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새 정부의 구성이 결국 미국과 영국의 뜻대로 첫 단추를 꿰게 됐다.
이라크 최대 정파인 통합이라크연맹(UIA)이 21일 두 나라가 못마땅해 마지않던 아브라힘 알 자파리 이라크 과도정부 총리 대신 자와드 알 말리키를 차기 총리 후보로 선출했기 때문이다.
시아파 정치블록인 UIA는 이날 7개 내부 정파 지도부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에 대해 "'굿 뉴스'라는 생각이 든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새 정부 구성 작업 급물살 탈 듯**
다와당의 고위 간부인 말리키는 이날 UIA를 이루는 7개 정파 지도자 회의에서 파딜라당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정당의 지지를 받아 총리 후보로 선출됐다.
수니파와 쿠르드족 정파는 UIA가 이날 말리키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혀 22일 열리는 의회 전체회의에서 새 정부의 초대 총리로 공식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15일 총선 후 차기 총리 인선 문제를 둘러싼 정파 간 대립으로 4개월 넘게 표류했던 새 정부 구성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의회는 지난달 16일 개원했지만 각 정파가 총리 선출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그동안 가동되지 못했다.
UIA는 전체 275석 가운데 과반에 못미치는 128석을 확보하고 있어 수니파 와 쿠르드족의 지원을 받지 않고는 총리를 배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간 종파간 갈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니파와 쿠르드족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미국과 영국으로부터도 공개적인 사임 압력을 받아던 자파리 총리는 21일 결국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말리키 역시 자파리 총리와 같은 다와당 소속이고 자파리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향후 갈등의 소지가 잠복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의 새 총리 지명에 대해 "'굿 뉴스'라는 생각이 든다"고 긍정 평가한 뒤 정치적 교착상태를 타개하려는 이라크 내 정파 간의 노력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눈엣가시'인 자파리 총리를 밀어낸 미국이 새 총리가 될 그의 측근에게 완벽한 신뢰를 보낼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UIA와 수니ㆍ쿠르드족 정파들은 또 의전적 성격이 강한 대통령에는 쿠르드족인 잘랄 탈라바니 현 과도정부 대통령을, 부통령으로는 UIA 지도자인 아델 압델 마흐디 현 부통령과 수니파 지도자인 타리크 알-하셰미을 내정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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