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정부=北韓 편' 의심부터 풀어야"

한나라 "이종석부터 교체하라"…여야 질타 쏟아져

23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한 정부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특히, 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마저 "정부가 단호하지 못한 대응으로 국민들로부터 '북한편'이다, '좌파'다 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며 공세에 가세하자 이 장관은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라크 파병하고서도 좌파 오해 받고 있냐…"
  
  문 의원은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온 나라가 전쟁의 화염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을 당시 정부 측이 보인 대응을 질책하는 것으로 입을 열었다.
  
  문 의원은 "그런 대목에서 분명하게 하지 못하고 자꾸 토를 달고 뜸을 들이니 정부의 대북정책이 신뢰를 못 받는 것 아니냐"며 "그런 묵과할 수 없는 발언이 나왔는데 왜 우리 정부는 즉각 단호한 대응을 못했냐"고 이 장관을 추궁했다.
  
  문 의원은 "이런 상황들이 누적되면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졌고 햇볕정책의 동력도 상실케 됐다"며 "북한이 어린애처럼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할 때에는 우리 정부가 분명히 경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참여정부가 좌파가 아니냐, 북한 편이 아니냐는 얘기에서 국민 신뢰는 또 무너지고 만다"며 "정부는 국민들의 이상한 오해부터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세상에 어느 좌파가 이라크에 파병하고 정권의 명운을 걸고 FTA를 추진하겠냐. 그래도 다 좌파라고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도 "어떤 경우에도 한미동맹 강화는 선택이 될 수 없는데 그 점에 있어서 정부가 토를 다니 미국으로부터 혹시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된다"며 "앞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싶다는 얘기를 계속 반복해서 미국 자체가 그 점에 수긍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국내 상황과 관련해 극우 단체들의 말을 반박하는 시간에 반미 단체들의 주장에도 단호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단호하게 못을 박으라"고 훈수했다.
  
  이에 이 장관은 "한미동맹이 국가 전략의 핵심적 요소라는 말은 더 많이 하라는 문 의원님의 주문이 송구스러울 정도로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금이라도 이종석 교체하고 한미공조 강화해야"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책은 좀 더 공격적이었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 위기는 근본적으로 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이 완전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중심에는 이종석 장관이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대북정책 사령탑을 교체하고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통일부 측이 준비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미사일과 관련한 보고가 단 한 페이지에 그친 점을 두고도 "미사일 관련 보고는 이것밖에 없냐, 3분의 2 페이지로 끝내는 거냐"며 "장관이 미사일 문제를 소홀히 하는 것이 보인다"고 다그쳤다.
  
  같은 당 박진 의원은 "미국에서 북한 선제공격론이 나올 정도로 한반도가 대단히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 당국자는 '미사일 발사체가 아니라 인공위성으로 보인다'고 하는 것은 이 정부가 과연 국민 생명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게 한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이런 와중에 대통령이 제대로 정세판단을 하고 입장을 정해서 국민들 앞에 상황을 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침묵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