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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 재앙을 보는 미국의 진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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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 재앙을 보는 미국의 진짜 속내는…"

[월러스틴 인터뷰] ② 유럽 경제위기와 미국

월러스틴 인터뷰 1편(바로보기)에서 계속

이어진 인터뷰에서 월러스틴은 유럽경제위기에 대해 유로존으로 묶인 17개국이 동일한 화폐를 쓰고 있는데 환율을 조정하는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유럽은 미국과 달리 중앙정부 같은 것이 없다. 그러다보니 최근 유럽에서는 부유한 국가에서 가난한 국가로 자금이 흐르도록 해줄 수 있게끔 연방제를 조금 더 강화하자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럽과 미국의 경제 상관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만약에 유럽이 재앙적인 결과에 다다른다면 이는 미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드러 내놓고 발언한 적은 없지만 유로가 유럽을 집합적으로 강화시키기 때문에 미국이 유로화에 대해서 열광적이었던 적이 없었다며, 그래서 미국의 많은 사람들, 특히 정책입안자들은 속으로는 유로존 체제가 무너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8년 서브프라임사태로 시작한 미국 경제위기에 은행을 먼저 살려야 한다는 논의 끝에 은행으로 공적자금이 많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현재 이 자금들은 은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역외시장(offshore market)에 있다.

월러스틴은 은행에 돈이 있다는 것으로 은행이 편하게 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이는 서류상의 화폐이지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화폐가 아니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에 따른 돈 가치의 변동에도 은행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그는 은행이 불안정한 이유로 그것이 서류상의 돈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화폐가 아니라는 것이다. 환율 변동에 따른 돈 가치의 변동에도 방어망이 없다. 그러니까 결국 공적자금도 불안정한 상태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유럽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김민웅: 유럽경제위기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유럽 경제 위기의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미국과 유럽위기의 관계는 무엇인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

월러스틴: 먼저 유럽연합은 미국처럼 세계경제 전체적인 측면의 어려움에 영향을 받고 있다. 둘째로 유럽연합은 미국과는 다른 추가적인 문제들이 있다. 유로 존으로 묶인 17개 국가들이 동일한 화폐를 쓰고 있는데 환율 조정장치가 없는 상태다. 환율은 거래의 기본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작동하지 못하니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물론 미시시피 주도 자신만의 화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돈을 관리하는 연방정부가 있다. 그런데 유럽에는 중앙정부와 같은 게 없다. 그러다보니 최근 유럽에서는 부유한 국가에서 가난한 국가로 자금이 흐르도록 해줄 수 있게끔 연방제를 조금 더 강화하자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 그리스의 부도 위기로 경찰까지 시위에 나선 모습 ⓒAP=연합

김민웅: 그러니까 유럽이 미국처럼 연방화된 시스템을 가진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인가?

월러스틴: 해결까지는 아니다. 그렇지만 훨씬 나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사실 선택권이 없다. 유럽은 연방제로 천천히 이동 중이다. 문제의 일부는 부유한 쪽이 부의 재분배에 관하여 분개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도 이런 문제에 대한 논쟁이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뉴욕 주의 사람들은 "봐라. 연방정부에 x만큼을 세금으로 지출했는데 우리는 y만큼을 연방정부로부터 받았다. 우리는 돈을 많이 내고 조금 받았다. 미시시피 주는 조금 내고 많이 받았다. 이건 좋지 않다" 는 식으로 말을 한다. 이런 문제는 영원한 논쟁거리이다. 이런 게 지금 스페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카탈로니아 사람들은 "우리가 스페인의 가난한 사람들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의 돈인데 카탈로니아로 돈이 돌아오고 있지 않으니 이것은 불공평하다"라고 말한다. 부유하면 계속 부유하고 싶고 가난하면 연대를 원한다.

김민웅: 유럽이 같은 화폐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그들이 더 강해질 수 있고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기 때문 아닌가? 미국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말이다.

월러스틴: 그렇다. 유럽연합이 소속 국가들을 지정학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유로 존의 위기 극복을 위해 그리스에 대한 유럽전체의 지원과 연대를 하자는 주장에 가장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독일은 그간 유지되어온 유로존의 가장 큰 수혜자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물건들이 관세 등이 부과되지 않고 유럽 전역에 판매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독일 물건의 최대 소비자는 유로존 사람들이다. 상황이 좋을 때는 이런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가 수축국면이라면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 같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제 미국과 유럽에 관해서 이야기 하자면 현재 여러 가지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첫째로 유럽의 경제와 미국의 경제는 매우 다양한 경로로 연결되어 있다. 만약에 유럽이 재앙적인 결과에 다다른다면 이는 미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이 내놓고 발언하지도, 또 실제 그런 적도 없지만 미국은 유로화에 대해서 열광적이었던 적이 없다. 유로가 유럽을 집합적으로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미국의 많은 사람들 (물론 많은 일반인들은 이런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지 않지만), 특히 정책입안자들은 속으로는 유로존 체제가 무너지기를 바라고 있다.

김민웅: 그것이 미국에 영향을 미칠 텐데도?

월러스틴: 물론 그렇겠지만 미국의 힘이 쇠퇴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도 유로화 체제가 유럽에서 강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니까.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현재 유럽위기의 상관성

김민웅: 2008년의 미국 금융위기와 현재의 유럽위기의 관계는?

▲ 이매뉴얼 월러스틴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월러스틴: 2008년 미국에게 시급했던 문제는 악성 채무증권이 투기화 되면서 발생한 서브 프라임 사태가 우선 출발점이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투기 시장에 투입되면서 생겨난 위기였다. 그런데 위험율이 매우 높은 악성 채무를 증권화해서 투기 시장이 조성되고 이것들을 구매했던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큰 손들이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 은행도 끼어 있었다. 이후 유럽 은행들도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그 유럽 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구매자였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 스페인 등의 국가들에 대한 채권자였다. 그리스 정부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고 이런 채무 불이행이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은행들을 위기로 몰아간 것이다.

결국 누구를 먼저, 어떻게 구할 것이냐의 문제가 터져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은행'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공공자금이 은행으로 들어갔다. 국민의 세금이 은행이라는 사적 자본을 위해 투입된 것이다. 은행은 그렇게 해서 구제되었다. 그러나 이제 은행들은 투자시장에 돈을 넣기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시장에서 돈이 말라버리고 만 것이다.

김민웅: 그럼 돈은 어디 있나? 은행들로 자금이 갔는데?


월러스틴: 자금은 역외시장(offshore market)에 있다. 그런데 돈이 있다고 은행들이 편한 게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서류상의 돈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화폐가 아니다. 환율 변동에 따른 돈 가치의 변동에도 방어망이 없다. 그러니까 그들도 지금 불안정한 상태에 처해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금위에 앉아있는 것은 그들이다. 실제로 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 그리스 총리를 역임했던 그리스의 전 총리 파판드로(Papandreou)가 최근에 말하길 그리스 문제의 큰 부분은 진짜 돈들이 그리스에서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캐러비안 해안의 은행들로 자금이 새어 나갔다는 것인데, 만약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는 그리스가 지금의 경제위기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민웅: 그렇다고 해서 캐러비안 등지 국가들이 부자가 되는 건 아니잖나?

월러스틴: 물론 캐러비안 국가들이 이를 통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마 조금은 가져가겠지. 그곳 정치인들은 뇌물을 받고 지역적으로는 꽤 많은 일자리들을 제공한다. 사실 캐러비안 국가들은 잃을 것도 별로 없고 얻는 건 조금이라도 있으니까 그렇게 한다.

김민웅: 결국,유럽 경제 위기가 이러다가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태로 굴러가고 있는 느낌이다. 투기자본에 대한 통제력을 유럽전역에서 발휘하자는 ATTAC(Association for the Taxation of financial Transactions and Aid to Citizens : 시민지원을 위한 국제금융거래 과세연합) 운동과 같은 요구와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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