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시 반, 다시 출발하여 2시 35분 솔로노브까(Solonovka)를 지나면서 완전히 평야지대로 들어간다. 지금까지 해발 1000~2000m를 돌아다니다 해발 264m의 평야지대에 이르니 확실히 새로운 세계다. 이제 주위는 끝없이 넓은 시베리아 평원이 시작되면서 평지 알타이(알타이 크라이)에 들어선 것이 실감난다. 4시 비스크에 도착해 박물관을 관람하고, 기차 시간도 보고 지도도 살 겸 비스크 역에 들렀다.
러시아에서는 일부러 책방에 들르지 않더라도 어느 도시든지 역에 가면 그 도시와 주변의 지도를 살 수 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할 때 나는 언제나 기차에서 내릴 때 그 도시의 지도를 사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어떤 도시에는 역에서 지도를 사지 않으면 다른 곳에는 지도가 없는 곳도 많았다. 앞으로 기차로 여행할 사람을 위해 기차 시간을 기록해 놓는다. 물론 기차시간은 매년 바뀐다. 그러나 대강 비슷한 시간에 출발하고, 또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쓸모가 있으리라 본다.
#601열차 노보시비리스크(18:00) → 비스크(05:15)
#602열차 비스크(17:10) → 노보시비리스크(07:00)
저녁 6시 30분 비스크를 떠난다. 원래 오늘 노보시비리스크까지 가는 것이 일정인데 아직도 354㎞가 남았다. 지금 같은 속도로 간다면 밤 12시나 되어야 노보시비리스크에 도착할 수 있는데 밤에 운전하는 것이 부담이 되어 내려올 때 잤던 고모 집에서 자고 갔으면 한다. 그러나 고모 집에서 자고 나면 내일 또 하루 종일 차만 타는 일정이다. 그래서 좀 힘들어도 오늘 바르나울까지 가서 자면 모든 호텔비를 우리가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렇게 하면 내일 바르나울 박물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2시간 쯤 가서 내려올 때 저녁밥을 먹었던 길가 식당에서 사실리크(돼지고기 뀀)로 저녁을 먹고 다시 달려 밤 10시 10분이 되어서야 바르나울에 도착했다.
여기서 노보시비리스크까지는 아직도 200㎞를 가야 하는데 오늘 도착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던 것이다. 비스크와 바르나울에 대해서는 이미 자세하게 기록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냥 지나친다. 중심가 Central Hotel에 들었다.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다. 2인실이 1인 230루블(9200원), 싱글은 360루블(1만4400원)이다. 따뜻한 물은 나오지 않지만 깨끗하고 바로 중심가 정원이 보여 좋은 곳이다. 여기서 외국인 등록도 바로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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