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부터 KTX 여승무원 3백여명이 KTX서울본부에서,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 라며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여승무원들은, 이철 철도공사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처우개선, 노사간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철도공사 측은,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이에 따라 노사간의 대립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KTX 여승무원들은 왜 한달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인가, 그 이유를 알아보고, KTX 여승무원들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사회 비정규직의 문제를 짚어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민세원 KTX서울승무지부장입니다. 민세원 지부장은 스튜어디스로 5년간 일했고, 지난 2004년 KTX여승무원에 지원..일해왔습니다.서울KTX승무지부장으로 여승무원들의 파업을 이끌고 있으며, 지난 3월 8일, 해고를 통보 받았고, 현재 수배 중인 신분이라 철도공사 서울본부 안에서만 생활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민세원 지부장님, 안녕하십니까?
민세원 지부장 : 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KTX 여승무원들이 3월 1일부터 농성을 벌이신 거죠?
민세원 지부장 : 파업은 3월 1일부터 하고요. 여기 서울지역사업본부에서의 농성은 26일째입니다.
박인규 : 지금 전체의 여승무원 중 몇 분이 이 농성, 파업에 참여하고 계신 겁니까?
민세원 지부장 : 지금 이 건물 안에서 같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인원은 300여명 정도가 되고요. 처음에 370여명 정도로 시작했다가 한 70명 정도가 지금 퇴사하거나 밖으로 나갔습니다.
박인규 : 300여명이 되시는 여승무원들 모두가 지금 이곳 서울지역본부에서 숙식을 하고 계신 겁니까?
민세원 지부장 : 네. 숙식을 하고 있죠.
박인규 : 상당히 힘드시겠습니다?
민세원 지부장 : 네. 아무래도 여성이다 보니까..찬 바닥에서 자고 하다 보니까 몸에 병이 많아 나네요.
박인규 : 3월 8일에 해고 통보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받았다고 하는데요. 해고 사유는 무엇입니까?
민세원 지부장 : 저희가 작년 9월 30일부터 단체 행동을 했는데요. 3월 8일에는 "복귀하지 않으면.. 그러니까 지금 싸우고 있는 이 농성을 접지 않으면..
박인규 : 업무 복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세원 지부장 : 네.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 이렇게 문자로 통보를 받았고 그 시한이 3월 10일 오후 6시였어요.
박인규 : 그러면 민세원 지부장과 마찬가지로 해고 통보를 받으신 분이 전원 다 입니까? 아니면 일부입니까?
민세원 지부장 : 그때 전체가 모두 문자를 받았는데 이미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70여명 정도가 "3월 10일 오후 6시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너희들 70여명은 해고이고, 나머지는 또 직위해제이다.."이렇게..
박인규 : 그 이후로도 또 직위해제 된 그런 통보는 없었습니까?
민세원 지부장 : 그 이후로는 저희가 최종적으로 받은 통보는요. 3월 14일에 60일 전 해고 협의 통보를 등기와 이메일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복귀하지 않으면 5월 15일자로 전원 해고되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현 상태로 5월 15일까지 가면 전원 해고가 되는..
민세원 지부장 : 네.
박인규 : 사실은 일반 국민들은 여기 KTX 여성승무원들이 왜 농성, 파업을 하고 있는지..제가 처음에 알기로는 제복을 입지 않고 평상복으로 근무를 하겠다..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그렇게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지금 KTX 여승무원들이 파업을 벌이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민세원 지부장 : 위탁 방침을 철회하라는 요구였어요. 저희가 개통할 때 재단법인 홍익회 소속으로 되어 있었고, 그 다음에 2004년도죠? 2005년도에는 또 한국철도유통주식회사에 소속되고, 또 2006년도에는 KTX관광레저로 가라고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박인규 : 철도공사에서 일은 하시지만 지금 소속은 철도공사가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민세원 지부장 : 네. 그래서 철도청에서 저희를 뽑았지만 또 교육도 철도청 시설에서 또 철도청 관리 간부들이 와서 교육도 시켜 주시고 개통 때는 내내 철도청에서 관할을 하셨는데 실질적인 사용주가 홍익회로 되어 있었던 거에요.
박인규 : 단지 소속이 다른 것이 문제입니까? 아니면 이른바 정규직, 비정규직..그것이 더 문제가 되는 겁니까?
민세원 지부장 : 저희는 물론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도 굉장히 컸기 때문에 비정규직도 문제죠. 그런데 남자 승무원은 정규직인데 여자 승무원이라는 이유로 비정규직으로 KTX에서 일할 이유는 없는데 그것도 부당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뼈저리게 느낀 것은 위탁을 줌으로 해서 실질적인 사용주는 철도공사인데 다른 자회사가 그 모든 법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사가 지시하고 모든 것을 관할하고 조정하는데 그 책임은 자회사가 져야 하고 공사는 제 3자로 남는 것이 제대로 인간 대접을 받으면서 일할 수 없는 여건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박인규 : 실질적으로 철도공사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자회사의 위탁 소속이 되어 있고 그 다음에 근무형태도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 계약직이라는 것이 싫다? 따라서 철도공사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게 해 달라, 그런 요구입니까?
민세원 지부장 : 그것이 맞다는 것이죠.
박인규 :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 2004년도에 KTX 여승무원이 입사를 하실 때 일년 계약직이라는 것을 알고 들어온 것이 아니냐? 이렇게도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민세원 지부장 : 네. 분명히 채용할 때 인터넷 채용공고에 '1년 계약직, 재단법인 홍익회 소속' 이렇게 명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명시가 되어 있었지만 KTX가 지금 이철 사장님이 주장하고 계획하시듯이 북한을 통해서 유럽까지 갈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몇 십년, 몇 백년에 걸쳐서 뻗어 나갈 사업인데 그 안에서 승무원이 일을 할 수 있다면 남성 승무원이 정년이 될 때가지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여성 승무원도 당연히 정년이 될 때까지 일할 수 있게 보장받아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고 정말 생리휴가를 받아야 하고, 또 출산휴가도 주어야 하고, 아줌마가 될 때까지 다니면 보기 흉하다는 이유로 일 년 단위로 소모품으로 쓰겠다고 하는지는 몰랐어요. 처음에 인턴 개념처럼 일년 동안 계약직으로 일을 하더라도 당연히 나중에 인정을 받고 시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어서 KTX와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계속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포부와 기대를 갖고 입사를 했지..KTX 여승무원인 이상 죽을 때까지 비정규직일 수밖에 없다..이렇게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입사했을 때 교육부터 입사설명회부터 임명장 수료식 때 끊임없이 너희들은 일년 뒤에는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희망을 주셨죠.
박인규 : 그렇다면 지금 말씀하신 중에 자회사의 비정규직으로 입사를 했지만 철도공사에 계신 분들이 여승무원들이 열심히 일하면 아니면 그것을 떠나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말씀이십니까?
민세원 지부장 : 저희 교육을 할 때 홍익회에게 급하게 여승무원 사업을 위탁을 주면서 홍익회에서는 여승무원을 교육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철도청에서 관리 간부들이 와서 저희들을 교육시켜 주셨거든요. 그때 말씀이 정부에서 운영하는 철도청에서 뽑으니까 일단은 계약직으로 뽑았지만 공사화가 되면서 정규직이 될 것이다..이렇게 말씀을 하셨고 또 홍익회 사장이나 이사장이나 승무본부장이나 '당연히 너희들은 정년이 보장이 되는 것이지..어떻게 너희들이 계속 계약직일수 있겠느냐..' 라고 말씀하셨죠.
박인규 :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까 공사화가 되면서 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구두의 약속을 했다는 말씀을 하셨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공사화가 작년에 됐는데 작년에는 왜 그런 요구를 못하셨습니까?
민세원 지부장 : 작년에 저희는 당연히 2005년도가 되기 전에 솔직히 2004년 개통 때부터 일을 하면서 이런 조직에서 일할 수 없다..너무 말도 안 되는 운영을 한다는 것을..특히 저는 제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굉장히 컸고요. 공사화가 되면 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버텼거든요. 2004년도에도요. 그런데 2005년도가 됐을 때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오히려 재단법인 홍익회가 주식회사 철도유통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공사의 자회사가 되고 저희는 계속 그 회사에 소속이 되는 그런 형태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저희가 원하는 바나 권리 주장이나 처음 초기에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래서 2005년도가 되어서 노조를 만들게 됐어요.
박인규 : 일반적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여러 가지 근무조건이나 보수가 안 좋다고들 알고 있는데요. 지금 자회사의 비정규직으로 일함으로써 현실적인 불이익이 어떤 것입니까?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시죠?
민세원 지부장 : 비정규직의 차별과 하청업체의 차별..두 가지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요. 비정규직의 차별이라고 하면 병가도 정규직은 일주일 이상이 되어야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되지..나머지는 구두로 신청만 하면 쉴 수 있고, 또 월급에서 공제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비정규직은 단 하루를 아파서 병가를 내도 의사소견서나 진단서를 첨부해야 하고 또 하루치 일당이 공제가 되요. 그것은 아파도 아프지 말라는 것과 병가를 내지 말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병가를 내면 근평도 안 좋아져서 재계약을 할 수 없는 그런 위치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비정규직은 아파서도 안 되고..
박인규 : 보수는 만족할 만 하십니까? 현재의 수준에서..
민세원 지부장 : 보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치고는 우리나라 현실 속에서 보통 평균적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보다는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공사에서 위탁사업자에게 승무원 1인당 248만5천원이라는 돈을 주고 그 중에서 70%를 승무원의 급여로 주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여승무원에게 그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중간에서 착취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저희가 그 문제성을 지금 주장하고 있는 거죠.
박인규 : 지금 철도공사에서는 어떤 태도의 변화가 있습니까?
민세원 지부장 : 지금까지 솔직히 여기 서울지역본부를 건물 안에 들어와서 지낸 이유가 저희가 공사 정규직화를 시켜 달라고 이곳에 들어온 것이 아니고 단순히 이철 사장과 공사 경영진과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다..제발 만나 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26일이 지나도록 한 번의 대화나, 한 번의 만남도 있지 않았고, 계속해서 무시하고 계시고요. 그런데 어제 저희가 서울역이나 역사 내에 선전을 하기 위해 다닙니다. 그래서 여성 조합원 열 몇 명들이 선전전을 하기 위해서 서울역에 나갔다가 이철 사장님과 정면으로 마주쳤어요. 그래서 조합원들이 용기를 내서 "사장님, 왜 저희들을 만나 주시지 않습니까? 저희 26일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이곳에 있는 지금 이런 형식의 이런 모든 투쟁을 접고 그리고 호전적이지 않은..그런 태도로 하겠다는 각서를 써주면 만나주겠다.."고 이렇게 말씀 하셨다고 해요.
박인규 : 지금 이철 사장과의 면담을 말씀하시면서 반드시 정규직화라기 보다는 이철 사장과의 면담을 우선 요구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어떻습니까? 정규직화라는 것이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양보입니까? 아니면 그 사이에 어떤 절충이 가능하다면 그런 측면에서 이철 사장과 대화를 할 용의가 있는 겁니까?
민세원 지부장 : 그러니까 공사가 여자라는 이유로 정규직이 될 수 없다, 포기해라..라고 하는 것이 너무도 부당하기 때문에 공사 정규직은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사 쪽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부의 핑계를 많이 대세요. 정부에서 안 된다고 한다, 정부에서 정규직 T.O를 주지 않기 때문에 너희들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이렇게 말씀하시고 그것이 현실이라면 공사 사장이, 공사 경영진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그러면 해 달라는 것이고요. 그것은 적어도 위탁 방침을 철회하고 직접 써서 계약직으로 전환은 지금 당장도 공사 경영진이, 이철 사장님이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거죠. 그래서 일단은 직접고용계약직으로라도 즉시 전환을 하고 그것을 장기적인 정규직화를 위해서라도 애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죠.
박인규 : 우선은 소속을 철도공사로 하고..?
민세원 지부장 : 그렇죠. 정부가 안 된다고 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박인규 : 철도 노조도 파업을 했다가 어제 타결이 됐습니다. 여승무원 노조도 철도노조의 말하자면 산하 조직이죠?
민세원 지부장 : 지금 산하 지부로 지금 되어 있죠. 정확하게..
박인규 : 그렇다면 어제 타결에서는 여승무원 문제는 해결이 안 된 겁니까?
민세원 지부장 : 어제 합의안에는 KTX 여승무원 안건이 빠져 있었습니다.
박인규 : 그럼 철도 노조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민세원 지부장 : 처음에 3월 1일 총파업 전에 정기단협 안에 KTX와 새마을 여승무원 공사 정규직화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같이 총파업도 돌입을 하고 계속 싸워왔으나 지금 저희가 계속 남아서 투쟁할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공사 측에서 얘기하는 것이 먼저 복귀하고 나중에 노사정 위원회에 넘겨 보자는 안을 냈다고 해요.
박인규 : 공사 측에서 일단은 업무 복귀를 하고 노사정에 가서 얘기하자..?
민세원 지부장 : 네. 공사 측에서 없다..그래서 저희가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는 그런 저급한 안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 안을 받아 들일 수 없다..그래서 저희의 안이 빠져 있습니다. 나머지 안만 타결을 보고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앞으로 여승무원 지부에 활동에 대해서 철도노조는 계속 지원을 한다는 방침인가요?
민세원 지부장 : 네. 그럼요. 지금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시고 투쟁기금이나 아니면 인력 면에서도 여러 면에서 지지하고 계시고요. 저희의 싸움이 정당하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지원을 한다고 지금 결의를 하고 계십니다.
박인규 : 수긍하시지는 않겠지만 아주 힘들게 싸우는 것에 비해서는 일반 국민들이 여승무원 문제가무엇인지는 잘 아직은 모르는 것 같아요? 언론 때문인가요?
민세원 지부장 : 아니요. 언론에서는 제가 지금까지 겪어본 바에 의하면 굉장히 바른 보도를 사실성 있는 보도를 자주 해 주셨다고 봅니다. 그리고 시민단체나 참여연대나 민변이나, 여성단체나 모두 저희 입장에서 성명서를 내고, 의견서를 내고 저희가 맞다고 얘기를 하고 계시고 입장을 밝히셨기 때문에 저희는 여론이 굉장히 저희를 지지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고, 단지 국민이 모르시는 것은 저희가 여기 KTX 승무원이 되기 전에 계약직이라는 비정규직 현실이라던가, 위탁이 무엇인지도 몰랐다는..모르기 때문에 무관심하고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박인규 : 5월 15일까지 업무복귀를 하지 않으면 모두 해고라는 통지를 받으셨다고 하셨는데요. 어떻습니까? 지금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달 반 이상을 하셔야 하는 건지, 무언가 대화를 모색해야 하는데 대화를 위한 어떤 나름대로의..물론 양쪽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민세원 지부장 : 그래서 저희가 보면 26일째 여기서 업무 방해를 하지 않으면서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그러니까 저희를 거들떠도 보지 않기 때문에 저희를 봐 달라고 얼굴에다 대고 얼굴을 들이대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KTX 여승무원 존재 자체를 자꾸 도외시하고 외면하시기 때문에 저희의 존재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
박인규 : 관심을 가져 달라..?
민세원 지부장 : 네. 그렇게 주장하고 있고 적어도 대화를 한다면 공사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 한에서 분명히 해결 될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박인규 : 이 자리를 빌어서 혹시 이철 사장님이 들으실지도 모르니까 여승무원 지부장 입장에서 한 말씀 해 주시죠?
민세원 지부장 : 네. 저희 여승무원들..300여명이 지금 남아 있는데요. 정말 몸도 마음도 병들고요. 그리고 집안의 부모님의 걱정이나, 또 집안의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고통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장님이나 공사 경영진과 한 번 만나 얘기해 보고 싶어서 26일째 버티고 있고요. 저희가 바라는 것은 공사가 법적으로 저희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이유만 댈 것이 아니라 책임을 가지고 저희와 대화를 해 주십사..라고 바라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허용하지 않는 선이 있다면 공사 사장님이 허용하실 수 있는 선에서라도 해결을 해 주시도록 그런 마음을 여시고 그런 의지를 보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일단은 노사 양측이 요구 조건이랄지, 이런 것을 제쳐놓고 허심탄회하게 한 번 얘기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네요.
민세원 지부장 : 네.
박인규 : 지금부터는 승무원들이 어떤 일을 하시면서 무엇을 느끼셨는지 그런 말씀을 여쭤볼까 합니다. 민세원 지부장께서는 항공기 스튜어디스로 5년간 일을 해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꼭 이 일이 급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항공기가 열차보다는 고급이 아니냐..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하시다가 스튜어디스를 하시다가 KTX 여승무원을 지원하시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민세원 지부장 : 제가 5년을 일하다가 사실 그 일이 상당히 육체적으로 힘든 노동이어서 몸이 많이 아팠어요. 그래서 일단은 몸이 중요한 것 같다..해서 그때 그만두고 집에서 쉬면서 병을 고치고 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른 CS교육이나 교육강사로서 활동을 하고 싶어서 그쪽으로 노력을 하다가 저도 이 채용공고를 봤을 때 저의 승무경력을 살려서 여기서 교육을 하거나 이바지하고 성장할 수 있겠다..해서 철도청 정규직이 될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입사를 지원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여승무원들 중에서는 상당히 언니뻘이 되겠네요?
민세원 지부장 : 네. 어떻게 공교롭게도 그 당시 경력직을 많이 지원을 받으셨는데 저 혼자 남고, 모두 신규채용 한 승무원들이어서 저 혼자 나이도 많고, 저 혼자 경력직이고..지금 그렇습니다.
박인규 : 그러면 같이 동료일수도 있고, 후배일수도 있는데 지금 여승무원 370명은 대개 들어 오셨을 때는 어떤 생각으로 들어오신 건지..그분들도 대개 그럼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면, 혹은 일년이 지나면, 공사가 되면 정규직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신 겁니까?
민세원 지부장 : 네. 안타깝게도 그것이 현재 대학을 졸업한 아니면 사회경험이 있는 저까지도 우리나라 현실을 그 정도밖에 인식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더라고요. 비정규직 문제나 비정규직 현실이 사용자가 일년 계약직으로 뽑을 때 저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 현재의 수준이라는 것을 많이 개탄을 했습니다.
박인규 : 스튜어디스로 일하실 때는 정규직이었습니까?
민세원 지부장 : 네. 당연하죠.
박인규 : 얼마나 많이 다릅니까?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비교하면..
민세원 지부장 : 인간으로 일하면서 살 수 있느냐와 인간 이하로 대접 받느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정말..아파도 병가를 내면 근평이 좋지 않아서 다음 계약이 안 될 수도 있고 또 주 휴일에..6일을 일하고 하루 쉬는 주 휴일에 설날이나 명절에 특히 많이 그랬는데요. 한복을 입고 나와서 6~7시간씩 역에 서서 인사를 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근무이거든요. 6일을 일하고 하루는 쉬어야 하는데 쉬는 날 나오게 해서 일을 시키면서도..
박인규 : 예를 들면 그렇게 일을 하면 연장 근무 수당을 주거나 하지 않습니까?
민세원 지부장 : 주어야 하죠. 그런데 주지 않았습니다. 2500원짜리 밥을 사서 먹이고 "잘 했어, 수고했어"라고 하면서 돌려 보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근로기준법이나 노동법에 인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 된지는 집을 수 없으나 부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몇 명이 "이건, 부당한 게 아닙니까?" 라고 건의 했더니 "그럼, 당신의 근평을 깎겠다.." 이렇게 얘기했고 그래서 모든 승무원이 싫어도 부당한 것 같으나 모두 그렇게 근무를 해 왔어요. 정규직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리고 정규직은 실제 일한 시간만큼 인정을 받고 급여를 받습니다. 그런데 저희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아요. 일괄적으로 다 똑같이 받고, 근무시간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고, 복지부터 해서 근무여건, 급여, 하나에서 열까지 똑같이 정규직과 일하는데 정규직보다 덜 일한 것으로 급여 계산이 되고 하나에서 열까지 너무 많은 차별이 있더라고요.
박인규 : 그 KTX 여승무원들이 노동조합을 만든 것은 말하자면 그런 비정규직으로서의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만든 것입니까?
민세원 지부장 : 네. 개통 때 입사 때 약속했던 것처럼 공사화가 되면서 정규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버텼는데 2005년이 됐어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 여건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것을 우리가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는 건지..우리는 정말 KTX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입사를 했고요. 특히 1기 같은 경우에는 그 프라이드가 더 많습니다. 정말 자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가 제대로 승무원으로서 인정 받고 일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했을 때 법전을 찾아보고 노무사, 변호사를 찾아 다니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웠어요. 그래서 노조를 결성해야 하고..그래서 결성하게 된 거죠. 조직을 만들게 된 거죠.
박인규 : 젊은 여성들이 한달 가까이를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이곳에서 숙식을 하시면 상당히 어려움이 많을 거 같은데요. 우선은 다른 것보다도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하실 거 같아요?
민세원 지부장 : 네. 그 부분이 지금은 굉장히 힘든 것 같습니다. 특히나 밖에서는 언론보도만 많이 접하시기 때문에 언론에 많이 휘둘리시는 것 같고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요. 끊임없이 여기 있는 친구들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되고 지금 상황은 어떻고, 저희는 잘 지냅니다. 저희는 지금 이것을 꼭 해야만 하기 때문에 해야 합니다. 이해해 주세요." 계속 그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한달 가까이가 됐기 때문에 혹시 날씨도 최근까지 추운 편이었고 건강에 좀 문제가 있는 분은 안 계세요?
민세원 지부장 : 그 부분에 너무 마음이 아팠던 것이 이곳에 3월 9일에 들어왔거든요. 그때만 해도 난방과 온수가 됐었습니다. 그래서 그래도 좁지만, 바닥은 차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생활은 할 수 있었는데요. 3월 15일 이후에 난방과 온수가 모두 차단이 되면서 지금 너무 차가운 물로 씻고요. 철도공사가 원래 3월 15일이 되면 안 쓴데요. 그 이후에도 낮에 직원들이 있을 때는 온수가 나오다가 직원들의 업무시간이 끝나면 온수를 끊고 이런 식이었다가 지금은 아예 온수가 나오지 않습니다. 저희가 이곳 지역본부 본부장님께 배려해 달라고..저희 여승무원들이 이곳에 있지만 업무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러고 있고 인권 차원에서 온수만은 좀 틀어주면 안되겠느냐..부탁을 수십 차례 드렸으나, 또 민노당 의원님을 통해서도 부탁을 드렸으나, 지금 전혀 요지부동이신 거 같아요.
박인규 : 개인적인 얘기이지만 저는 89년 말에 신문사에서 해직이 되어서 두 달 동안 저도 먹고 자고 했습니다. 그때는 다섯 명이었죠.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후배들, 동료들과 한달 가까이 동숙을 하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또는 우리 사회에 대해서 '이런 것은 처음 알았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할 거 같아요?
민세원 지부장 : 지부장인 제가 볼 때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나이도 어리고, 순수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정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 건데도 사회 구조가 비정규직인 이상 계속 비정규직으로 있어야 한다..모두 명시하고 뽑았는데 왜 이제 와서 다른 소리냐..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실 때마다 가슴에 대못이 박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가 임금 체불이 된 것이 있어서 노동부에 진정을 넣고, 노동부에서도 임금 체불이라고 인정을 하고 검찰에 넘겼는데요. 그저께 확인했는데 검찰에서 다시 노동부로 내려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것이 법으로는 분명이 임금 체불이 인정이 되나 법원에서 판결은 정책적으로 한다는 거죠. 법조문대로 해석해서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지금은 여승무원의 임금 체불을 인정하면 파장이 어떻게, 어떻게 되고 여당의 입장이 어떻고, 공사의 입장이 어떠해서 곤란하니까 다시 내려 보낸 것이거든요. 그런 것을 보고 느끼면서 법에 따라서 저희는 준법만 하고 저희가 열심히만 살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배워왔고 그렇게 인지하고 살아왔는데 현실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면서 우리도 꼬박꼬박 세금을 내던 국민이었고 열심히 살아 왔는데 무엇 하나도 인정받지 못하고 계속 이런 식으로 뭐든지 탄압의 대상이 되는 이런 현실이 정말 많이 슬프고 이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회의가 많이 느껴질 정도에요.
박인규 : 어쨌든 5월 15일 이전에 무언가 원만한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데요. 민세원 지부장께서는 어떻게 보면, 민세원 지부장의 판단이나 대응이 이 300여명의 동료들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테고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이 파업을 끌고 갈 것인지..아까도 물론 말씀하셨지만 마지막 마무리로 철도공사 측이나 국민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죠?
민세원 지부장 : 제가 지부장으로서 설명해 주고 다독거려 주면서 이끌어 오고는 있지만 투쟁에 대한 모든 선택은 저희 조합원의 의견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 조합원이 중요한 것 같고요. 철도공사는 여승무원들을 단지 위탁된 비정규직 노동자로만 치부하시지 마시고 정말 이 나라의 딸로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에 정규직 일자리가 없어서 비정규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 현실에 내몰린 그런 하나의 국민으로서 정부나 철도공사가 다시 한번 생각하셔서 어떻게 하면 국민의 일원인 이 사람들을 인간답게 살게 해 줄 것인가를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국민 여러분은 우리나라 비정규직이나, 위탁이나,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가 과연 어느 수준까지 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비정규직이 어떤지, 또 위탁이 무엇인지..그런 어떤 사회 문제에 대해서 좀더 관심을 많이 갖고 좀 공부를 해서 알아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박인규 : 사실 KTX라는 것은 우리나라 교통문화의 어떤 선진성을 알리는 아주 좋은 교통체계인데요. 실제로 운영체계도 선진체계가 됐으면 좋겠고 무엇보다도 철도공사 측이나 또 승무지부 측이나 무언가 서로 양보하면서 원만한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민세원 지부장 : 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에서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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