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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문화적·공적 가치 빼앗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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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문화적·공적 가치 빼앗길 수 없다"

'한미FTA 저지 시청각·미디어 분야 공동대책위' 출범

문화연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9개 시청각·미디어 관련 단체들이 8일 '한미 FTA 저지 시청각·미디어 분야 공동대책위원회(미디어 공대위)'를 결성했다.

미디어 공대위는 한미 FTA가 시청각·미디어 분야에 일으킬 문화적, 사업적 파장에 대해 관련 단체들이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조직이다.

***"한미 FTA는 방송 공영성 붕괴와 민주주의 위기 낳을 것"**

(사진1)

미디어 공대위 참여 단체들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FTA는 '새로운 병술늑약'"이라며 "영화와 함께 방송 등 시청각·미디어 분야를 지켜내는 일은 문화의 다양성, 매체의 공익성, 사회의 민주화를 보호하는 일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한미 FTA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이들은 "스크린쿼터는 결코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스크린쿼터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곧 FTA 협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통신과 방송 등 시청각 서비스의 '완전 자유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의회에 통보한 소위 협상통보문에도 이미 통신서비스를 최대 관심 과제로 제시해둔 상태"라며 "영화와 방송, 통신과 방송의 밀접한 연관성을 고려할 때 영화와 통신 시장을 열어젖히는 일은 자연스레 방송의 빗장 풀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스크린쿼터의 축소로 인해 국산 영화,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방송 콘텐츠의 편성비율 고시가 도미노 식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한국방송광고공사와 같이 방송의 공영성 담보에 중요한 공적기관들이 치명적으로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공영방송 체제가 붕괴한 자리에 자생적인 시청각 문화가 싹틀 수 없으며 이것은 공적 영역의 위축과 민주주의 위기의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시청각·미디어 부문의 노동자들에게는 고용불안과 비정규직 양산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렇듯 한미 FTA는 현장 시청각·미디어 노동자들에게 삶의 위기를 가져오고, 공적체제의 위기를 가져오며, 건강한 방송문화와 궁극적으로 민주적 사회 자체에 위기를 초래할 엄청난 문화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시청각·미디어 분야 FTA 반드시 저지하겠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스크린쿼터 축소는 방송·통신시장 개방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의료·교육을 포함한 모든 공공서비스 분야의 개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규찬 문화연대 매체문화위원장은 "정부는 FTA에 반대하는 이들을 일부의 저항세력으로 보고 있다"며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진정 저항세력으로서 먼저 준비하고 대응해 시청각 부문의 FTA를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신학림 위원장도 "시청각·미디어 시장 개방을 막기 위해 방송사 PD 등 현업 종사자들은 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정진영 씨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감독인 김경형 감독조합 대책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2)

정진영 씨는 "어제 스크린쿼터 축소 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으로써 형식적으로는 스크린쿼터가 축소되었지만, 한미 FTA가 남아 있는 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저녁 9시 뉴스가 미국의 입장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의 싸움은 할리우드와 전세계 영화인들 사이의 싸움을 대신하는 대리전이며 한국 내 전 분야로 진출하려는 미국과 한국 민중 간 싸움의 전초전"이라며 "한미 FTA를 막기 위해 연대하자"고 호소했다.

앞으로 미디어 공대위는 이미 구성된 각 분야 한미 FTA 반대 대책위들과 연대하는 한편, 토론회와 정책포럼을 열고 한미 FTA 관련 신문·방송 등의 보도를 모니터링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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