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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전 경찰청장 "나의 사퇴는 소가 웃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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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전 경찰청장 "나의 사퇴는 소가 웃을 일"

농민단체 "반성은 하지 않고…도덕성 결핍 증세"

"시위 도중 숨진 농민들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과 70대 노인이었고, 과거 이한열 사건처럼 경찰의 명백한 과실로 사망한 것도 아니다. 이런 일로 경찰청장이 물러난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지난해 농민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으로 고 전용철, 홍준표 농민이 사망한 사건으로 인해 사퇴한 허준영 경찰청장이 4월호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기본적인 도덕성 결핍"**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이 인터뷰에서 경찰의 시위진압 도중 농민이 사망한 사건으로 자신이 물러난 것에 대해 "소가 웃을 일"이라며 "어처구니 없는 일로 그만두게 된 것은 그릇된 정치가 공권력을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하거나 내가 물러날 일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국농민회총연맹 최재관 정책위원장은 "쌀개방으로 생존의 위협을 느껴 살기 위해 시위에 나선 농민들을 경찰의 폭력으로 죽게끔 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일말의 반성도 없이 저렇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도덕성 결핍이라고 본다"며 "사람으로서 얼굴이 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마디 반성 없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야 말로 소가 웃을 일"**

이와 함께 허 전 청장은 "(내가)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고 들었다. 임기제 청장을 내쫓는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고 싶다"며 정계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언제든지 준비가 돼 있고 여건이 되면 5.31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갈 수 있지만 경찰청장을 내친 열린우리당 간판은 절대 아니다"며 "한나라당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고 주변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농 최재관 정책위원장은 "혹시 출마한다면 반드시 떨어지도록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농민들에게 그런 아픔을 주고 우리 사회 전체에 공권력 남용으로 인한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전에는 장례비를 경찰이 대주면 협상이 됐는데…"**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이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모 수석이 '민노당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사퇴를 종용했다"며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막대한 부담을 느낀다니 공무원으로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 자리에서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퇴는 농민 사망사건에 대한 사과를 하거나 책임을 지는 차원이 아니라 정치논리에 따른 것이었다는 것이다.

허 전 경찰청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사과성명에서 '청장의 거취는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한 것이 섭섭했다"며 "그러나 이는 대통령의 뜻이기보다 참모진 의견이고 옆에서 보좌를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권에 대해 "평생 경찰을 적으로 여겨온 사람들"이라고 규정하면서 "시위대가 숨질 경우 장례비용이 가장 큰 쟁점인데, 예전에는 '장례비를 경찰이 대주는 조건으로 처벌은 서장 선에서 끝내자'고 하면 협상이 됐으나 요즘에는 운동권이 청와대와 바로 통해 그런 것이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 전 청장은 "(내가) 퇴임사에서 '새해에는 목소리 큰 사람이 국민의 고막을 찢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운동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그만둔 사람 얘기에 일일이 코멘트할 이유가 없다"며 "(허 전 청장이) 그만 둘 당시에 다 밝혀졌던 일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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