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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두려워하는가?"

국정홍보처장 "<PD수첩> 횡포 못 참겠다" 불평

4일 <PD수첩>의 '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 방송 이후 많은 네티즌들은 재방송과 후속보도를 요구하거나 한미 FTA 반대 서명을 촉구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PD수첩> 온라인 게시판에는 800건에 가까운 글이 올라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방송을 보고 분해서 잠이 안 올 정도였다"며 "협상하기 전에 4가지 선결조건을 선뜻 수락하겠다면서 구걸하듯 추진하는 정부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고 그들의 전문성에도 의심이 간다"고 비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의 상황 등을 제시하며 한미 FTA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추측하고 대외경제연구원의 보고서 등을 들어 정부의 협상준비 정도와 협상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방송에 대한 대중적 반향을 예견했는지 정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PD수첩> 방송이 나가기도 전인 4일 오전에 이 프로그램을 거론하며 한미 FTA를 다룬 방송보도가 편파적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서 논란을 일으켰다.
  
  김 처장 "<PD수첩> 방송 내용은 횡포에 가까워"
  
  김 처장은 4일 정부 종합청사에서 국무회의 브리핑 직후 "요새 방송의 FTA 보도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지금 한미 FTA를 다룬 방송사들의 특집이나 기획보도 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방송이 최소한 공정성을 담아야 하는 것 아니냐. (이들 방송이) 공공성을 지닌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지난 6월 40일 KBS가 멕시코의 경우를 특집방송했는데, 다양한 상황을 균형있게 보도하기보다 제작자의 정치적 관점이 과도하게 담겨진, 걸러지지 않은 방송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일 방송될 예정이었던 <PD수첩>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조작된 미래를 홍보하는 참여정부'라는 내용"이라면서 "이런 정도면 횡포에 가까운 것 아니냐. 이렇게 편향적인 내용을 담았을 때 공정성과 공익성을 담았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그는 "월드컵의 경우 자사 이기주의와 상업주의에 빠져 있다"면서 "그런데 과도한 정치적 색깔을 거르지 않는 방송이 지속된다면 시민들이 방송의 불공정성과 편파성에 대해 문제를 삼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처장은 '정부 대변인 입장이라면 카메라 앞에서 공식 논평하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대해서는 "홍보 책임자로서 느끼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자기네 입맛대로 홍보해달라는 이야기냐"
  
  김 처장이 직접 거론한 프로그램을 만든 각 방송 PD와 언론계는 '그의 비난이 오히려 횡포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PD수첩>을 맡고 있는 최승호 책임 프로듀서는 "방송이 자기네 입맛대로 홍보를 해주지 않는다 해서 방송을 보기 전부터 비난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며 "방송이 나가는 날 오전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도 아니고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방송에 압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야 말로 참여정부가 스스로 자랑하는 언론자유 보장 방침에 역행하는 행위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최승호 프로듀서는 "우리가 방송한 내용에서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지 정정을 해 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러나 방송이 어떤 내용일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특정 방향으로 인식되도록 말하는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라며 "잘못된 것이 있으면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소송을 걸어 법정에서 진의를 가리는 게 옳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역시 5일 논평을 내고 "국정홍보처장의 발언을 단순한 항의성 코멘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최근에 국정브리핑을 통해 한미 FTA에 대한 여론을 조작하려 했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방송에 대해 구체적 압력을 가하고 공영방송을 위협해 입을 막으려 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국정브리핑 FTA 허위기사부터 책임지라"
  
  이에 앞서 국정홍보처가 운영 중인 '국정브리핑' 사이트는 지난달 14일 인터뷰를 조작한 허위기사를 게재한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문제가 된 국정홍보처의 6월 14일자 기사는 한미 FTA에 대한 연세대ㆍ서강대ㆍ이화여대 학생들의 토론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연세대 학생들과의 인터뷰 기사 대목이 실제 인터뷰 없이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던 것.
  
  이를 계기로 김 처장에 대해 '국정브리핑' 사이트가 허위기사를 게재한 것과 관련해 부처 책임자로서 사퇴하라는 압력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4일 국정브리핑이 기사조작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사태와 관련한 논평을 내고 "국정홍보처는 국정브리핑을 계속 낼 것인지 말 것인지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듭된 무리수…"한미 FTA 반대 여론에 조급해진듯"
  
  이처럼 국정홍보처가 국정브리핑의 허위기사 게재에 이어 방송 프로그램을 사전에 비판하는 등 한미 FTA와 관련한 사안에서 거듭 무리수를 두는 것에 대해 '한미 FTA에 반대하는 여론이 점점 확산되는 데 대한 정부의 조급합을 보여주는 것 이나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미 FTA 범국본의 김진일 선전부장은 "정부가 한미 FTA의 진실이 공개되는 데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이같은 행동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협상 내용을 공개하고 논의하자는 공청회를 거듭 거부하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김진일 선정부장은 "정부가 협상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PD수첩>이 론스타의 로비와 같은 정황과 '투자자-정부 소송제도'와 같은 극히 일부 내용만을 가지고 한미 FTA의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방송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한미 FTA 반대 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진실이 밝혀지는 데 대한 자신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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