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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의 참맛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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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의 참맛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05] 서울 스프링 실내악축제 강동석 예술감독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지난 4월 28일부터 열리고 있는 서울 스프링 실내악축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강동석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타고난 음악적 재능으로 8살 때 첫 연주회를 가지면서 신동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해진 강동석 교수. 탁월한 음악적 감각으로 새로운 시도를 즐겨하는 그는 실내악을 야외로 끌어내 봄의 축제를 만들어냈습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강교수는 최근 한불문화상을 수상할 만큼 한국음악을 프랑스에 알리는 데도 기여하고 있는데요 클래식의 대중화와,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의 조화를 만들어내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했던 강동석 교수의 음악세계를 들어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서울 스프링 실내악축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강동석 교수입니다. 강동석 교수는 1967년 뉴욕 줄리어드 음악학교를 거쳐 커티스 음악원에서 이반 갈라미언에게 배웠고 1971년 17살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재단 콩쿠르와 워싱턴의 메리웨더 포스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의 꾸쉐빌에서 열리는 뮤직 알프 여름음악캠프의 예술감독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최근에는 프랑스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로 제 7회 한불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여러 가지로 바쁘실 텐데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힙니다. 서울 실내악축제가 오늘로 8일째를 맞고 있는데요, 낮에는 리허설 하시고 밤에는 공연하시고 굉장히 바쁘시겠습니다.

강동석교수 : 네 정신 없죠. 하루종일 연습하다 밤에도 연주해야 하니까 피곤한 것도 많고 감기까지 걸려서.. 몇 명 연주자들도 감기로 고생하고 있고... 요새 공기도 좋지 않고 그래서 그런지 외국에서 온 분들도 컨디션이 안 좋아서 고생하고 있어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박인규 : 강동석 교수님이 하도 바쁘셔서, 교수님이 일하시는 데에 와있는데, 옆에서 어떤 분이 피아노를 연습하고 계시고 잘은 모르지만 상당히 잘 치시는 것 같네요.

강동석교수 : 파스칼 드봐이용.. 프랑스 피아니스트가 연습하고 있죠.

박인규 : 4월 28일에 개막공연을 하시고, 어제 5월 4일까지 열 번 공연을 가졌습니다. 그 중에 무료 공연도 있었지만 거의 모든 공연이 매진됐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총감독하신 예술감독으로서 만족하십니까?

강동석교수 : 이번에 많은 분들이 열심히 일하셔서 지금까지는 전체적으로 결과가 좋은데요 항상 뭐든지, 음악도 마찬가지고 부족한 면이 있으니까 그런 건 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지금까지는 반응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박인규 : 예술적으로는 조금 아쉬움이 있다?

강동석교수 : 그건 뭐 항상 그런 거니까.. 그런 게 없으면 또 발전을 못하죠.

박인규 : 이번 실내악축제가 정기는 아니지만 1회..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축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 같은 게 있었는지...

강동석교수 : 사실 실내악페스티벌은 오래 전부터 한국에서 해보고 싶었던 건데요 3년 전에 호암아트홀에서 제가 뮤직알프페스티벌이라고 해서, 제가 프랑스에서 했던 페스티벌 이름으로 여름에 2년을 했었어요. 그런데 음악적으로는 좋았는데 여러 면으로.. 후원 면에서 부족한 게 많아서 시즌을 봄으로 미루고.. 그래서 서울시와 컨택이 돼서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해서 이름을 바꾸고, 사실 내용은 근본적으론 똑같은 거죠. 조금 더 규모가 크고 시에서 재정을 지원한다는 것 때문에 새 이름이랑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게 된 거죠.

박인규 : 이번 실내악축제의 주제가 동서양의 만남.. 영어로는 West in East. 동양에 있는 서양. 이런 것 같은데요.. 매번 공연마다 나름의 주제를 정하셨다고 들었어요.

강동석교수 : 네, 그래서 매년 주제가 달라질 거고, 큰 주제 밑에 작은 주제들이 음악회에 따라 또 하나하나 있구요, 올해의 큰 주제는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고 그 밑에 또 여러 가지가 많아요. 예를 들어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음악회도 있고, 올해 모차르트 250주년이니까 모차르트 프로그램만도 두 개를 짜봤어요. 또 처음으로 이번에 젊은 연주자들 세 명. 피아니스트 두 명과 바이올리니스트 한 명을, '세대차를 넘어서서' 이런 주제로 해서 나이 많은 연주자들과 연주할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 줬구요. 세 명 다 국제 콩쿨에서 우승하는 등 앞으로 수퍼스타가 될 사람들이죠.

박인규 : 참고로 어떤 분인지 이름을 좀 소개해 주시죠.

강동석교수 : 피아니스트는 손열음, 김선욱이구요, 바이올리니스트는 김혜진입니다.

박인규 :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란 주제를 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강동석교수 : 특별한 이유보다도, 주제가 사실 올해 주제지만 앞으로는 이게 이 페스티벌이 가는 방향이 될 것 같아요. 한국에서 하면 한국적인 면이 있고 그래야 되기 때문에, 한국은 일본이랑 중국도 가깝고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하는 페스티벌과 다르게 하려면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 있는 페스티벌이 돼야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국음악가들과 동양 음악가들이 많이 참여하게 해서, 외국보다 동양사람들이 많이 참석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또 동양에서 서양음악과 서양생활이 우리 전통적인 문화와 비슷하게 돼버렸잖아요. 그래서 서양음악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런 것도 보여주고 싶고 해서 그렇게 정했죠.

박인규 : 말하자면, 한, 중, 일 같은 동양은 나름의 특징을 최대한 발휘하고, 서양도 또 서양 나름대로의 특징을 발휘하면서 조화를 좀 추구해 보자 그렇게 해석해도 될까요?

강동석교수 : 네 그렇기도 하죠

박인규 : 제가 알기로는 이번 행사가 5월 7일까지.. 8번의 메인 연주회가 있고 5번의 야외연주회가 있고 또 6번의 마스터클래스라고 들었습니다.

강동석교수 : 다섯번 다 야외는 아니고 야외연주는 한 번입니다. 덕수궁에서 했구요. 여덟 번은 호암아트홀에서 하는 거고, 하나는 찾아가는 음악회라고 해서 노원구민 홀에서 했구요,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가족음악회가 있고, 또 하나는 서울시립갤러리에서 백남준 추모음악회 같은 걸 했죠.

박인규 : 그걸 제가 지금 물어보려고 했는데요, 2일이었던가요? 최근 작고하신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실내악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것 외에도 나름대로 상당히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셨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백남준 선생하고 같이 한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강동석교수 : 그건 처음엔 제 아이디어가 아니었고, 주변에서 누가 그런 걸 한 번 하면 어떨까 백남준 선생님이 돌아가셨으니까 .. 그랬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도 좋은 아이디어고, 저는 그 분의 작품을 잘 모르지만 어떤 게 있는지 찾아보니까 타이틀이 다 있더라구요. 예를 들어 현악기, 피아노, 바이올린 이런 것도 있고.. 그런 타이틀에 맞는 음악을 좀 찾아봤죠. 그래서 거기에 맞춘 음악회를 했어요.

박인규 : 덕수궁에서도 야외콘서트를 하셨죠? 원래 실내악 축제인데, 실내악이란 이름 자체가 안에서 듣는 음악인데 그걸 야외에서 하니까 맛이 달랐을 것 같아요. 반응이 어떻던가요?

강동석교수 : 야외에서 한다는 게 실내악은 사실 좀 힘들죠. 그런데 이 페스티벌이 사실 꼭 실내악이라기 보다도 연주자들도 마찬가지고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여기 오는 연주자들도 다 솔로이스트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다 모여서 실내악을 하는 거지만 그 가능성은 한계가 없거든요. 두 명에서 시작해서 열 명까지 갈 수 있는 그런 식으로 정도로.. 그런 면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고 있고. 그래서 이번에는 서울시가 지원을 하니까 그쪽에서도 대중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덕수궁콘서트도 무료로 해서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참석할 수 있게.. 그래서 궁 같은 곳에서 하면 좋겠다 분위기가.. 해서 덕수궁에서 하게 됐는데, 그 대신 오케스트라를 사용해서 참석한 연주자들이 한 번씩 솔로로 할 수 있게 .... 야외콘서트도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조용하고 좋은 분위기는 제가 처음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기대 외로 너무 사람들이 조용하고 열심히 들어서 사람들이 놀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분위기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박인규 : 고궁 전체가 하나의 큰 실내가 됐군요?

강동석교수 : 그렇죠.

박인규 :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야금, 첼로, 오보에 같은 우리악기와 서양 악기가 같이 올라가서 공연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강동석교수 : 그렇죠. 주제가 동서의 만남이기 때문에 그런 걸 많이 찾아봤죠. 특히 첫날 같은 날.. 타이틀이 east and west, +south라고 해서 남미음악까지 집어넣었어요. 그래서 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예를 들어 라벨 같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곡자가 동양문화의 어떤 영감을 받아서 자기가 음악을 쓰게 됐는지 이런 걸 보여주는 동양적인 냄새가 나는 곡이 있어요. 또 김지영씨.. 미국에서 활약하는 분이 작곡한 곡이 있었는데, 그 곡은 작년인지 재작년인지 요요마가 위탁을 해서 쓴 곡인데 오보에하고 첼로, 가야금하고 하게 돼요. 그래서 가야금 하시는 분이 판소리로 노래도 하고. 그래서 참 흥미 있고., 서양악기 오보에가 피리 역할을 해서 분위기가 독특하고 한국적이고 그래서 집어넣었죠. 그랬더니 반응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박인규 : 재즈와 사물놀이도 이른바 퓨전 한다고 하는데 고전음악에서도 그런 시도가 많이 이뤄지는 거군요

강동석교수 : 그렇죠. 그런 경우가 많은데 사실 질이 좋아야겠죠. 좋은 곡을 해야지 그렇지 않고 무조건 유행이라고 해서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죠. 그래서 앞으로는 제가 항상 매력적으로 느끼는 소리가 해금이 있는데, 바이올린과 해금이 비슷한 소리를 내고 하니까 그런 걸 같이 해보면 참 흥미 있을 것 같구요.

박인규 : 강동석 교수님도 곡을 쓰시고 그러십니까?

강동석교수 : 곡은 안 쓰죠. 창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박인규 : 아까 신예 피아니스트 몇 분을 소개해 주셨는데, 이번에 외국에서도 상당히 기량이 뛰어난 연주가들이 많이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몇 분 소개 좀 해주시죠.

강동석: 네. 목표가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초대해서 한국의 정상급 연주자들과 음악을 만들고 교류도 가지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재정상 많이는 모셔올 수 없지만 그래도 많이 모셨어요. 미국이라든지 유럽에서.. 그 중에 원래 알던 분들도 있고 이번에 처음 만나는 분들도 있고.. 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봐이용은 처음 만나고 같이 연주한 게 26년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브루노 리구토라는 분이 있는데 그 두 분이 프랑스에서 대표적인 피아니스트 두 분이고, 그 다음 러시안 첼리스트 다비스 게링가스라구요, 옛날에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1등하고, 소련 대표적인 첼리스트인 이런 분도 왔고, 또 줄리어드 콰르텟이 참여하게 되구요. 상당히 많죠.

박인규 : 오늘이 5월 5일인데 오늘 공연은 어디서 뭘 합니까?

강동석교수 : 오늘은 어린이날이기 때문에 스페셜 프로젝트 중 하나로 패밀리 콘서트를 만들어서 오늘은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를 합니다. 그래서 쉽게 가족들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들을 선택해서.. 전반에는 예를 들어 요한 스트라우스 왈츠 편곡된 것도 하고, 재미있는 건 피아노 한대로 네 명이서, 여덟개 손으로 치는 그런 게 있어요. 그런 것도 상당히 재밌고..

박인규 : 5월 7일까지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6일 7일 공연은 어떤 게 있습니까?

강동석교수 : 6일에는 공연이 두 번 있구요, 7일날은 피날레 콘서트가 있구요. 6일에는 줄리어드 콰르텟이 낮 네시에 연주가 있고 저녁 7시에 아까 얘기한 불란서와 한국 수교 120주년 기념음악회를 하게 되구요, 마지막은 일요일 5월 7일날 다섯시인데, 타이틀을 150 250으로 지었습니다. 올해가 작곡자들..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 안익태 선생의 탄생 100주년, 150은 슈만이 돌아가신지 150주년.. 250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그래서 그 분들의 곡들을 따로.. 그 컨셉에 집중해서 연주합니다.

박인규 : 제가 굉장히 중요한 걸 안 여쭤봤는데, 이번 스프링실내악축제를 하시면서 일반시민들이 많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들었어요. 강동석과 프렌즈? 어떤 분들이 도와주셨습니까?

강동석교수 : 제가 뮤지컬 페스티벌이라고 두 번을 했는데 아쉬웠던 게 음악적으로 반응은 좋았지만 홍보라든지 재정면에서 모자란 아쉬운 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엔 규모나 이런 걸 봐서 외국에서는 이런 걸 하면 도와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그래서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후원회 같은 걸 만들자고 해서 각자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저명한 분들이 자기가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자발적 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그 분들을 모집하기 위해서 살롱콘서트라고 해서 윤보선 대통령 고택에서 100명 150명 모여서 그룹을 짰죠. 작년에는 프렌즈 오브 뮤지컬 페스티벌이라고 해서 처음 편성됐었는데 올해는 페스티벌의 이름이 바뀌니까 자연적으로 이 분들이 서울 스프링 페스티벌의 프렌즈가 된 거죠. 고문들이 한 8,9명이 있는데 이인호 대사님이랑 연세대학교 총장님, 한승수, 국회의원도 한두분 계시고, 메세나협회 박영주 회장님 이런 고문들이 계시죠.

박인규 : 쟁쟁한 분들이 도와주셔서, 앞으로 계속 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강동석교수 : 그렇게 해야 되겠죠. 이번에 너무 많이 고생하시고 도와주셨는데 보람이... 지금까지는 잘 되고 있는데 잘 끝내고 앞으로 발전을 더 해야되겠죠.

박인규 : 제가 보니까 서울 실내악 스프링축제인데 아직 1회라는 말을 아직 감히 못 붙인 것 같아요. 내년부터는 2회 3회 이렇게 되기를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연세대학교 강동석 교수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 서울 실내악 스프링축제를 하시기 전에 프랑스에서 뮤직알프여름음악캠프라는 걸 두 번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말하자면 전신이라고 들었는데요, 뮤직알프여름음악캠프를 어떻게 해서 하게 됐는지 말씀해 주시죠.

강동석교수 : 두 번 했다는 건 한국에서 두 번 한거구요, 프랑스에서는 올해가 7년째죠.

박인규 : 7년 전부터 강동석 교수님이 주도해서 하신 겁니까?

강동석교수 : 네. 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봐이용과 같이 하게 됐는데 거기엔 캠프 같은 게 원래 있었어요. 저희는 그냥 초대받아서 갔다가 너무 좋아서 좀 더 음악적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해서 파스칼 드봐이용과 제가 같이 맡아서 시작하게 됐죠.

박인규 : 거기라는 곳이?

강동석교수 : 꾸쉐빌입니다. 꾸쉐빌이라고 하면 프랑스에서 제일 유명한 스키리조트에요. 겨울이 시즌이라, 제일 유명하기 때문에 겨울에 귀족들, 대통령 같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인데, 여름에는 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호텔들도 많이 닫고 사람들도 많이 찾지 않는데, 제가 처음 시작해서 몇 년 사이에 프랑스에서 제일 큰 규모의 여름 아카데미가 됐죠, 그래서 학생들 가르치면서 연주하면서 페스티발도 겸해서 하게 됐죠. 거기 또 홀도 좋은 게 있어서, 거기에 카라얀이라든지 유명한 지휘자들이 유럽 청소년 오케스트라들을 데리고 연주여행을 다니면서 연습하고 준비하고 여행을 떠나던 장소에요. 거기서 시작하고 그러다가 한국에도 이런 실내악 페스티벌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래 전부터 꿈꾸고 있었는데 호암 쪽과 연락이 돼서 그럼 뮤직알프란 이름으로 시작해 보자. 그랬던 거죠.

박인규 : 그럼 프랑스에서 하시던 뮤직알프 음악 계속 하시는 겁니까?

강동석교수 : 매년 하고 있죠.

박인규 : 쓸 데 없는 호기심인데요, 뮤직알프는 알프스와 관계가 있나요?

강동석교수 : 그렇습니다.

박인규 : 뮤직알프 이런 걸 7년 째 하고 계시다 보니까 그래서 4월 14일날 한불문화상을 받으신 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강동석교수 : 글쎄요(웃음) 파리에서도 박물관이랑 나폴레옹 무덤 있는 곳 거기에 아름다운 홀이 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거기서 매달 3월에 네 번씩 연주가 있거든요. 뮤직알프가 작년서부터 일본에서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일본에서 뮤직알프 이름으로 올해 두 번째 했죠..

박인규 : 연세대 음악대학교 교수시지만 댁은 프랑스 파리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언제 그쪽으로 정착하신 건가요?

강동석교수 : 꽤 오래됐어요. 80년도 초반쯤이라고 볼 수 있겠죠.

박인규 : 약력을 보면 줄리어드, 커티스, 샌프란시스코 콩쿠르.. 이렇게 주로 미국에서 배우셨는데 어떻게 프랑스로 건너가시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강동석교수 : 제가 13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서 쭉 공부를 하고, 학교 끝나고 국제 콩쿨도 좀 하다가 예후디 메뉴인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프랑스에서 저를 소개해 줘서 연주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프랑스를 자주 오고가고 하다 보니까 파리가 좋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됐습니다. 와이프가 프랑스 사람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때부터 프랑스에 쭉 있게 된 거죠.

박인규 : 예술 하시는 입장에서는 미국보다 프랑스 파리가 훨씬 나은가보죠?

강동석교수 : 분위기가 우선 예술의 도시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파리는.. 미국과 구라파가 다른 게 유럽 쪽은 역시 옛날 문화, 오래된 역사가 있으니까요 미국에선 찾아볼 수 없는 거죠.

박인규 : 문화적 전형이랄까 전통이 있으니까..

강동석교수 : 오래된 전통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한국과 유럽이 더 가까워야 되는데 사실 미국과 가까운 게 좀 이상한 거죠 어떻게 보면. 요 근래 역사 때문에 전쟁 때문에 미국과 가까워진 건데 사실 보면 미국하고 별로 가까워질 이유가.. 불란선 사람들은 한국사람들과 생각하는 게 굉장히 비슷한 데가 많아요. 이해하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훨씬 가까운 친구란 느낌이 들고 그렇거든요.

박인규 : 프랑스 하니까, 이것도 깊이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 윤정희씨가 프랑스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가끔 만나고 그러십니까?

강동석교수 : 네 같은 동네 살아요. 길거리에서 가끔 만나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 서로 바빠서 자주 만나진 못하구요.

박인규 : 이번 실내악축제 개막공연에서 이색이벤트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날이 강동석 교수님 생일이었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강동석교수 : 네.. (웃음)

박인규 : 굉장히 놀라셨겠어요.

강동석교수 : 사실 그런 적이 있었어요. 97년도인가 그 때 김영욱 선생.. 바이올리니스트가 7인 음악회라고 할 적에 생일이라고 해서 몰래 깜짝 놀라게 무대에서 연주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식이었죠. 저는 몰랐는데 혹시 또 그런 짓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했었는데, 저는 그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걸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가서 언제 뭘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죠

박인규 : 그래도 기분 좋으시죠?

강동석교수 : 기분 좋다는 거 보다도, 생각해 주니까 동료들한테 고맙게 여겨지죠

박인규 : 교수님은 8살 때 첫 바이올린 연주회를 하셔서 신동이란 말씀도 들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8살 때 연주회를 했을 정도면 바이올린을 시작하신 건 그보다도 훨씬 먼저였겠네요?

강동석교수 : 네. 5살쯤 시작한 것 같아요.

박인규 : 대개 부모님들이 시키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하겠다 해서 시작한 겁니까?

강동석교수 : 글쎄요. 저희 누나가 피아노를 쳤어요. 저도 처음에 피아노를 좀 치다가 바이올린으로 바꿨어요. 누구나 다 그렇지만 어린애들은 연습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울면서 연습한 적도 있고.... 놀지도 못하고 TV도 잘 못보고 하는 건 힘들었지만, 음악이란 건 열심히 해야 되는 거고, 부모님이 또 음악을 좋아하시니까.. 4형제 중 두 사람이 음악을 하게 됐죠.

박인규 : 13살 때 미국으로 바이올린 유학을 떠나셨는데 13살이면 우리나이로 중학교 들어갈 나이란 말입니다. 음악 하시면서 외롭거나 힘들거나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드시진 않았나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강동석교수 : 그런 건 음악하면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거죠. 힘든 건 무슨 분야나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그 땐 사실 열세 살 때 갔는데 쉽진 않았죠. 저는 어떻게 보면 가족에 비해서는 고생을 안 했고 고생하신 건 저희 부모님이죠. 뒷바라지도 그렇지만 어린애를 보내니까 너무 그것 때문에 마음에 부담이 가신 것도 있고.. 그렇겠지만 저는 처음 가족을 떠나니까 슬프고 그랬지만 도착해서는 새로운 세상에서 좋은 음악을 배울 수 있고 흥미롭고 집중이 돼서 사실 가족을 못봐도 크게 고생을 한 건 아니구요. 그 다음에 한 2년쯤 있다가 누나가 오고 형들이 다 공부하러 왔죠.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제가 16년 후에 처음 한국에 귀국했거든요 29살에. 그런데 그 전에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정말 안타까웠는데.. 다른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요새생활과는 달랐죠.

박인규 : 강동석 교수님보다 약간 연배가 위인 걸로 알고 있는데 한동일 선생님인가요? 그분이 나가실 때는...

강동석교수 : 그땐 또 다른 시대죠. 저만해도 미국 갈 때 한국에서 동경으로 가서 동경에서 시애틀로, 시애틀에서 필라델피아, 필라델피아에 가서 뉴욕으로 갔거든요. 그랬는데 한 선생님 얘기 들어보면 공군 장군비행기로 헬리콥터로 해서 몇일 걸려서 중간 중간에 태평양을 가다가 서서 하루 지내고 또 하루 지내고 그래서 몇일 걸려서 갔나봐요.

박인규 : 강 선생님이 가신지도 40년쯤 됐구요. 요즘도 사실은 옛날에 비하면 고전음악 서양음악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은데, 아직도 이른바 본바닥이라고 하는 유럽이나 미국을 가야 제대로 배울 수가 있나요?

강동석교수 : 글쎄요. 여러분들이 고민하는 게 그건데, 어려서 보내야 된다고 생각해서 가족이랑 떨어지게 되고 그런데, 요샌 그런 가족들도 많죠 경제적 부담이 없으면 그쪽에도 집이 한 채 있고 여기도 있고 해서 생활을 양쪽으로 하는 분들. 그러면 큰 부담은 없겠지만 사실 옛날에는 그게 힘들었잖아요. 한 번 나가면 못 들어오는 걸로.. 그런데 그때만 해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한국의 음악수준은 요새와는 큰 차이가 있었고, 정말 제대로 하려면 외국에 가는 길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미국이나 유럽의 시시한 시골학교 가보면 여기 학교보다 수준이 훨씬 떨어지거든요. 굳이 보내야 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아요.

박인규 : 적어도 기본은 여기서 어느 정도 다듬고..

강동석교수 : 여기서 얼마든지 할 수도 있고.. 점점 대학까지 마치고 대학원 과정이나 박사학위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근데 정말 잘 선택해야 될 것 같아요. 꼭 거길 간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니까 얼마든지 여기서도 좋은 교육받을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저희도 굉장히 경제적으로 많이 여유가 생기면서 부모님이나 본인이나 예술 쪽으로 해보고 싶다는 분들이 옛날보다 많은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는 제대로 된 연주가, 음악가가 되려면 재능이 필요한 건가요 아니면?

강동석교수 : 물론 재능은 있어야죠. 노력도 있어야 되고. 두 가지는 기본이고. 거기에 점점 중요해 지는 게 재능은 썩 뛰어나지 않더라도 비즈니스 쪽을 잘 한다든지 해서 더 좋은 커리어를 가지는 음악가들이 많고. 요새는 참 다른 세상이죠.

박인규 : 강교수께서 처음 바이올린 배우실 때가 70년대죠. 그때 우리나라 연주가들의 수준이랄까요. 세계음악계에서의 위상... 지금은 또 신예들이 많이 나왔으니까요, 그때와 지금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요?

강동석교수 : 40년 전 수준은 외국에 비하면 형편없었죠. 오케스트라 수준도 그렇고 개인적인 악기 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사실 한동일 선생님이 개척자라고 할까 그렇죠. 4,50년 안에 굉장히 발전을 한 건데 일본만 해도 클래식의 역사가 훨씬 깊죠. 그래서 사실 일본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가 있고 깊이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한국은 그런 전통이 좀 짧기 때문에 그만큼 깊이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한국 음악가들이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꽤 많죠.

박인규 : '좋은 예술은 좋은 관객이 만든다, 좋은 문학은 독자가 만든다' 그런 말이 있는데, 국내에 와서 음악축제 같은 걸 많이 해보시면서 우리나라 일반시민들, 클래식애호가들의 수준이라긴 뭐하지만, 어떻습니까? 예전에 비해서 많이 달라졌습니까?

강동석교수 : 서울 같은 데는 아무래도 좋은 음악회 볼 기회도 많으니까 청중수준이라는 건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한 가지 아쉬운 건 외국같이 음악을 사랑해서 정기적으로, 지속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서 시장이 넓어져야 연주자들도 많이 나오고 수준도 높아질 수가 있는 데 그런 게 많이 아쉽죠.

박인규 : 앞으로도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시면서 실내악축제를 하실 것 같은데 강교수님 나름대로 이런 음악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강동석교수 : 실내악이 음악의 제일 기본적인 핵심이랄까 그렇거든요. 한국에선 아직 실내악을 잘 이해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굉장히 재미없고 지루한 걸로 생각하는데 오히려 반대거든요. 오히려 독주회가 좀 단순하고 지루할 순 있어도, 이건 여러 그룹이 있고 훨씬 다양하고 재밌는데 그걸 아직 맛을 모르시기 대문에.. 그래서 그걸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은 게 이런 페스티발을 통해서 실내악이 어떻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거죠.

박인규 : 아직 끝은 안 났지만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성공을 축하드리구요 . 앞으로 매년 풍성한 실내악 축제를 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동석교수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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