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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화된 학생회, 학생들의 신뢰회복이 최우선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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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화된 학생회, 학생들의 신뢰회복이 최우선과제"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11]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최근 대학 총학생회의 탈운동권 성향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어제 서울대 총학생회가 한총련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이미 성균관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의 총학생회가 한총련을 탈퇴했습니다만 서울대가 가진 상징성 때문인지 이번 선언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매우 큰 것 같습니다. 과연 서울대 총학생회는 어떤 이유로 한총련을 탈퇴했는가.. 서울대 총학생회가 생각하는 학생조직의 바람직한 모습은 무엇인가.. 오늘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에서는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황라열씨를 초대해서 그가 바꾸고자 하는 대학 총학생회의 모습은 무엇인지,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황라열씨입니다. 오늘 만나볼 서울대 총학생회장 황라열씨는 올해 나이 서른살로 좀 나이가 많은 대학생입니다 . 또 '괴짜 총학생회장' 이라는 별명에 맞게 이력이 독특합니다. 한동대, 고려대 의대 등을 거쳐 지난 2000년 9월에 서울대 종교학과에 입학했고 스스로 학비를 벌기 위해 배추장사, 군고구마 장사, 나이트클럽 DJ, 동대문 지게꾼 등 자그마치 50가지의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백댄서와 가수활동도 했다고 합니다. 지난 4월 서울대 학생회장 선거 당시 학생정치조직탈퇴, 총학생회와 정치조직의 분리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고, 어제 한총련 탈퇴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황라열 : 예 안녕하세요.

박인규 : 어제 한총련 탈퇴를 발표하셨는데, 굉장히 바쁘셨죠?

황라열 : 예. 당선된 이후로 가장 바빴던 하루 같습니다.

박인규 : 이미 총학생회장에 입후보 하시면서, 총학생회와 학생정치조직의 분리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사실은 예견된 것이긴 하지만 상당히 반응이 컸던 것 같구요.. 제가 느끼기에는 대학내의 반응과 대학외의 반응이 차이가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황라열 : 예. 일단 대외적인 반응은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잘한 결정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 학내에는 학생운동에 대한 기반이 너무나 오랫동안 잘 갖춰져 있어서, 너무 갑작스럽게 이런 식으로 변화하는 것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좀 많은 갈등이 예상됩니다.

박인규 : 이미 공약을 하신 거지만 어제 한총련 탈퇴를 발표한 데에는 또 나름대로 계기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황라열 : 일단 저희 49대 서울대 총학생회가 출범을 하게 되면서, 제 이력 때문인지.. 여러 가지로 사회적 이슈화가 됐었는데요. 게다가 또 이제까지 비운동권이 아니라 반운동권적 이미지로 사회에 굉장히 알려지면서 총학생회가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전에 있었던 평택미군기지 반대에 대한 폭력시위나 이런 것들에서 서울대학생들이 46명이 연행이 되고, 한 10명 정도 구속이 되고 했는데요.. 밖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반운동권을 표방하면서 새롭게 어떤 학생운동에 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왜 아직까지 이런 한총련 주도의 폭력적 시위가 서울대 내에서 계속되는가에 대한 비판을 계속 받았었구요, 그런데 그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주체적으로 한 것들이 아니라, 개인이 자발적으로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학생들이나 대외.. 전체국민들에게 보여지는 서울대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변화되지 않았구나 하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는 것 같아서, 서울대와 한총련은 전혀 관계가 없으며 향후에도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 생각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인규 : 평택시위를 하다가 구속된 서울대학생 10명을 말하자면 구명하는데 총학생회가 힘을 보태달라.. 부상자를 돕기 위한 장터를 여는데 학생회가 도와달라. 그런 요청에 대한 반응이란 말도 있던데요?

황라열 : 예. 일단은 그 친구들이 운동을 하러 가기 전에 총학생회에 어떤 보고형식이나 협조나.. 심지어는 학생회에서, 그런 것들을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가서 학교 이름을 걸고 활동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이구요. 그래서 장터나 구명운동이나, 탄원서를 제출해 달라는 말과 서울대 총학생회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자기네들이 운동하는 방향에 맞는 입장표명을 해달라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히 거부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총학생회의 이름으로 구속학생들의 구명이라든가 이런 일은 하지 않겠다?

황라열 : 예. 맞습니다.

박인규 : 조금 전에 평택기지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시위에 대해서 총학생회는 시위자체를 반대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폭력시위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황라열 :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방법론상의 문제때문에 가장 반발을 하고 있는 것이구요, 그다음에 총학생회가 어떤 생각을 갖는다는 것은 급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지금 학생회와 학생간에 신뢰가 전혀 형성돼 있지 않구요, 학생들이 생각하는 총학생회라는 건 자기들이 원하는 일을 해줘야 하는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이제까지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만을 강요해 왔고 선도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런 평택문제에 관해서도 전체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평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한다고 총학생회가 대표성을 띠고 얘기한다는 건, 학생들 전체를 대표할 수 없는 의견이라고 생각해서, 일단 의견 수렴절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내에서 평택에 관련된 문제도 굉장히 양분화돼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운동을 하자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저런식의 방법으로 인한 시위나 집회같은 경우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확실히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총학생화가 어떤 것을 하나 선택을 해서 이게 전체 서울대 학생들을 대표하는 의견이다라고 얘기하는 건 좀 위험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학생회는 학우 대다수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평택문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양분돼 있다. 따라서 총학생회에서는 어떤 입장을 표명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상당히 가정적인 질문이지만, 만약에 대다수의 학우들이, 우리가 평택문제에 대해서 좀 발언을 해야 되는 게 아니냐. 라는 것이 대다수라면 학생회가 그 문제에 나설 수도 있는 겁니까?

황라열 : 예. 의견들이 통합이 되거나, 아니면 여론형성의 장이 활성화 되게 된다면 분명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하는데요, 유감스럽게도 서울대 내에서도 평택문제 자체에 찬반을 나누지 않고 무관심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무관심한 학생들을 이런 것들에 관심이 있게 이끌어내는 밑바탕이 되는 작업들이 먼저여야지, 여기에 대한 입장표명이 우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박인규 : 황라열 회장이 이끄는 학생회가 언제 출범했죠?

황라열 : 4월 9일에 출범했습니다.

박인규 : 한달쯤 됐네요. 학생회가 서울대 전체학생들의 대표조직이라면, 만약에 평택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면 학생회가 나서서 학우들의 의견을 한번 알아보자 그런 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황라열 : 예. 그런 것들에 대해서 운동들을 계속 해나갈 생각이구요. 이번 평택에서.. 급박하게 닥친 일이라 당장 마음이 급한 친구들은 당장 참여를 하는 등 실질적으로 뭘 하고 있지만, 총학생회가 할일은,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평택문제에 대해서 과연 서울대생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추후에라도 충분히 모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평택문제는 사회문제기 때문에 총학생회가 건드려선 안된다, 그런 생각은 아니시네요?

황라열 : 예. 저는 개인적으로 갖고있는 게.. 언론에서 나오는 것처럼 학생들의 탈정치화와, 대학생들의 정치적무관심, 사회비판의식의 결여 이런 것들을 지적하시는데, 저는 궁극적으로 대학생들이 나가야 될 것들은, 솔직히 고등학교때는 입시 때문에 치여서 살고, 또 대학 고학년이 되면 취업문제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대학교 4년이란 기간이 사회에 대한 건강한 비판의식이나 사회참여를 할 수 잇는 의식을 갖추는 기간이라 생각하는데, 일단은 현재 상황에서는 그런 것들을 이끌고 나갈 총학생회가 너무나 독단적으로 달렸기 때문에 그게 안됐다고 생각하구요, 오히려 총학생회가 학생들에게 다가서서 얘기를 할 수 있는 그 정도의 친밀함과 신뢰감이 형성되기만 한다면, 제 이후로 50대, 51대 학생회에서는 학생회가 어떻게 하자라고 얘기를 했을 때 학생들이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어떤 힘이 생길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지 금 말씀하시면서, 기존의 총학생회가 대다수 학우들의 바람보다는 스스로의 입장 때문에 사회문제나 정치문제에 발언을 많이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황회장 같은 경우도 올해 4월에 재선거 끝에 50.8%가 투표를 해서 46.7%의 지지로 됐는데.. 말하자면 대다수라고 보기는 어려운 건데 한총련 탈퇴를 선언한 것도 어떻게 보면 독단적인 것 아니냐.. 이런 반발도 있는 것 같아요.

황라열 : 예. 일단은 한총련에 제가 작년 말부터 계속 탈퇴 문제를 얘기했었구요. 탈퇴와 가입의 절차가 명확하다는 걸 한총련에서 통보해 주기만 했어도, 기자회견이나 선언문을 발표할 필요 없이, 저희가 탈퇴한다는 공문 하나정도만 보내고 끝날 수도 있었던 일인데, 그 과정 자체가 너무 애매모호한 상황이구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탈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정당성은, 가입할 때 이미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가입한 게 아니기 때문에 탈퇴절차는 일단 원점으로 돌린다는 차원에서... 저는 이후에서 학생들이 의견을 모아와서 서울대학교는 한총련에 가입을 해야 된다라는 정당성을 확보만 한다면 제가 그걸 개인적으로나 총학생회 집행부 차원에서 거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은 한총련에 대해서 서울대 총학생회가 탈퇴하겠다는 의사표시를 이전에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말씀이십니까?

황라열 : 예. 그것에 대해서 제가 여러 가지 얘길 들었는데요. 자동가입이니, 당연가입이니.. 탈퇴와 가입의 절차가 없다느니 이런 식으로 굉장히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해 와서요.. 제가 어제 탈퇴를 선언한 것은 일단은 한총련과의 관계를 끊어놓는 게 원점이라고 생각하구요. 그 이우에 정식절차를 통해서 학생들의 뜻이 다시 한총련에 가입을 해야 된다는 의견이 모아진다면 가입을 하면서 정확히 시작을 하는 거죠. 지금 현재는 한총련이고 서울대학교고, 서울대학교에서 운동을 하는 친구들이고, 다들 서울대가 가입이 돼있는지 탈퇴를 했는지 어쩐지도 모르는 애매모호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그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박인규 : 사회대나 인문대 같은 일부 단과대 학생회에서는, 계속 한총련과 일을 하겠다.. 그런 의견표명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건 각 단과대 학생회 자율에 맡기는 겁니까?

황라열 : 예. 그런것들은 학생 자율적인 자치활동의 일환으로서, 학생들이 하는 행사들이나 의의를 갖는 운동들에 대해서까지 저희가 규제할 권한도 없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어제 제가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서울대학교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사회적 의미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구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너무나 쉽게.. 소수의 운동하는 친구들이 서울대학교라는 명의를 큰 대표성을 가지고 많이 사용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박인규 : 일단 서울대총학생회 차원에서는 한총련과의 관계를 좀 분명히 하기 위해서 그런 발표를 한 것이다..?

황라열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시면서, 학생회가 학내 문제만이 아니라 대외적인 문제라도 많은 학생회원들이 원하면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학생정치조직과의 관계단절을 말씀하실 때는 요즘 대학생들이 학생회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것에 대해서 황라열 회장 나름대로 요즘 대학생들은 이런 걸 바란다고 생각하시는 게 있을 것 같은데, 요즘 대학생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학생회에 대해서?

황라열 : 솔직히 말씀드려서, 서울대학교 내에서는 학생회 무용론이 대세입니다. 필요없다는 게 대부분의 생각이구요..

박인규 : 왜 그렇게 됐죠?

황라열 : 일단은 학생회가 학생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인상을 지금까지 전혀 주지 못했었기 때문에.. 학생회라는 건 운동하는 친구들이 자기들 생각에 맞는 사람들만 모아서 학교 이름을 가지고 운동한다는 게 가장 보편적인 인식으로 돼있구요. 실제로 학생복지나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는 거의 전무했기 때문에, 학생들도 그냥 학생회에 대해서 포기를 하고 서로 완전히 분리돼 있는 상황이었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은 아직까지는 그래도 총학생회가 필요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갖고 출마하게 됐었구요, 실제로 지금 학생회에서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학생들의 반응은, 이렇게 쉽게 될 일들을 왜 이제까지 몇 년동안 못했었나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실제적 변화들...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에 일단 주력하고, 학생들과 학생회간의 사이를 줄여나가려고 지금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서울대 학생이 몇 명 정도 됩니까?

황라열 : 20000명 정도 됩니다.

박인규 : 20000명을 대표하는 서울대 총학생회. 학생회가 그 학우들의 바람이랄까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된다고 보시는 겁니까?

황라열 : 학생들이 필요한 일을 해야 되겠죠. 그래서 학생들의 소리를 듣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단 선거 자체에 대해서도, 투표율이 이번에 50%를 간신히 넘겼잖아요. 이번에도 무산이 될 뻔했었는데, 작년에는 무산됐었구요, 그런데 자기가 던진 한표에 대해서 어떤 대가가 돌아온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지금 전혀 없는 상황...

박인규 : 참여에 대한 대가가 없다?

황라열 : 예. 그래서 그 참여를 높이는 게 아마 저희 49대 총학생회 임기내에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실제적으로 학생들이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직접 시행하는 데 가장 주력하고 있구요. 저희 총학생회가 어떤 학생회의 상을 만들거나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하는.. 의미를 던질 수 있는, 이런 거대한 상을 만드는 것보다는, 일단 서울대학생과 학생회를 붙이는 역할.

박인규 : 서울대를 구성하는 20000명 학생들의 진정한 바람이 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황라열 : 예 그래서 20000명이 원하는 것들을 다 들어주진 못하더라도, 왠지 학생회에 누구든지 말을 하면 될 거 같다는 그 의식 정도만 만들어내고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어제 한총련 탈퇴를 선언한 서울대학교 49회 총학생회장 황라열씨를 초대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앞으로 서울대 총학생회를 어떻게 끌고 가시려고 하는 건지, 지금 기존의 학생회 조직을 말씀하시면서 일반 대다수 학우들의 바람이나 생각들을 반영하지 못했다. 앞으로 그런 일반 학생들의 바람을 듣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부터 들으면 시간이 좀 늦을 것 같아요. 어쨌든 지금 황라열 회장이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는 대다수 학생들의.. 학생회에 바라는 것들인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약도 내세운 게 있다고 알고 있구요. 일단 수렴과는 별도로 올해 연말까지..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갈 계획인지 좀 말씀해 주시죠.

황라열 : 일단 의견수렴 방식은,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신뢰가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떤 방법을 도입해도 잘 이뤄지지 않구요. 그래서 저희는 수렴방식에 대한 고민보다는 총학생회가 실제로 학생들에게 믿음을 주자란 취지에서, 지금 일일보고를 하고 잇는데요.. 웹상으로 계속 학생들에게 하루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소상히 밝히고 있구요, 심지어 복사비 한 50원 되는 것까지도 돈 쓴 것에 대한 내역들을 매일 보고한지가 이제 한 달이 좀 넘었습니다. 이런 것들에 대한 반응이 지금 실질적으로 나타나고 있구요, 일단은 총학생회를 믿을 수 있다란 여론들이 형성돼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개별적인 단위들에 있었던 요구들이 작년에 비해 굉장히 늘어났거든요. 뭘 해달라 뭘 해달라면서, 직접적으로 동아리라면 동아리연합들을 거쳐서 와야 되는 문제도 총학생회로 오는 것들 자체는 이미 조금씩 총학생회가 뭔가를 해줄 수 있지 않은가 하는, 기대하는 마음들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하구요. 저희는 계속 그렇게 투명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실질적으로 그걸 실행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 될 것 같구요. 많은 것들을 다 해내겠다고 욕심부리기 보다는 정말로 할 수 있는 능력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면 저희 대에서는 큰 평가를 못받을지 모르지만 향후 세워질 총학생회.. 저희 임기가 11월까지 밖에 안 되거든요. 너무 많은 일들을 하려고 하다가 놓치기 보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음 학생회에게 물려준다는 생각으로 바탕을 만들어주고, 더 큰 일들은 다음대 그다음대 학생회들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데서 먼저 그냥 사전작업을 하는 데 최대한 주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학생회와 학생간의 신뢰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혹시 뭐 구체적인 사업계획 같은 건 없으십니까?

황라열 : 구체적인 사업계획으로는, 저희 공약이 굉장히 구체적이었었는데요.. 되게 웃긴 공약이었어요. 정수기 설치나 과자자판기 설치, 교통카드 충전기 설치, 이런 것들이었는데.. 실질적으로 서울대생들이 물을 못 마시고 과자를 못 먹어서 저희를 선택한 게 아니라, 그만큼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 위해 뛰어다녔다는 것을 인정해 줬다고 생각하구요. 저희는 그런 세부적인 일들에 대해서 다 공약을 지켜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박인규 : 네. 세상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면 학생조직, 학생들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예를 들면 50년대부터 80년까지, 4.19학생혁명이라고도 하고, 유신때도 그렇고 말하자면 사회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데 학생이 앞장서 왔거든요. 물론 지금은 민주화가 됐기 때문에 학생들의 사회적인 발언이 과연 필요할 것이냐, 옛날만큼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지만. 어떻습니까? 예전의 학생운동, 학생조직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황라열 :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구요. 그 시대정신이나 비판의식은 계속 이어져 내려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는 대학생들만이 굉장히 이상적이고 깨끗하고 순수하게 사회에 대한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는 건 학내에서 운동하는 친구들이 방법론상의 실수로 인해서 학교안의 학생들조차 설득하지 못하고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는데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는가에 대한 회의가 되는 것이구요. 일단 서울대생들을 하나로 뭉치고 또한 전국의 대학생들을 대학생으로서의 사회적 의식을 세상에 보여주자라는 것들을 형성하기 위해서 어떤게 선행돼야 하는지를 모두 다같이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황 라열회장은 지금 대학생이긴 하지만 나이가 좀 많은 대학생이고, 또 유마인드라는 회사를 대표하는 대표라고 알고 있습니다. 혹시 뭐 그런 것이 학생회장으로서 운영하는 데 오해받을 소지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문제는 없습니까?

황라열 : 일단 회사는 같이 나왔던 러닝메이트였던 부회장에게 회사를 인수인계해 주고, 저는 사업은 안하고 있는 입장이구요. 그 다음에, 그렇게 오래 사회에 계신 분들이 보면 우습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몇 년동안 제가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배웠던 것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학생사회란 것들이 굉장히 사회보다 주먹구구식이고 불투명하게 운영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만이었구요. 그런 측면에서 제가 갖고 있었던 사회적 경험이 실제적으로 학생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까 말씀하시면서 비운동권, 반운동권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본인은 반운동권이라고 스스로 주장하시는 겁니까?

황라열 : 예. 비운동권이나 운동권이나 저는 똑같다고 생각하는게요.. 다만 생각하는 게 틀릴 뿐이지 총학생회가 주도권을 갖고 학생들을 선도하고 이끌어나가는 입장이란 것에서는 기존의 비운동권도 마찬가지거든요. 다만 어떤 관점에서 어떤 걸 가지고 끌고 가느냐에 따라 다른 건데. 반운동권이란 표현보다는 저는 반권이란 표현을 썼었는데요..

박인규 : 반권력이란 뜻입니까?

황라열 : 예 그런 뜻입니다.

박인규 : 저는 반운동권이라고 말씀을 하시니까, 대학생이 사회문제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 자체가 아니다. 해선 안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그건 아닙니까?

황라열 : 예. 제가 당선된 다음에 조금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부분인데요, 저는 반권력이 맞다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총학생회가 힘을 빼고 권력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이 어떤 얘기를 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어떤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 강력한 집행력으로 그걸 이행시키는 것이지, 어떤 권력을 갖고 우리 생각이 옳으니 이걸 따라라.. 라고 하는 것에는 굉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소수 엘리트 보다는 가장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반권력이다.

황라열 : 네 맞습니다.

박인규 : 황라열 회장은 96년부터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중간에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도 하셨지만, 10 년을 다녔고 아직 졸업을 안하셨는데, 대학도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요즘 대학생들은 사실 사회정의 보다는 취직이 가장 걱정이기도 한데, 서울대 학생회를 건강한 학생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 남은 기간동안 어떤 식으로 운영할 건지 마무리 삼아 부탁드리겠습니다.

황라열 : 일단 대학이 취업의 전단계로서 학원화 되고, 그런 구조로 되는 것은 저는 굉장히 싫어하고 반대하는 입장이구요.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대학들이 너무나 충족을 해주지 못했었기 때문에 불만들이 생겨나는 거라고 생각하구요. 거기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은 일단 다.. 이번에 저희가 취업박람회를 굉장히 크게 하고 취업에 관한 부분들에 관해서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는 결핍이 돼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거기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있는 건데, 이게 원활이 이뤄지고 바탕이 마련된다면, 그리고 취업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만큼 여건이 마련되기만 한다면 오히려 개인의 활동이나 사회에 대한 참여가 늘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것들을 구조적으로 보장해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자기 앞길에 대한 고민 때문에 다른 것에 눈돌릴 틈이 없는데, 나라나 학교에서 구조적으로 해결해줘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달라진 세상에 걸맞는 달라진 학생조직. 또 학생들의 민주적인 요구를 민주적으로 수렴도 해야 되겠지만 사회에 대해서도 눈을 돌리는, 그런 학생조직을 만들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황라열 : 예 감사합니다.

박인규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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