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거주하는 양대 동포단체인 민단과 조총련의 대표가 두 단체 결성 이후 처음으로 만나 광주에서 열리는 6.15 남북정상회담 6주년 기념행사에 공동 참가하고 8.15를 계기로 일본 내에서 개최되는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추최하기로 합의했다.
재일본대한민국 민단(민단) 하병옥 단장은 17일 오전 도쿄 시내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를 방문해 서만술 의장을 만나 이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에 합의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가 도쿄발로 보도했다.
하 단장과 서 의장의 만남은 조총련이 제시한 회담 조건 3가지 중 2가지를 민단이 받아들이기로 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총련의 회담 조건은 ▲동포들의 귀화를 촉진하는 지방 참정권 요구 포기 ▲민단기구인 탈북자 지원센터 해체 ▲재일동포 모국방문사업 중단 등이었다.
민단은 이중 탈북자 지원활동과 재일동포 모국방문사업을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단은 지난 2월 당선된 하병옥 단장의 '화합 추진' 방침에 따라 지난 4월 말 조총련 등이 참여하는 상설기구인 '6.15 공동선언실천 일본지역위원회'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위원회측에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위원회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남북한 관계자들로 구성되는 본국 위원회와 공동으로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작년 2월 일본에서 결성됐다.
민단은 이 위원회에 '적성단체'로 규정한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도 참가하고 있다는 이유로 참여럴 거부해 왔다.
그러나 한통련측이 지난달 '적성단체' 해제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보내오자 15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를 총련측에 통보해 회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단체의 극적인 만남과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은 "남북간 화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아베 장관은 "납치와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해) 앞으로도 '대화와 압력'의 자세로 임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을 확실히 집행할 것"이라고 말해 기존의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또 "조총련에 대해서는 공안조사청이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부도 동향을 충분히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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