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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와 평택 미군기지 문제는 하나다"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화끈한 문화한마당

7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한미 FTA 반대 문화한마당'에는 대추리 주민들이 올라와 함께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추리 주민들을 형상화한 종이인형만이 '김지태 대추리 이장님의 대국민 호소문'을 들고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을 뿐 실제 대추리 주민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팽성 주민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지태 대추리 이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주민들이 모두 평택경찰서에 남아 있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지태 위원장은 지난 4월 29일 체포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지난 5일 평택경찰서로 자진 출두했다.

이 때문인지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대추리 주민들을 염려하는 표정이었다. 한미 FTA의 실상을 알리는 만화전과 민중가수들의 릴레이 거리 콘서트 등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행사에 참여했고, 저녁 7시부터 열린 문화공연 '평택, 들이 운다'에도 500명 가량의 시민들이 찾아와 함께 대추리의 평화를 지키자는 결의를 다졌다.
▲ 대추리 주민을 형상화한 종이인형이 들고 있는 '평택 대추리 김지태 이장의 대국민 선언문'을 한 시민이 읽고 있다(왼쪽). 사물놀이 패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오른쪽). ⓒ 프레시안

"우리 모두 평화의 싹이 되어요"

이날 문화한마당에서는 임창웅 한국민족서예인협회(민서협) 사무총장이 빨간색 천에 '우리 모두 평화의 싹이 되어요'라는 글귀를 쓰고 그 주변에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이름이나 하고 싶은 말 등을 쓰는 행사도 열렸다.

시민들은 "평화의 싹이 되고 싶으신 분들은 누구든지 오셔서 이름을 쓰세요'라는 말에 너나 없이 붓을 들고 한 자 한 자 자신의 이름을 써내려갔다.
▲ 임창웅 민서협 사무총장이 '우리 모두 평화의 씨가 되어요'라는 글귀를 쓰고 있다 (왼쪽). 두 어린이가 자기 이름을 적고 있다(오른쪽).

'노동자에게서는 일터를, 농민에게서는 농토를 빼앗는 나라"

이날 문화한마당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맞서 대추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인 동시에 현재 미국 워싱턴에서 1차 본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한미 FTA에 반대하는 것이기도 했다.

'평택, 들이 운다' 콘서트 직전에 진행된 사전무대에서는 KTX 승무지부, 코오롱 노조, 기륭전자 노조 문화패 등이 나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비정규직 철폐 연대가' 등의 노래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기륭전자 노조의 김소현 분회장은 "현재 회사가 200명을 무단해고한 데 맞서 300일가량 파업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한 명도 복직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우리는 노동자로부터는 일터를 빼앗고 대추리 주민과 같은 농민으로부터는 농토를 빼앗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오한숙희 씨와 권해효 씨가 '평택, 들이운다'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왼쪽). KTX 승무지부의 몸짓패(오른쪽). ⓒ 프레시안

이날 사회를 맡은 권해효 씨는 "지난 2002년 월드컵 기간 동안 우리는 월드컵의 열기에 휩쓸려 효순이와 미선이 두 학생이 미국의 장갑차에 목숨을 잃은 것도 외면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에는 한미 FTA와 평택의 문제를 잊지 맙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받아 함께 사회를 맡은 오한숙희 씨는 "1980년 광주사태 때처럼 언론통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지금 신문과 방송은 월드컵만을 다루느라 많은 시민들이 한미 FTA와 평택의 문제를 모르고 있다"며 "이러한 방송과 신문의 무심함을 뚫고 우리가 직접 거리로 나와 소리치게 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월드컵 현수막이 모두 한미 FTA 반대 깃발로 바뀔 때까지"

이날 문화한마당에는 그 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운동을 전개해 온 영화계 인사들이 나왔다. 영화배우 최민식 씨와 김경동 감독 등은 축소된 스크린쿼터가 시행되는 7월 1일 이전에 스크린쿼터를 원상복귀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최민식 씨는 "현재 전국 곳곳에 걸린 월드컵 광고 현수막이 모두 한미 FTA 반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현수막으로 바뀔 때까지 다같이 투쟁하자"고 말했다.
▲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동료 영화인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는 영화배우 최민식 씨(왼쪽). 대추리 창고 미술전에 걸릴 걸개그림에 자기이름과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있는 영화인(오른쪽). ⓒ 프레시안

"이제 때는 왔다"

이날 문화제에서 백기완 씨는 본인이 직접 쓴 '이제 때는 왔다 몰아치고 감아치고 쌔려치고 휘감아쳐라'라는 시를 낭송했다.

이날 콘서트는 대중가수 YB(윤도현밴드)와 전인권이 등장하면서 한바탕 축제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윤도현 씨는 "저희들의 무대가 대추리 주민들에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무대에 올랐다"고 말한 뒤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다. 사회를 본 오한숙희 씨는 "대추리에서 이 아리랑이 다시 한 번 울리길 바란다"고 답했다.
▲ 한 참가자가 권해효 씨의 농담에 웃고 있다(왼쪽). 공연에 흥이 난 시민들이 일어나 춤을 추고 있다(오른쪽). ⓒ 프레시안

이들에 이어 정태춘, 박은옥 씨 부부가 강제집행이 진행되던 대추리의 풍경을 담은 노래 '5월 4일 대추리', '5월 5일 대추리 솔부엉이'를 불러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다. 정태춘 씨는 "내 고향 들판을 좀 지켜주세요"라고 호소했고, 이에 사회자들은 다함께 "대추리 사랑해요"라고 답했다.

참가자들은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야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르며 이날 행사를 마감했다.

사회자 권해효 씨는 6월 9일 오후 4시에 열리는 한미 FTA 장례식, 10일 저녁 7시에열리는 미선이 효선이 4주기 추모제, 18일 열리는 대추리 집회에 동참해줄 것을 참가자들에게 당부했다.
▲ '이제 때는 왔다 몰아치고 감아치고 쌔려치고 휘감아쳐라'라는 자작시를 낭송하고 있는 백기완 씨. ⓒ 프레시안

▲ 5월 4일 평택 대추리 강제집행 장면을 찍은 영상물을 보고 있는 참가자들 (왼쪽). 시민들이 대추리를 위한 모금함에 돈을 넣고 있다. 이 돈은 대추리 주민들이 올해도 농사짓기 위해 필요한 양수기를 구입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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