사고로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면서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겪게 됐고, 이런 사회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1970년대 초부터 장애인 운동을 주도했습니다. 국내최초로 전국장애인총연합회를 설립해서 장애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었고, 마땅히 돈 빌릴 창구를 찾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 신용협동조합도 설립했습니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전국구 비례대표로 당선됐고 현재, 장애인 관련 법안들을 발의하며 장애인 권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국회에 들어가신 지도 이제 2년이 넘었습니다. 장애인을 대표해서 많은 의정활동을 하셨을 텐데 2년이 지나고 보니까 어떤 느낌이십니까? 성과와 한계랄까요..

정화원 : 정말 희망과 기대를 안고 들어와서 최선을 다해 보려고 노력도 했지만, 역시 개인적인 한계랄까, 장애인을 이해 못하는 부분들의 한계랄까, 다소 무거운 감을 느낍니다.

박인규 : 초창기 들어오실 때 가졌던 포부가 현실화되기에는 아직은 벽이 있다는 걸 느끼셨군요.

정화원 : 그런 벽이 좀 많고. 많이 이해해주려고 주변에서 노력은 하는데 역시 아직도 벽이..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권에도 마찬가지로 있다는 걸 느낍니다.

박인규 : 이해해 주려고 노력은 하지만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은 거리가 있는 것 같다. 현재 국회의원 분들 중에서 장애인은 몇 분이나 되십니까?

정화원 : 저하고 장향숙 의원하고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 이상민 의원은 소아마비시고. 또 한 분 계십니다만, 그 분은 장애인 등록하기를 싫어하고 등록하지 않았는데 자기는 한 3급 정도 된다고 하는 장애인이 있긴 합니다.

박인규 : 그 중에서도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하고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은, 아예 당에서 이 두 분은 장애인들을 위해서 뭔가 해주십시오.. 하면서 비례대표로 되신 거 아닙니까?

정화원 : 그렇습니다. 17대 국회는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많은 장애인 국회의원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노력해서 들어온 거고, 이번 17대는 당에서 장애인을 인정했달까? 200만이 넘는 장애인이 있다는 걸 우선 알고 장애인 대표를, 장애인 운동가를 공천했다는 데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국회에서 내달라고 당에서 공식적으로...

정화원 : 네. 정치권에서 장애인의 목소리, 힘을 이해했다고 봐야 할까요?

박인규 : 말씀하시면서 200만 장애인라고 말씀하셨는데 장애인에 대한 통계가 굉장히 다르더라구요. 정확히 얼마로 봐야 됩니까?

정화원 : 등록돼 있는 장애인은 한 180만이 조금 넘고, UN WHO의 기준이라든가 하면450만~500만 장애인으로 보고 있죠. 우리나라는 장애범주를 좀 축소시켜 놨고 장애로 인한 혜택이 적으니까, 또 국민들 간에는 장애를 내세우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있어서 등록이 저조하다고 봐지죠.

박인규 : 보통, 제가 듣기로는 인구의 한 10% 정도는 장애인이라고 하던데..

정화원 : 그러니까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번 통계에서 4720만이었고 장애인을 470만 내지 500만으로 보고 있죠.

박인규 : 17대 국회에 들어오셔서 장애인들을 위한 입법활동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대략 몇 개의 법안을 내셨고 그 중에 몇 개가 법으로 성립됐습니까?
▲ 정화원 한나라당 의원.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정화원 : 서른 대여섯 개 정도 될 겁니다. 그 중에서 반이 넘는 18개 정도가 장애인 관련법들인데 이 법들이 통과되기만 하면 아마 우리나라 해방 이후 60년사에 최고로 장애인 복지가 향상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중요한 법으로는 장애인 복지법을 일단 전면 개정했구요, 장애인 기본법이라고.. 이제까지 장애인이라고 하면 보건복지부에만 관련돼 있었는데 사회가 발달하고 장애인의 욕구가 강화되기 때문에 각 부처에 노동은 노동부, 교육은 교육부, 여성은 여성가족부 이래가지고 한 8개 부처가 장애인과 관련하고 있습니다. 그 부처에서 법을 만들 때 가장 기본이 될 수 있는 원칙적인 법을 세우기 위해서 장애인기본법을 대통령 밑에다 위원회를 구성해서 일 년에 보고서를 두 번 작성해서 하는 상당히 중요한 법입니다. 미국에서도 이 법이 있기 때문에 장애인복지가 향상됐다고 생각하고요. 또 중증장애인 우선구매 특별법이라는 것도 발의를 해놓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건 장애인 연금법. 결국 우리나라도 다른 OECD국가, 선진국처럼 장애인에게 연금을 줘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그걸 준비하고 있고. 또 앞으로 할 수 있는 법들은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법 등을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18개 정도의 법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 법들이 법안으로 만들어져서 국회에 제출됐지만 아직 법으로 성립된 건 아니죠?

정화원 : 네. 몇 개는 그런 게 있지만 작은 것들이고, 제가 말하는 이것들은 발의돼서 심사 직전에 있습니다.

박인규 : 현실적인 질문을 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5월에 헌법재판소에서, 지금까지 안마사는 시각장애인만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위헌이라고 해서 시각장애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고 농성시위도 하고 굉장히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어났는데요, 헌재의 위헌판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화원 : 그건 정말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헌재도 그야말로 사회적 정서, 국민적 정서를 좀 알아야 될 텐데 장애인의 현실과 입장을 너무 몰랐다고 생각이 들고. 외국에도 장애인에게 주는 독점적인 법은 여러 가지 있습니다. 그런 예도 있고. 우리나라에도 직업자유의 선택, 또 법률유보원칙.. 이래가지고 그걸 했는데, 직업자유의 선택이라면 기본권이고. 헌법 35조를 보면 국가는 장애인의 직업을 법률로써 보호한다는 법도 있습니다. 이건 생존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본권보다는 생존권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 헌법학자들도 그렇게 얘기하고. 더 중요한 것은 시각장애인에게는 단 한 가지 이것 밖에는 없습니다. 비시각장애인들은 한 2만 여 가지의 직업이 있는데 단 한 가지 직업을 그야말로 위헌이라고 하니까, 시각장애인들은 박탈감에 의해서 이제 우린 다 죽는다...

박인규 : 현재 한나라당에서 당론으로 안마사 관련 법안을 제출한 걸로 아는데 어떻게 돼 있습니까?

정화원 : 제가 주장도 하고 당 지도부에서 협조를 해주셔서, 우리는 지금 123명의 당론으로 법안을 내놨습니다. 시각장애인만 안마를 할 수 있는 법을 발의 중입니다.

박인규 : 안마사 문제가 한 사례이긴 하지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똑같이 살기 위해서는 결국은 본인의 생활을 책임질 수 있도록 취업을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 면에서 보자면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취업실태랄까, 취업을 위한 국가에서의 지원이랄까 이런 게 충분합니까?

정화원 : 아주 미흡하죠. 첫째는 장애를 입으면 3난을 입는다고 합니다. 교육난, 직업난, 결혼난 이라고 하는데. 직업난은.. 지금 비장애인들보다 서너 배 실업률은 높고 취업을 하더라도 아주 열악한 입장에서 열악한 자리에 취업돼서 그야말로 정말 작은 임금을 받는 정도고. 안마 부분에서 그런 말씀이 나왔습니다만 국가에서 과감하게 장애인 직업에 대해서 과감히 투자해야 될 텐데 그런 투자가 전혀 안 돼있다고 볼 수 있고 외국에 비하면 너무나 미흡한 상태죠.

박인규 : 3난을 말씀하셨는데, 결국은 버젓하고 당당한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교육을 또 제대로 받아야 괜찮은 직업을 가질 수 있는데, 실제로 장애인들에 대한 교육은 선진국과 비교해서 우리가 어느 정도입니까?

정화원 : 그것도 요즘 와서 교육부에서 예산을 좀 높이려고 노력하는 건 좀 보입니다만, 지금도 일반인 교육예산 대비 2.4% 밖에 안되는 아주 열악한...

박인규 : 장애인에 대해서는 2.4%만 쓰고 있다..

정화원 : 그렇죠. 100% 중에 장애인에게 2.4% 밖에 할당이 안 되는 거고. 선진국에서는 6%에서 많이 쓰는 데는 17%까지 쓰는 나라도 있습니다. 선진국 OECD 평균만 해도 6%입니다. 이것도 예산이 턱없이 적은 것이고. 어쨌든 예산이 투자돼야 좋은 교육도 나올 수 있는 건데 그런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박인규 : 장애인들이 비장애인 못지않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떳떳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직업의 기회를 국가에서 많이 줘야 되는데,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또 국가에서 해야 될 일이 어떤 게 있을까요?

정화원 : 첫 번째는 예산 투자를 해야 되고, 두 번째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잘 돼야만.. 장애인과 더불어 살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세 번째는 장애인들도 스스로 노력을 좀 해서 비장애인들과 맞서보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느냐. 이런 것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가 국정감사 때도 지적했고 대정부질문에서도 지적했습니다만 첫째는 통합교육이 이뤄져야 됩니다.

박인규 : 통합교육이라는 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공부하는 것이죠?

정화원 : 어차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야 되고, 사회에 나오면 같이 살아야 되는데, 교육단계부터, 어릴 때부터 같이 사는 습관을 기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같이 사는 경쟁력을 기르고, 비장애인은 항상 장애인을 가까이서 보니까 어떻게 도와줘야 되고 장애인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이해할 수 있고. 그래서 저는 꼭 통합교육을 주장하고 싶구요. 두 번째는 장애문제를 교과서에 넣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선진국은 다 초,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 장애인 문제가 들어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장애인이 되고 어떻게 재활하고 어떻게 해서 일등국민이 된다는 것들이 교과서에 다 들어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들이 거의 없죠. 그런 것들도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많은 저해요소가 되죠.

박인규 : 어려서 공부할 때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같이 공부시켜야 사회에 나가서도 어울려 살 수가 있다... 그 말씀 듣고 보니까 상당히 현실적인 말씀인 것 같습니다. KBS 1라디오는 뉴스전문채널 전환 3주년을 맞아 '집중기획 2006 한국사회를 말한다'를 방송하고 있는데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차별과 편견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우리사회에서 차별과 편견을 받으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과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지금부터는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질문은 아니지만, 언제 시력을 잃으셨습니까?
▲ 정화원 한나라당 의원.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정화원 : 6.25때 시력을 잃었는데요, 고향은 경북 상주고 6.25 때는 대구에 살았습니다. 그 때 대구가 함락되면서 죽어도 고향에 가서 죽자고 군용트럭을 타고 고향에 가다가 산머리를 돌아가는데 위에서 폭발물이 던져졌습니다. 그 화염과 파편이 제 눈에 들어가서, 조금씩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완전히 실명한 건 19살 때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아까 말씀하신 중도장애인인 셈이신데, 실제로 장애인들이 선천적으로 장애인이기 보다는 후천적인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하던데요..,

정화원 : 그렇죠. 후천장애인이 90%가 넘구요, 선천장애인은 한 10%인데, 그 10% 중에도 임신중에 약을 잘못 먹었다든가 산모가 높은 데서 떨어졌다든가 엉덩방아를 찧는다든가, 이런 식으로 뱃속에서 잘못된 경우도 있고, 난산 같은 것도 있고. 실제 유전인자 때문에 장애인이 된 경우는 0.2%. 따지고 보면 다 후천성인 셈이죠.

박인규 : 따지고 보면 이른바 비장애인들도 잘못하면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일 수도 있네요.

정화원 : 그렇습니다. 비장애인들도 결국 예비장애인입니다. 저는 그런 말을 많이 쓰는데.. 우리나라처럼 교통사고가 세계 1위, 연간 35만 건이 일어나서 한 10만명 정도의 장애인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요. 그리고 산업재해도 세계 1위. 각종 사고, 질병예방 등등을 못해서 장애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범주가 축소돼서 그렇지 훨씬 더 장애인이 많으리라 생각하고. 미국 같은 경우 지금 장애인을 22%까지도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22%를 장애인 범주에 넣고 정책을 펴고 있다는 말씀이시죠?19살때 완전히 시력을 잃으셨다고 하셨는데, 비장애인들과 살아가시면서 나름대로 느끼신 소외감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떠셨습니까?

정화원 : 그 때가 사춘기때고, 제가 눈이 보이다가 점점 어두워지니까.., 눈 못 보는 사람의 고통을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더 좌절감이랄까 실망감이 와서 자살을 서너 번 기도했을 정도로... 그러다가, 사는 바에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고 새로 마음을 다졌죠.

박인규 : 지난해 봄인가요? 국회에서 대정부질의 하시면서 47분간의 연설을 완전히 외워서 하셔서 기립박수를 국회 생긴 이래로 처음 받으셨다는데 맞습니까?

정화원 : 네. 그때 여러 의원들이 저한테 격려를 많이 해주시는 의미에서 기립박수를 쳐 주셨죠. 헌정 이래 처음이라고 하고. 제가 쓴, 읽은 점자질문지를 지금 헌정기념관에 보관을 해 뒀습니다. 앞으로 영구보관 하겠다는데, 사실 점자라는 게 부피가 일반 책의 10배입니다. 포켓에 들어갈 만한 영한사전을 점자로 점력하면 작은 리어카 하나가 됩니다. 100권이 넘습니다. 읽는 속도는 한 5배나 느리구요. 그래서 저는 국회에서도 1.5배, 50%의 시간을 더 줍니다. 그래서 그것을 했고, 정말 최선을 다한다고 했고. 그러니까 국민들한테서 격려전화도 많이 오고 호소하는 전화도 많이 오고, 정의원이 한 그것이 설사 정책으로 법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그 소리, 내용만으로도 시원하다고 장애인들에게서 많은 전화가 왔습니다.

박인규 : 장애인을 대표해서 국회에 진출하셨기 때문에, 장애인들께서 정의원에게 이런저런 걸 좀 해주십시오 하고 부탁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정화원 : 저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그렇고 전화를 통해서도 그렇고, 실제로 찾아오는 분들도 있고.. 오늘도 한 네다섯 팀 만나고 왔습니다. 참 구구절절이 애절한 것도 많구요, 우리나라가 양극화니 뭐니 하면서 많이 떠들어대지만 그야말로 장애인들에 대한 문제점, 정말 양극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너무너무 미흡하고 생각들을 안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걸 저 혼자, 또는 장향숙 의원과 같이 해내려고 하니까 상당히 힘들고 어깨가 무겁습니다.

박인규 : 아까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대등하게 살기 위해서는 장애인도 스스로 노력을 해야 된다. 사회의 지원도 있어야 되지만, 정의원이 보시기에 장애인들이 자조와 자활의 의지를 잘 하고 있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정화원 : 네. 그 부분도 상당히 문제가 되죠. 중도장애인들이 많이 생긴다고 아까도 얘기 했는데,처음에 장애를 입으면 제일 먼저 저는 스스로가 장애를 빨리 이해해야 한다고 봐요. 이 장애가 어떻고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어떻다는 걸 스스로 이해를 해야 되고. 또 외국같은 데는 재활할 수 있는 기관들을 여러 곳에 많이 만들어 놔서 그 사람의 생활수준, 지식수준, 직업수준에 따라서 재활하는 기관도 많은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도 없고, 그런 점들이 문제고. 그렇게 되니까 아예 실망해 버리고. 심한 경우에는 20대, 30대, 40대의 경우는 가정파탄이 와요. 남편이 장애를 입으면 부인이 도망가고, 부인이 장애를 입으면 남편이 도망가고. 그런 경우는 비일비재 합니다. 그래서 가정파탄이 돼요. 제가 정말 좀 더 힘이 되고 국회를 그만 두고 사회에 나가면 제가 더 해야 될 일들이 각종 사고를 입은 중도장애인들의 가정부터 우선 보호해야 되겠다. 가정부터 보호하고 재활의 통로를 만들고 재활기관들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그런 문제들을 요즘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많거든요. 결국은 정치적 싸움이 될 것 같은데, 처음으로 장애인대표로 국회에 참여하셨지만 앞으로 장애인들의 정치참여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할까요?

정화원 : 저는 장애인의 정치세력화 또는 정치주권이라고도 얘기하고 싶습니다만, 이것을 3단계로 나눠야 된다고 봐요. 첫째는 장애인도 선거를 하러 많이 나가야 된다. 그러니까 참여하는 의식, 그래서 우리에게 잘해주는 정당과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보고. 두 번째는 선진국처럼 정치시즌이 오면 정치협상을 해야 됩니다. 우리가 어느 정당을 밀어주고 어느 후보에게 협조해 줄 테니까 당신 정당은 예산을 얼마나 더 장애인을 위해서 배려할 것이며 어떤 법을 만들 것인지,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만들어라. 그렇게 정치협상을 해야 된다고 보고. 미국에서 그런 예가 있습니다만 정치협상을 해서 ADA법까지, 우리나라의 장애인차별금지법 같은 것도 만들어 냈고. 세 번째는 제가 17대 국회에 들어왔듯이 제도권 안에 진입해야 된다.

박인규 : 스스로 정치인이 돼서?

정화원 : 예. 되어서 우리 법을 스스로 만들고 우리 예산을 스스로 만들고 우리 주권을 스스로 지켜내는, 그런 3단계의 절차를 밟아야 된다고 저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정의원께서는 언젠가 공개유언장에다가 '눈으로 보지 않고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전하겠다.' 이렇게 쓰셨다고 하는데요, 마지막으로 정화원 의원께서 전하고 싶은 희망이란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시죠.

정화원 : 희망이란, 세상이 맑아지고 용기를 주고, 이런 것보다는, 제가 여러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은 시각장애인이 국회에 들어오기란 참 힘듭니다. 다음 사람도 또 들어와야 되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좀 더 잘해야겠다. 열심히 하고 여러분에게도 정말 획기적으로 도움을 줘야겠다. 그래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두 번째는 제가 만든 법을 빨리 통과시켜서, 이 중에는 정말 장애인들에게 희망적인 법들이 많습니다. 이걸 통과시켜서 정말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에게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그것이 결국 희망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겠냐, 추상적이지 않은 것이 아니겠냐 하는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 못지않게 떳떳하고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구요, 또 거기에 정화원 의원께서 많은 기여를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화원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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