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장님!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과로하지 않으시도록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경영전략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시장공략법인 STP전략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STP는 Segmentation(시장세분화), targeting(목표시장의 선정), Positioning(위치화)의 이니셜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흔히들 '시장세분화 전략'이라고도 하지요.
경영전략의 구체적인 전술부분은 대개 실무자들이 입안하게 됩니다만 전략의 골격은 최고경영자가 주도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고, 또 실무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경영자라 하더라도 실무자들이 세운 전략을 평가하는 역할은 직접 해야 할 때가 많으므로 참고하시라는 뜻에서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STP전략은 마케팅전략의 핵심으로 신규사업의 출범이나 신제품을 출시 할 때 대단히 유용하게 쓰이는 기법입니다. 뛰어난 경영자들은 마케팅을 따로 배우지 않았어도 대부분 STP전략을 타고난 감각으로 잘 알고 쉽게 활용하더군요.
STP전략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시장을 분할해서 공략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욕구는 날로 다양해지고 공급은 과잉상태인 시장상황에서 한 개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전체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매스마케팅 전략의 성공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포드자동차는 1900년대 초반 20년 동안 T-모델 한 제품만을 고집하다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 GM에 결국은 자동차업계의 왕자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세계적인 마케팅기업 P&G는 한때 세제시장을 무려 10개의 세분시장으로 분할해서 각 시장을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제품으로 공략해서 성공한 사례도 있지요.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분할을 한 뒤 각각의 시장, 또는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에는 자신의 역량에 맞는 한 개의 시장을 선택해서 최상의 제품으로 승부하는 것이 성공마케팅의 지름길입니다.
STP전략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 단계는 시장 세분화입니다. 일정한 기준에 따라 시장을 분할하는 작업이지요. 시장을 세분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만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기준은 동질성입니다. 시장을, 기업이 내보내는 마케팅 자극에 동질적으로 반응하는 집단들로 나누는 것이죠.
시장분할의 첫 번째 방법은 지리적 세분화입니다. 시장을 지역별로 나누는 방법으로 가장 기본적인 분할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이나 중국 같이 국토가 넓은 국가에는 당연히 지역별로 다른 특성이 있지만 우리나라같이 면적이 좁은 나라에도 지역별 차이는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말씨는 물론, 생활습관, 음식, 전통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가 있지요.
심지어는 서울 같은 도시에서도 강남, 강북 등 지역에 따라 소비자들은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느 양말회사에서는 지방별로 다른 양말색상 선호도를 밝혀 낸 적도 있지요.
두 번째 방법은 인구통계적(Demographic) 세분화입니다. 여기서 인구통계란 연령, 성별, 가족생활주기, 소득, 직업, 교육수준, 종교, 인종 등을 뜻합니다. 인구통계도 아주 고전적인 세분화 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의류업체들이 연령대로 시장을 나누고 있고 화장품회사들은 성별로 시장을 분할하기도 합니다. 소득이나 직업등도 오래전부터 활용되고 있는 기준이지요.
근자에 와서 각광을 받고 있는 실버마켓은 가족생활주기에 의한 시장세분화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행동이 날로 다양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인구통계변수들의 일률적인 적용은 실패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60, 70년대에 미국에서 크게 히트했던 포드의 스포츠카 머스탱(Mustang)은 애초에 30대 초반의 젊은 남성들을 표적으로 하여 개발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각 연령 대에 골고루 잘 팔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포츠카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연령상의 젊은이들이 아니라 나이에 관계없이 정신적으로 젊은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 인구통계적 세분화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하게 된 시장분할 방법이 바로 심리분석적(Psychographic) 세분화입니다. 심리분석적 세분화의 구체적인 기준으로는 사회계층, 라이프스타일, 인성(Personality)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준은 이론적으로 모호한 측면이 있고 측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나 상업적으로는 시장을 대단히 효율성 있게 분할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요즘 부각되고 있는 이른바 '명품열풍'은 사회계층 세분화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고, 사회계층구조에서 비롯된 ''신분상징이론'으로 현상의 본질을 설명할 수 있으며, 또 그런 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 낼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자기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계층을 스스로 의식해서 구매성향을 결정하기도 하고, 자신이 열망하는 사회계급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서 구매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계층 세분화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있어 대단히 효과적인 전략의 근거가 됩니다.
네 번째 시장분할방안은 행동분석적(Behavioral) 세분화입니다. 행동분석적 세분화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행동특성에 기초하여 시장을 세분하는 방법으로 특정제품의 구매를 통하여 추구하는 편익, 제품의 사용상황, 사용여부, 사용량, 상표에 대한 충성도, 구매준비단계, 가격민감도 등의 변수를 사용합니다.
행동세분화는 매우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시장분할 방안입니다. 예를 들어 초창기의 타이멕스 시계는 경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해서 만들어졌고, 스와치는 시계를 패션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고객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습니다.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렛을 선물하는 전통이나 화이트데이에 사탕을 선물하는 관습은 사용상황에 의한 시장세분화의 산물입니다. 차게 마시는 청주나 주말의 간편한 복장에 신는 캐주얼 신발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이지요.
밀러 맥주는 미국 성인의 16%가 전체 맥주소비량의 88%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시장조사를 통해 밝혀 낸 뒤 자사 맥주를 맥주 과다음용자를 위한 맥주로 포지셔닝하여 크게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통상 소비재시장에서 20%의 고객이 전체수요량의 80%를 소비한다는 '20/80의 법칙'은 많은 시장에서 그 사실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다사용자시장은 기업 입장에게 대단히 매력적인 세분시장이지요. 항공사나 호텔등도 과다사용자시장의 파악과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업종입니다.
그 외에 상표에 대한 충성도의 정도, 제품에 대한 인식수준에 따른 구매준비단계, 가격변화에 대한 소비자 반응의 민감도 등도 행동분석에 의한 시장 세분화의 효율적인 기준이 됩니다.
다음주에는 시장세분화에 이어서 표적시장의 선정과 위치화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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