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겨냥, "줄푸세 정책을 밀어붙여서 재벌, 대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해왔던 그런 후보, 정당도 경제민주화를 말한다"며 "과연 누가 경제민주화에 대해 진정성이 있느냐"라고 말했다. '줄푸세'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007년 대선 당시 내세웠던 경제 공약으로, 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는 내용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큰 틀에서 유사한 정책이다.
문 후보는 26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 홀에서 열린 '골목상권 지킴이'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문 후보가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밝힌 '다섯 개의 문 '정책 의제 가운데 하나인 경제민주화 준비를 위해 열린 행사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구청장 15명, 시·구의원 등이 동석했다. 문 후보의 이날 '골목상권' 행보는 추석을 앞두고 서민들의 표심 잡기이자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박 후보에 대한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경제민주화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골목상권 살리고 활기차게 만드는 것"이라며 "누가 제대로 경제민주화를 말하고 있는지는 이것(골목상권 활성화 실천)이 비교하고 판단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거론했다. 그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 재벌·대기업으로부터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조치가 시급하다"며 "중소기업·소상공인 적합업종을 지정해 대기업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고 이미 진입해 있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이양권고를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대형 유통업체 등록을 현행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골목상권 카드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 등을 약속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열린 골목상권 보호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함께 서로 어깨를 주물러 주고 있다. ⓒ뉴시스 |
이날 패널로 참석한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협회장은 "미국 기업인 코스트코는 의무휴무제를 지키지 않고 벌금을 낸다고 하지만, 벌금은 1회 1000만 원, 2회 2000만 원 수준"이라며 "하루 매출이 12~13억 원 정도이기 때문에 의무휴무제를 안 지키고 벌금을 내는 게 더 이익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문 후보는 "외국은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것이 일반화됐지만 우리나라는 '규제는 나쁜 것이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제대로 된 규제가 부족한 것 같다"며 "중소기업 카드 수수료를 낮추고 대기업과 재래시장이 영업품목 대상을 나누며 상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소상공인 등 서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져야 소비 능력이 생겨 내수 경제가 활성화된다"며 "수출 중심의 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소상공인이 경제 중심에 서는 포용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오전 간담회에 이어 오후에는 미아리 골목 상권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을 예정이다.
문재인 만난 박원순, 야권 단일화 가교 역할 맡을지 관심 이날 간담회에 박 시장이 참석한 것도 관심이 모아졌다. 문 후보와 박 시장은 간담회에 나란히 입장해 두 손을 잡고 "힘내라, 골목상권 만세"를 외쳤다. 이들은 사회자의 제안으로 서로 어깨를 주물러주며 힘 내라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문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공식적으로 박 시장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간담회에 앞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13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서울시장 선거 후보 단일화 관련 만남 1주년을 기념해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초청해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차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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