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미 FTA, 이대로 놔둬선 안된다" 성명 봇물 이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미 FTA, 이대로 놔둬선 안된다" 성명 봇물 이뤄

6일 여성, 소비자, 종교, 출판 분야에서 반대 기자회견

6일 여성, 소비자, 종교, 출판 분야의 시민사회단체 또는 업계단체들이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졸속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10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FTA 제2차 본협상을 앞두고 한미 FTA에 반대하거나 우려를 표명하는 시민단체나 관련 업계의 입장 발표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경제성 운운하기 전에 식품안전부터 보장해야"

녹색소비자연대, 한국생협연합회, 한살림 등 10개 소비자단체로 이루어진 '한미 FTA 소비자 대책위원회(소비자 대책위)'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한미 FTA 협상 추진을 유보하라"고 요구했다.

한국YMCA전국연맹의 이문경 팀장은 "2차 협상을 앞두고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돼, 정부가 이를 틈타 2차 협상을 졸속으로 추진할까 걱정"이라며 "아무런 대비책도 갖추지 못한 현 상황에서 한미 FTA를 체결하면 식품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대책위의 이재욱 집행위원장은 "미국은 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대한 수입규제나 표시에 대해 불공정 무역이라며 철폐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국가"라면서 "미국은 전 세계 농산물 재배면적의 67%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유전자조작 농산물 생산국이자 수출국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성민우회 생협의 박영숙 이사장은 "정부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식품 가격이 하락하고 서비스 질이 개선되어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식품 가격의 경제성을 따지기에 앞서 식품의 안전성을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여성, 종교인, 소비자 분야의 시민단체들(왼쪽부터)이 한미 FTA의 졸속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프레시안

"소외된 이들에게 고통 안겨줄 한미 FTA"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15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여성대책위'도 이날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졸속적 한미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장애인, 여성, 어린이, 비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소외된 계층이 가장 고통받을 것"이라며 "정부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수출이 늘어 양극화를 해결하겠다는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의 윤금순 회장은 "10일부터 시작되는 2차 협상기간 동안 범대위를 중심으로 한 투쟁이 전개될 것"이라며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여성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여성이 단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저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지적재산권은 무역거래의 조건 아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협의회 등 9개 단체도 이날 성명을 냈다. 이들은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은 한국의 출판 및 학문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한국은 국제적 저작권 조약인 베른협약,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 관련 지적소유권협정(TRIPs)의 보호규정을 충실히 이행하는 저작권 모범국가"라면서 "지적재산권 문제는 국제조약에서 정한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한 해당 국가의 정책을 따라야 할 문제이지 무역거래의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미국이 저작권 보호기간을 저작자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하려는 것은 소수의 미국 문화자본이 자기들의 독점적 문화상품으로부터 로열티를 거둬들이는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출판계는 1995년부터 국제적 수준의 저작권 소급보호를 위해 연간 수백억 원의 로열티를 추가 부담했고 이로 인해 출판비용이 평균 7% 이상 증가했다"며 "보호기간 소급보호 시점을 미국 측 의도대로 연장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학술서적의 출판은 고사상태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진정한 세계화는 소외 없는 세계화"

불교, 원불교, 기독교 , 천주교 등 각 종단 대표와 활동가가 참가한 '종교환경회의'도 이날 명동성당 입구에서 한미 FTA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종교환경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양재성 목사는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맡았던 로버트 라이히라는 사람은 '신자유주의 경제질서는 공공질서와 공동체를 파괴한다'고 말했다"면서 "한미 FTA는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이는 다시 우리의 이웃들에게서 가족과 이웃을 빼앗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 운동본부의 손점자 위원장은 "우리 이웃과 아이들의 삶을 파괴하고 농민들을 죽게 하는 한미 FTA를 약한 자녀를 더욱 보살피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미 FTA 협상이 우리 국민과 사회에 공동선을 가져오는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또 인간의 품위와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미 FTA 협상에 이미 자본과 소비의 거대한 굴레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힘없고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이 공동선의 이름으로 보호받을 제도적 장치와 대안 마련을 촉구한다"면서 "진정한 세계화는 소외가 없는 세계화"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