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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선수, 골 세리모니로 'NO FTA'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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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지성 선수, 골 세리모니로 'NO FTA' 어때요?"

[토론회] FTA 저지운동, 월드컵 열기 속에 살아남으려나

'2006 독일 월드컵'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공교롭게도 독일 월드컵이 열리는 6월과 7월은 한미 FTA 실무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렇게 두 사안이 겹치면서 FTA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회운동진영에서는 월드컵이 한미 FTA 반대운동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2006 독일 월드컵'을 한미 FTA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독일 월드컵'으로 인해 한미 FTA와 관련된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미 FTA 반대 운동 진영은 독일 월드컵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한미 FTA 저지 교수학술공동대책위원회, 문화예술공동대책위원회 등 한미 FTA 저지 공대위들은 15일 서울 중구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한미 FTA 정세와 월드컵의 문화정치'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고 월드컵과 한미 FTA 반대운동의 역학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2006 독일월드컵'은 기업과 미디어에 의해 주도될 가능성 높아"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 소장은 "단선적으로 생각해보면 '2006 독일월드컵'은 한미 FTA 반대 운동정세에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월드컵 열기가 대부분 기업과 미디어에 의해 주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06 독일 월드컵'은 2002년처럼 개최국가로서의 문화적 프리미엄이 없는 데에다 경기시간대 등으로 미루어볼 때 시민들이 현장 중심으로 월드컵에 참여할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한국 경기가 열리는 시간대는 늦은 밤이나 새벽이라 거리에서 문화 난장의 공간을 펼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고, 대부분 TV나 뉴스 채널, 상품 광고 형식을 통해 월드컵의 열기를 간접 체험하는 방식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소장은 "게다가 이미 올해 초부터 나타난 특정 기업들의 지나친 월드컵 상품화 전략들이 문화적 공공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는 상황이고, 한 발 더 나아가 공공 광장을 사기업화 하는 현상이 나타나기까지 했다"며 "이로 미루어볼 때 국가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열기를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한미FTA 반대운동에 시민들 이해도 낮은 것도 문제"

또 한미 FTA를 반대하는 논리적 근거와 명분들이 독일 월드컵을 통한 시민들의 참여 열기와 연결될만한 고리로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이동연 소장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사회의 문화 지형을 분석하며 "당시 월드컵의 열기가 광장문화 캠페인과 미선이·효순이 추모 촛불시위로, 그리고 참여정부의 탄생과 탄핵반대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나름의 논리적 근거와 시민들 간의 공감대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소장은 "반면 현재는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이해도가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 월드컵으로 인해 조성될 시민적 열기를 반 한미FTA 운동에 결집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미FTA를 저지하자는 운동이 국가와 수구언론에 의해 현실과 유리된 급진적인 사회운동, 극단적인 반미운동으로 매도되면서 탄핵과 같이 시민적 공감대가 뚜렷한 의제와 달리 반FTA운동에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 자체가 보수화 하고 있다"

이동연 소장은 또 "2006년 한국사회가 2002년과 달리 사회적 성격 자체가 급격히 보수화되고 있으며, 이 역시 FTA 반대운동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황우석 사태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았던 이른바 '국익 우선론'이나 동아시아 내 한류에 대한 시민들의 우월의식, 그리고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나타난 과열된 국가주의 현상 등은 이른바 국익을 기반으로 한 신우익주의의 징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이러한 정서가 월드컵의 열기와 만나면 보수적 애국주의로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FTA와 관련해서도 한국 사회가 2002년보다 보수화되고 있다는 징후를 목격할 수 있다"며 "현재 2002년 시민들의 참여 열정으로 탄생한 참여정부 자체가 한미 FTA 협상 카드를 정권의 정체성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마당이고, 스크린쿼터제가 국익을 위해 축소될 수 있다거나 한미 FTA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협상이라는 대중적 정서들이 예상보다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조건들을 고려해 볼 때 2006 독일 월드컵의 열기가 미디어, 시장, 국가로부터 자유로운 카니발적 열정으로 이어져 다시 한미 FTA 반대 운동의 시민적 역량으로 확대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봤다. 오히려 최근 문화민족주의, 신우익주의적인 경향을 고려할 때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선전이 이어질수록 한미 FTA 반대운동 진영에는 불리하게 작용될 소지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언론은 월드컵에만 집중할텐데"

이동연 소장을 비롯한 이날 토론회의 참가자들은 거의 모든 언론이 월드컵이 진행되는 기간 내내 여타 주요한 사회 사건들은 축소 보도하면서 거의 모든 시간과 지면을 할애하여 월드컵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쏟아 부으려 할 것이며, 이로 인해 한미 FTA와 관련된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소장은 "한국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각종 세계대회에서 각별한 성적을 거두면 항상 등장하는 보도메뉴가 있다"며 '이 보도메뉴란 경기장면 보도–승리수훈선수 인터뷰-선수가족 인터뷰-승부의 갈림처 분석-시민들 반응- 외신반응-명승부의 역사- 한국 스포츠의 위대함 등'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일본과의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가 있었던 3월 16일에도 이러한 보도메뉴가 어김없이 반복됐다"면서 "이 경기를 생방송으로 중계했던 MBC는 이날 통상 45분 내외인 <9시 뉴스>에서 정확히 37분을 할애해 승전보를 보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은 지난 4년 7개월 간 법정싸움을 벌였던 새만금 공사 매립면허 무효소송이 기각되는 날이었다"며 "평소 같으면 <9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을 새만금 사건은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보도 이후 간단하게 처리되어, 이 결정이 어떤 생태적, 지역적 문제를 야기하는 지 심층분석은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방송 3사가 FIFA에 제공한 방송권은 총 850억 정도가 된다"면서 "방송사는 자신의 시간을 최대한 이용해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려 하고, 이 과정에서 시청률 선점을 통한 광고 수주를 얻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다 보니 축구 중계시간이 아니더라도 뉴스시간, 연예오락프로그램 시간에도 월드컵을 계속 재생산하려는 쇼를 벌이게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월드컵은 그에 대한 과열된 관심과 열기가 현실과 정치를 인정버리게 하는 '망각 효과'와 일상적인 상황에서 벌어지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는 '현실일탈 효과'를 일으킨다"면서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스포츠 애국주의의 열기가 지속되어 배타적 내셔널리즘이 기승을 부린다거나, 아니면 현실정치 자체가 수면아래로 가라앉는 정치적 잠수효과가 나타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사회는 '불꺼진 사회' 될 것"

이동연 소장과 함께 발제자로 나선 정희준 동아대학교 스포츠과학대 교수 역시 "월드컵 기간 동안 스포츠, 자본, 미디어가 형성한 삼자동맹이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한국 사회는 '불꺼진 사회(black out society)'가 될 위기에 처했다"고 봤다.

정 교수는 '불 꺼진 사회'라는 용어에 대해 "영어의 '블랙 아웃'은 정전, 소등을 의미하지만 일시적인 의식, 기억의 상실상태를 뜻하기도 하며, 군사적으로는 본격적인 미사일 공격에 앞서 먼저 한 발 또는 수 발의 핵공격으로 적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곧 시작될 한미 FTA 협상은 원래 미국 의회의 일정을 감안해 6월에 개시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지만, 일정을 확인한 한국의 공무원들은 쾌재를 불렀을 것"이라며 "월드컵이 한국 사회를 '블랙 아웃'시켜 놓은 상태에서 협상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월드컵은 한미 FTA를 앞둔 자본의 블랙아웃 선제공격에 다름 아니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이후가 더 중요하다"

이날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선 문화연대의 김완 활동가는 "아무리 한미 FTA를 빠르게 추진한다고 해도 월드컵 기간 동안 타결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월드컵 기간 동안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이후"라고 주장했다.

김완 활동가는 "독일 월드컵 이후 한국 사회에 어떤 정서적 흐름이 생길 것인지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민족에 대한 자아도취, 애국주의 등이 강조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한미 FTA 반대투쟁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희준 교수는 '2002 한일 월드컵'이 이후 한국사회에 미친 정치적 효과를 분석했다.

정희준 교수는 "2002년의 월드컵은 대중의 자율적 참여 공간을 형성하여 그들의 욕망을 분출시킨 전복적 체험의 공간이었다"며 "2002년 효순이·미선이 추모 시위가 촉발한 반미 감정과 그 여세를 몰아 탄생한 노무현 정권의 탄생 역시 월드컵에 상당 부분 빚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희준 교수는 "월드컵은 이렇듯 사회의 진보적인 전환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가주의를 앞세운 자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상업 자본은 2002년 월드컵에 이르러 대박을 터뜨린 스포츠 애국주의를 이용해 노골적인 경쟁을 펼쳐 엄청난 이득을 얻었다"면서 "국가주의를 앞세운 자본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월드컵 이후 한국 사회는 사회 진보라는 좌회전 깜박이 켜고는 우회전 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월드컵-미디어-자본'의 삼각동맹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한미 FTA를 사회적인 관심 밖으로 내모는 것은 단순히 월드컵에 대한 시민들의 열기가 아닌, 이 열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미디어와 자본라는 데 동의했다. 이른바 '월드컵-미디어-자본'의 삼각동맹이 스포츠 애국주의를 추동해 한국사회를 월드컵으로 몰고가고 있다 분석이다.

정희준 교수는 "상업 자본은 월드컵을 이용해 무차별적인 광고 공세를 퍼붓고 있고, 언론은 국민의 관심을 내세워 월드컵 프로젝트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며 "국민은 스포츠가 키워놓은 애국주의와 월드컵의 위력에 눌려 FTA의 실상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무엇보다 이제 응원은 자발적인 것도, 국민의 것도 아니다"며 "독일로 원정응원단을 보내준다는 숱한 광고에서도 보듯, 기업이 대중의 도박심리와 '공짜 심리'를 활용하여 유혹하는 현실은 '2006 독일월드컵' 응원이 국민의 응원이 아닌, 자본의 응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매체의 판매 전략으로 활용되는 월드컵

정희준 교수는 상업자본 중에서도 특히 방송 통신기업에 주목했다. 그는 "업계에서는 지난 월드컵의 시청자는 약 400억 명인데 이번에는 연인원 600억 명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 시장에 국내 지상파, 케이블, 위성방송과 DMB와 인터넷 포탈이 뛰어들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상파 방송뿐아니라 포털 간의 중계경쟁도 치열한데, 원래 인터넷의 기능은 소통의 공간이자 정보의 유통공간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인터넷 공간이 월드컵으로 도배가 되고 네티즌들이 포털의 일방적 송출을 떠안아야 한다는 문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에 의한 인터넷 공간의 점령으로 네티즌들의 자율성을 배제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미디어 및 통신 기술자본이 신기술로 필요의 수준을 과도하게 넘어서는 새로운 매체를 만들어 놓고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여 이들 신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스포츠를 끌어들이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번 월드컵과 함께 등장한 세계최초 DVB-H폰 등 새로운 매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채울 콘텐츠는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월드컵은 이러한 신매체들의 총애를 받게 된다"면서 "기술자본이 월드컵을 활용하여 신자유주의적인 극한의 상업주의를 조장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셈" 이라고 지적했다.

FIFA, 고도의 상술로 월드컵을 팔다

또 그는 "이는 동시에 FIFA와 같은 국제적 스포츠 조직의 수입을 폭발적으로 증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FIFA는 뉴미디어의 출현으로 오직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매체와 플랫폼으로 전송하게 되면서 판권의 종류를 세분화하는 상업주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FIFA는 지상파 방송 중계권에서부터 케이블, 위성, DMB, 인터넷, 멀티미디어 휴대폰, 전광판에 이르기까지 모든 매체를 구분했고 판매권과 재판매권도 별도의 항목으로 협상했다"며 "또 실시간 중계와 준실시간 중계, 하이라이트 편집 방송을 별도의 카테고리로 처리했을 뿐 아니라 월드컵 자료와 2002 월드컵의 동영상까지 따로 판매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지난 2002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거리응원에 허를 찔려 당시엔 한 푼도 받지 못한 전광판 중계도 CCTV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별도로 설정해 1회 최저 2000만 원에서 전경기 3억 원까지 중계회수와 자국/ 타국 경기에 근거하여 값을 매겼다"고 말했다.

그는 "FIFA는 하나의 콘텐츠를 시간과 공간을 쪼개 파는 것"이라며 "결국 기술자본이 만들어낸 뉴미디어를 통한 시공의 분할은 자본과 월드컵의 이윤 창출의 텃밭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2010년엔 TV로 월드컵을 볼 수 있을까?

월드컵의 방송 중계권료는 이미 천문학적인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FIFA는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중계료를 독일의 '키르히'와 스위스의 'ISL'이라는 이벤트 대행사에 팔아넘겼는데, 이들이 FIFA와 계약한 금액은 무려 2조6000억 달러에 달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중계료의 10배에 달한다.

현재 2010년, 2014년 월드컵에 대한 중계권료 협상을 놓고 국내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채널인 IB스포츠가 이들 이벤트 회사와 줄다리기를 했지만, 너무 많은 중계권료를 요구받아 응찰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동연 소장은 "1억 달러가 넘는 국내 월드컵 중계료로 인해 시민들은 앞으로 월드컵 중계를 시청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만일 한미 FTA의 주요한 협상 대상인 서비스 분야에서 방송과 스포츠 시장의 개방이 이루어져 미국계 채널 자본이 한국의 지상파 방송을 매입하거나 방송채널을 독점하는 상황에 이르면 시청자들이 부담해야 할 월드컵 중계로 부담은 훨씬 가중될 것이고, 자본에 의한 중계 통제는 지금보다 훨씬 강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동연 소장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결국은 시장의 완전한 개방으로 이어져 공공부문의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시민들의 스포츠 채널권이 다국적 미디어 기업들에게 봉쇄되어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중계를 볼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월드컵 기간 동안 거리의 시민들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드컵을 반 FTA의 장으로 전복시킬 방법은?

이날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가한 주은우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월드컵을 위해 모인 군중 자체에 양면적인 속성이 있다"며 "문제는 이들이 가진 자발성이나 창조성 등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발전될 수 있는 부분이고, 자본에 의해 동원되는 소비성이나 광적인 열기 등은 매우 단기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속성이라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국가나 자본은 대중을 동원하기 위한 모든 환경과 기제를 구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FTA 협상을 단기적으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FTA에 반대하는 진영은 대중의 긍정적인 측면을 어떻게 하면 보다 신속하게 개발 할 수 있을지 시간적 차원의 문제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연 교수는 "한미 FTA가 한국 경제의 극심한 대미 무역 적자를 심화시키고 서비스 분야의 개방으로 인한 사회 비용의 급격한 증가를 몰고올 수 있음을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릴 수 있다면 시민들의 결집된 열정과 역량을 FTA 반대운동과 연계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월드컵 거리 응원을 보러나온 시민들에게 한미 FTA 협상의 실상과 월드컵이 미국 스포츠 미디어-마케팅 자본에 잠식당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전을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며 "한국 선수 누군가가 월드컵 경기에서 골 세리모니로 'NO FTA'가 새겨진 러닝셔츠를 들어올리는 사건을 상상해 보자"고 말했다.

김완 활동가는 "이번 싸움에서는 논리적인 접근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사회적 의제에 집결하는 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만큼 현재 진행 중인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운동을 효과적으로 이끌어가야 FTA 반대 운동의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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