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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 이번엔 신문광고로 '세금과 지면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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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 이번엔 신문광고로 '세금과 지면 낭비'

전면광고로 <PD수첩> 반박…한겨레 노조 "기분 나쁘다"

정부가 지난 4일 방영된 MBC <PD수첩> 보도내용에 대해 7일 일간지 광고 게재를 통해 적극적인 반론에 나섰다.

최근 정부 대변인인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MBC <PD수첩>과 KBS1 <KBS스페셜> 등의 프로그램을 거론하며 방송보도의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공개 비판한 데 이어 국정홍보처가 <한겨레>에 정부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반론을 펴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나 언론노조 한겨레지부 등은 '별 내용도 없는 광고로 지면만 낭비했다'며 코웃음 치는 분위기다. 한겨레지부는 이 의견광고에 대해 성명을 내고 "국정홍보처의 의견광고는 한미 FTA에 대해 자신만만하던 정부가 '호떡집에 불이 난'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고 비꼬았다.

조준상 언론노조 한겨레지부장에 따르면 이 광고는 <PD수첩>이 방영된 지난 4일 국정홍보처에서 한겨레 광고국에 연락을 해와 실리게 됐으며, 국정홍보처가 '앞으로는 종이신문 매체에는 더 이상 의견광고를 싣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PD수첩> 보도내용 반박에 급급

정부는 이날 <한겨레신문>에 재정경제부, 외교통상부, 국정홍보처 등 3개 부처 공동명의로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이대로 멈출 것인가,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한미FTA, '외눈박이'의 시각을 바로 잡습니다'라는 제목으로 9개의 질문과 답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정부는 첫 질문에서부터 <PD수첩>을 지목했다. 이 광고는 "MBC <PD수첩>의 '참여정부와 한미 FTA'는 균형있는 시각을 갖춘 프로그램일까요?"라고 묻고 "이 프로그램은 반대론자들을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부정적 측면만 부각시켰으며,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멕시코, 캐나다에 관련된 부분도 실증적 근거에 입각한 것이 아니었다"고 자답했다.

또 이 광고는 "정부는 왜 한미 FTA 협상에 나선 것일까요?"라는 최근 네티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도 제기했다. 그러나 정부는 "바로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라며 "미국시장에서 밀리면 한국경제의 앞날은 기약할 수 없으며, 한미 FTA로 한국경제는 다시 도약할 수 있다"고 이제까지 줄곧 해오던 주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PD수첩>은 균형잃은 보도로 국민에게 한미 FTA에 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소지가 있어 편향된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바로잡고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광고를 기획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미 FTA 관련 현안이 생길 때마다 광고 등을 통해 정부의 입장을 적극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싣기 전에 기사부터 좀 읽어라"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은 이 의견광고에 대해 "새로울 것도 없고 반대하는 이들에 대해 명쾌하게 반박한 것도 아니며 지금까지 해 왔던 검증하지도, 검증받지도 않은 주장을 그대로 올리고 있을 뿐"이라고 혹평했다.

신 위원장은 "국정브리핑의 허위기사 게재, 정부 대변인인 국정홍보처장의 <PD수첩> 돌발 비판, 통상교섭본부에서 기자들에게 홍보담당관 채용 공고를 낸 것 등 정부는 한미 FTA 반대여론이 확산되는 데 대한 초조감에서 연일 악수(惡手)를 두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차라리 정부가 이런 식으로 계속 악수를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악수가 거듭되다 보면 전국민적 저항을 이끌어낼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한겨레지부는 이 광고에 대한 성명에서 "유달리 <한겨레>에만 의견광고를 게재한 것이 유쾌하지는 않지만, 한미 FTA에 대해 한겨레가 가장 비판적으로 접근해 왔다는 사정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짐작만 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 지부는 "의견광고를 낸 것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제기하지 않겠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의견광고라도 교묘하게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비트는 얄팍한 수법은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하물며 국정을 홍보하는 대표기관이라면 더욱 그렇다"라고 국정홍보처를 비판했다.

특히 국정홍보처가 이번 광고의 질문 6번에서 '멕시코 주식 토르티아의 가격이 3배 이상 오른 것은 나프타 때문이 아니라 원료인 옥수수에 대한 정부보조금 중단 때문'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국정홍보처는 눈을 부비고 <한겨레>에 실린 멕시코 현지취재 보도를 읽어보기 바란다"라면서 "토르티아의 가격이 오른 건 미국 거대 농업자본의 요구를 수용한 나프타 때문" 이라고 반박했다.

한겨레지부는 "더이상 종이신문 매체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겠다는 계획에 적극 찬성한다"면서 "수준 이하의 의견광고를 다른 신문들에서까지 보게 되는 것은 국정홍보처가 5공 시절의 옛 공보처가 되어간다는 뜻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지부는 "기분 나쁜 것은 한겨레지부 하나만으로 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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