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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강하고 틀린것이 약하고 옳은것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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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선거, 강하고 틀린것이 약하고 옳은것을 이긴다"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02/28]정치 컨설던트 그룹 MIN 박성민 대표

5월 지방선거도 코 앞으로 다가왔고, 내년 말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바야흐로 또다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된 거죠.아마, 수많은 정치 지망생들이 대중에게 선택되기를 기대하며 정치판을 기웃거리고 있을 텐데요.그런데 참.. 정치란 알 수 없는 것이여서,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4년 11개월간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이회창 후보는 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손을 들고 말았으며, 미국의 앨 고어는 TV 토론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선거에서는 진 걸까요? 이런 의문들을 제기해 보면, 대체, 정치 게임에는 어떤 룰이 있는 건지 궁금해 집니다.

집중인터뷰 오늘은, 대중이 지배하는 시대에, 정치게임에서 승리하는 조건들은 무엇인가..정치컨설턴팅 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로부터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 대표입니다.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 대표는(42세),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약 15년 동안 크고 작은 선거에 참여했고, 선거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왔습니다.지난 91년부터 정치컨설팅 그룹 〈민의 대표로 일하면서, 정치라는 무대 뒤에서 정치인을 만드는 컨설팅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박성민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박성민 대표 : 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정치컨설턴트라는 것이 우리나라에는 아직은 생소한 것 같아요? 어떤 선거 홍보를 한다던가, 선거 전략을 세운다던가, 이런 말들은 있지만 정치컨설턴트 어떤 겁니까?

박성민 대표 : 네. 미국에서는 보편화 되어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그 동안에는 주로 홍보를 중심으로 정치광고라고 이렇게 되어 있었죠. 그런데 이것이 미국에서도 그렇습니다만, 1인당 GDP가 올라가고 그러면 정치인들이 사실 대중에게 자기를 PR하지 않으면 좀 알리기 어려운 단계로 갑니다. 예전에는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정치인들도 지금 국회의원들..사실 이름을 대도 잘 모르는 정치인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분들을 조금은 어떤 이슈를 제기하는 것이 좋은지, 대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좋은지, 이런 것을 조언하는 사람들이 정치컨설턴트들입니다.

박인규 : 정치인을 마케팅하는 직업이다.. 이렇게 봐도 됩니까?

박성민 대표 : 네. 그렇게 봐도 됩니다.

박인규 : 그런데 어떻게 정치컨설턴트라는 일을 하시기로 마음을 먹으셨어요?

박성민 대표 : 네. 처음부터 이 생각을 한 것은 아니고요. 그리고 제가 사실 91년도부터 이 일을 했다고 되어 있지만 제가 회사를 그때부터 했다는 것이지 실제로 91년도부터 제가 정치컨설턴트를 할 실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도 사실은 정치컨설팅을 할만한 실력이 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지향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사실은 정치인들에게 10% 정도 컨설팅하면 아직까지는 90% 정도는 제가 컨설팅을 받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직은 배우시는 중이다?

박성민 대표 : 네.

박인규 : 87년 민주화가 되면서부터 정치라는 게임이 상당히 복잡해지고 어떤 정치공학이라고 할까요, 선거에서의 기술..이런 것들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되어 가고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그런 측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에, '선거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선수끼리.. 선수라는 것은 정치인이죠. 선수끼리 무대에 올라가서 부분적으로 국민을 서로 속이는 게임이다.' 이렇게 어떻게 보면 상당히 적나라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것이 맞는 얘기입니까?

박성민 대표 : (웃음) 그런 얘기는 저 같은 컨설턴트들이 해도 '야, 그거 너무 심하게 말하는 게 아니냐..'이럴 수 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의 단점이자, 장점이 그런 것이죠. 솔직하게 얘기하는 거죠. 둘러서 얘기하지 않고.. 또 그런 부분에서 누구보다 아주 뛰어난 분이고.. 사실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라는 문제만 빼고 나면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사실적인 얘기를 한 것이다..사실 현실이 그렇다라는 얘기를 한 것이죠. 그것은 그래서 그 얘기를 대통령께서 하셨으니 제가 논평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고요. 저도 그런 측면은 사실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정치컨설턴트의 입장에서 보자면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요즘 시대에 선거의 본질이라고 할까요, 이것을 상당히 꿰뚫어 보시고 있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박성민 대표 :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중이 실제로 어떤 말을 하든지 간에 실제로 어떻게 움직인다..라고 하는 이 대중의 심리, 그 다음에 선거의 본질,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비판하는 분들은.. 대통령이..

박인규 : 지금까지 생각해온 대통령상과는 다르죠. 사실은..세상에 대해서 고상하다고 할까요? 그런 말씀을 해 주시기를 원하는데 상당히 현실적인 말씀을 해 주셨으니까요. 그런데 최근에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 라는 상당히 도발적인 내용의 책을 내셨는데요. 말하자면 정치게임에서 승리하는 법칙이라고 해서 20가지를 제시하셨던데요. 그 중에 보면 우선 선거라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게임이다..저는 정치를 잘 몰라서 그런지 굉장히 복잡한 게임인 거 같은데요. 왜 단순합니까? 정치선거가?

박성민 대표 : 네. 선거가 이 세상에서 가장 단순하겠습니까만 단순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선거를 치르는 주체인 정치인들이, 후보들이 선거는 공약도 준비해야 한다, 조직도 준비해야 한다, 홍보도 해야 한다, 자금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실제로 선거에서 자기가 얻는 득표는 그런 것과 거의 상관없이 결정이 됩니다. 사실 선거는 정당에 대한 지지, 그 다음에 구도, 투표율, 이런 것으로 거의 결정이 나는데 정당 지지도를 개인이 별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빼고는요. 그 다음에 구도, 예를 들면 97년도에 신한국당에서 이인제씨가 떨어져 나와서 또 출마를 한다던가, 국민신당으로..이런 것을 개인이 만들어내기 어렵지 않습니까? 투표율이 낮으면 한나라당에게 유리하고, 높으면 열린우리당에게 유리한데 그런 것도 후보 개인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이 사실 아니어서 정당이나 구도나 투표율로 결정되는 투표에 후보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이라는 것이 극히 제한되었다는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 후보가 되는 경선까지가 어렵지 후보가 되고 나면 선거기간 15일 동안 집에서 아마 주무시다가 나와도 아마 득표를 더 할 수도 있습니다. 선거운동 열심히 하는 것보다..

박인규 : 상당히 도발적으로 말씀하시네요? 그렇다면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겁니까?

박성민 대표 : 그렇지는 않죠. 있죠. 아까도 저의 책 제목을 말씀하셨는데요.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이렇게 책 제목을 써 놓으니까 또 많은 분들의 서평을 읽어보니 그래도 결론은 '옳은 것이 강한 것을 이겼으면 좋겠다..' 모두 이렇게 결론을 내렸는데요. 옳은 것이 꼭 진다고 얘기한 것은 아닙니다. 강한 것과 옳은 것은 대립적인 것은 아니잖아요? 정확하게 표현하면 강하고 틀린 것이 약하고 옳은 것을 이긴다는 이런 겁니다. 강하고 옳으면 더 좋은 거죠. 강함에 방점을 찍으려고 이런 제목을 달아 놓은 거고요. 후보가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 선거란 것은 굉장히 단순한 게임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말하고, 단순하게 행동하는 것이 선거에서 승리하는데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래서 선거 캠페인에서 제가 1번으로 말씀 드리는 컨설팅은 단순한 메시지를 반복하라는 것입니다. 간단합니다. 세가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쉬워야 한다, 단순해야 한다, 반복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YS와 DJ를 우리가 많이 비교하지 않습니까? 똑 같은 조건에서 YS와 DJ가 선거를 한다고 하면 저는 YS가 이길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YS는 굉장히 정치나 선거를 단순하게 풀어나가는 스타일이고, DJ는 상대적으로 복잡하게 풀어나가는 스타일입니다.

박인규 : 본격적인 얘기에 들어가기 앞서서요. 최근의 어떤 선거에 대해서 '정치인의 시대는 가고, 대중이 지배하는 시대가 왔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박성민 대표 :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나 고이즈미 총리나, 부시 대통령이나, 이런 분들의 지지도가 낮은데요. 그리고 또 뭐라고 비판을 받고 있는가 하면, 지금 지도자들이 예전의 지도자들에 비해서 품위도 없고, 말도 함부로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큰일 났다, 이대로 가면 나라가 큰일이다, 그런데 어느 나라도 정치적 리더십 때문에 나라가 크게 흔들린 나라가 생각보다 없습니다. 그럼 이런 일은 정치인의 위기인데 어디로부터 왔는가 하면, 첫번째는 지금이 정치의 시대가 아니라 경제의 시대라는 겁니다. 더 이상 영웅과 전설과 신화가 정치에서 나오지 않고 경제와 문화와 스포츠에서.. 박지성선수.. 이런 사람들이 지금은 영웅인 거죠 이제는.. 두 번째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이 정치인의 시대가 아니고 대중의 시대라는 것입니다. 그 전에는 정치인들이 학력이나, 경력이나,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이나, 정보력에서 대중들보다 월등할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정보력에서요.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정치인들과 악수하고 사진 찍는 것이 큰 영광인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것이 완전히 바꿨습니다. 그래서 대중들이 정치인들보다 학력이나, 경력이나, 사회적 지위나, 무엇보다 정보력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피터 드러커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지금 시대는 모든 대중이 엘리트가 되고, 모든 엘리트가 대중이 되는 사회이다.' 모든 대중의 엘리트가 된다는 것은 예전에는 전문가라고 하면 교수, 변호사, 의사 이렇게 뽑았는데요. 지금은 저도 정치전문가로 이곳에 나와 있는 것이고 모두 그렇게 됐고요. 반대로 또 모든 엘리트가 대중이 되는 겁니다. 인터넷에서 댓글 달고 하는 사람들..노사모 하는 사람들은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흔히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우리나라의 대통령도 댓글 달 수 있는 게 아닙니까? 이것은 모든 대중이 엘리트가 되고, 모든 엘리트가 대중이 됐는데요. 대중 정치인의 시대가 아니라 대중의 시대라고 제가 말씀 드리는 이유는, 지금은 정치인이 대중을 두려워할지언정 대중이 정치인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통령을 욕하면서 겁먹는 사람이 없고, 야당 대표를 욕하면서도 검찰총장, 국정원장 누구를 욕하면서도 겁먹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것이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고대 원형극장이 있지 않았습니까? 글래디에이터가.. 노예출신의 글래디에이터들이 싸우죠? 그러면 황제나 귀족들이 술 마시면서 즐깁니다. 그런데 지금 가만히 보십시오. 누가 싸우고 있는가를..황제들이 칼 들고 싸우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박근혜 대표, 고이즈미 총리, 부시 대통령이 싸우고 있고 대중들이 술 먹고 즐기고 있는 겁니다. 그런 얘기를 한 것입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은 그렇다면 예전에는 정치 지도자라고 하면 리더, 한 시대를 끌고 가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지금 대중의 시대는 정치인은 리더가 아니네요?

박성민 대표 : 리더가 아니고 메신저를 찾는 겁니다. 대중들은..자신들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전달해 주는 사람들을 찾는 겁니다. 92년도에 미국에 클린턴이 등장한 배경도 그렇고, 2002년도에 노무현 대통령이 등장한 배경도 그분들이 새로운 것을 제시한 것이 아니고 대중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합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대중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박성민 대표 : 그렇죠.

박인규 : 그렇다면 2002년 대선에서 흔히들 이회창 후보가 4년 11개월 동안 계속 이기다가 한 달만에 져버렸다..그것도 그런 대중들과의 교감이라고 할까요? 이 후보께서 부족해서 그런 겁니까?

박성민 대표 : 그것을 단정적으로 한가지 이유를 들 수는 없죠. 그런데 저는 어차피 선거를 중심으로 보는 사람이니까 그런 측면에서 대중들간의 소통에서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보다 확실히 서툴렀다..그렇게 얘기하고 싶고 그래서 지고 나서 시대정신 때문에 졌다..이렇게들 무책임하게 추상적인 것에 대해 책임을 돌리는 것은 저는 다음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지금 미국의 엘 고어 후보가 부시 후보에게 지고 우리나라에서도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졌는데 저는 이것이 대체적으로 정책이나 노선의 실패도 있겠지만 정책이나 노선의 실패를 감안하더라도 그것보다도 저는 캠페인에서 실패했다고 보는 겁니다. 실제로 모든 나라의 선거가 굉장히 박빙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캠페인을 잘하는 사람이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 측면을 강하게 보는 겁니다. 다른 분들은 다른 측면을 볼 수도 있겠지만요.

박인규 : 여론과 공론은 다르다, 여론은 단순히 숫자가 많은 것이 여론이라면 사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좀 진지하다고 할까요? 이런 것들이 공론인데 여론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문제가 있지 않느냐..말하자면 대중들로 하여금 영합하는 것이 아니냐..그런 말씀들을 하시는데요. 지금 같은 경우라면 사실은 대중들이 원하는 것만.. 말하자면 정치를 한다면 그 사회가 잘못 갈수도 있지 않겠느냐? 이런 우려들도 많이 있는 거 같아요?

박성민 대표 : 그 논쟁은 좀 필요한 거 같습니다. 그런데 여론과 공론이라는 것이 그렇게 구분할 수 있는건지..저는 그 문제도 사실은 지금 제가 명확하게 답변을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박인규 : 물론 모든 대중들이 엘리트가 될 수 있다면 다르겠죠? 물론..

박성민 대표 : 저는 지금 그 측면을 보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대중이 꼭 옳다면 인류 역사에서 우리가 군주정이나, 귀족정이나, 민주정이 일직선상에서 발전해 온 것이 아닌 걸로 봐서는 우리가 군주에 대한 불신만큼이나, 귀족들에 대한 불신만큼이나 대중들의 불신도 있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는 쉽게 답을 내릴 수 것은 아니지만 여론과 공론이 꼭 여론은 문제가 있다..이렇게 보는 것도 저는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박인규 : 정책보다는 이슈, 컨텐츠보다는 어떤 전달력, 설득력 중요하다고 지금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지방선거도 있고 하니까요. 선거에 나오시는 후보들이 일단 정책 자체로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고요. 이런 선거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한, 두 가지를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박성민 대표 : 한, 두 가지를 꼽기는 어려운데요. 정말 한 가지를 꼽는다면 '단순한 메시지를 반복하라'. 아까도 제가 말씀 드렸듯이, 왜 그런가 하면 정치나 선거 캠페인은 절대 개인을 보고 하면 안됩니다. 개인은 굉장히 복잡합니다. 불과 20가지 질문을 제가 던지고, 대한민국 국민 4800만에게 OX로 답하라고 하면 불과 20개의 질문을 가지고도 4800만명이 같은 답이 나올 수 없게 모두 달라질 것입니다. 그런 정도로 개인은 복잡하지만 정치나 선거는 군중, 대중을 보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이 보수주의자이거나, 진보주의자거나, 중도주의자라거나 이런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은 중도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하고, 보수적이기도 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대단히 복잡하다?

박성민 대표 : 네. 오로지 군중만이 보수적 군중이 있고, 진보적 군중이 있다고 봅니다. 사람이 개인은 복잡하지만 대중으로 들어가는 순간 단순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는 굉장히 단순한 게임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것을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캠페인이 실패하는 것이기 때문에.. 복잡한 정책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대중은 그렇게 복잡한 정책을 구분하지 못하고 무엇이 옳은지 판단도 하지 못합니다. 뛰어난 사람들도 군중이 되는 순간에는 단순한 이슈 한, 두 가지에만 반응할 뿐입니다. 그리고 어느 선거이든지 맨 마지막에 가면 한가지 이슈밖에 남지 않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도 이라크 전쟁에 찬성이냐, 반대냐.. 일본도 우정 민영화에 찬성이냐, 반대냐..우리도 탄핵 찬성이냐, 반대냐..행정수도 이전 찬성이냐, 반대냐..그렇기 때문에 저는 정책보다는 이슈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대중은 절대 지지하러 투표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중은 반대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떨어뜨리려고 가는 속성이 있으니까 그 점을 좀 명심했으면 좋겠고요. 그 다음에 대중은 결코 과거를 사지 않고 미래를 살 뿐입니다. 미래에 나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지지하는 겁니다.

박인규 : 예전에 무엇을 했느냐 보다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박성민 대표 : 그런데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두 아들 병역문제라든가, 고급빌라, 원정출산 때문에 떨어졌다고 하는데 저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회창 후보가 실패한 것은 미래에 대해서 내 놓은 것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는 겁니다. 그것만 내 놓으면 과거가 문제 되는 것이 뭐 어떻다는 건지?..이것은 제가 수많은 사례를 들 수가 있습니다.

박인규 : 대개의 정치 지도자가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고 싶어하는데요. 박대표의 책에서는 '반대를 즐겨라.' 상당히 도발적인 조언을 해 주셨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박성민 대표 : 사실 정치인들에게 제일 아쉬운 부분은 반대를 두려워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통합도 해야 하겠다 모두... 그런데 정치 지도자들은 사실 정치인이나, 군인이나, 기업가는 결단하는 직업 아닙니까? 연예인 같은 직업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지금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을 내 놓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나 이분에 대한 비판이 반대자를 많이 만들어 낸다..이런 말을 많이 하는데 저는 사실 그분들에 의해서 우리나라가 갈라졌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미 갈라져 있는 것을 활용, 이용했다고 할까요? 그렇게 보는데요. 그래서 저는 정치인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얘기가 반대를 두려워 하지 마라, 그리고 더 뛰어난 정치인은 반대를 즐겨라, 정말 위대한 정치인은 반대를 만들어 낼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저는 그런 얘기를 합니다.

박인규 : 어디서 들은 얘기입니다만, 3분의 2 정도가 좋아하고, 3분의 1 정도가 아주 미워하는 정치인이라면 상당히 대단히 정치인이라고 하더라고요?

박성민 대표 : 호감도 1위부터 10위까지 비호감도 1위부터 10위까지 약간 순위만 다르지..똑같이 갑니다.

박인규 : 앞으로 지방선거 나오실 분들도 상당히 참고할 수 있는 정치공학적인 측면이기는 하지만 그런 부분도 많이 있는 거 같습니다.

박성민 대표 : 네.

박인규 : 지금부터는 2007년 대선..좀 이르기는 하지만 관심들이 많으니까 말씀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그 동안 계속 대선을 지켜보셨을 테니까요. 지금 말씀하신 대중이 지배하는 선거, 대중시대의 선거, 말하자면 대선도 변화가 있었을 거 같아요? 계속 보시면서요. 어떤 그런 정치인보다는 대중이 앞서는 그런 식의 선거와 대선이 언제부터라고 보십니까?

박성민 대표 : 우리는 그런 경향이 2002년 선거에서부터 성격이 바꿨다고 보이고요. 미국 같은 경우는 제가 보기에는 92년부터 그렇게 되어 왔고요. 그것은 이 세계화와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그렇게 된 것이다..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정치 지도자와 대중과의 관계가 상당히 많이 변했다? 본질적으로 변했다?

박성민 대표 : 그렇습니다. 세계화라는 것이 결국 그전에는 국가와 민족간의 아젠다를 모두 이제는 개인의 문제로 가져온 겁니다. 지금은 미국인이다, 한국인이다, 일본인이다..이런 구분보다는 세계화에서 누가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이렇게 되기 때문에 모든 대중들이 한국국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몇 개의 그룹으로.. 세계화에서 성공한 A그룹, 완전히 실패한 D그룹, 몰락 직전의 C그룹, 그렇게 나눠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킬 정책이라는 것이 나오기가 사실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니까 쌀 시장도 막고, 휴대폰도 수출하고 그러면 좋은데 스크린쿼터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하면 좋은데..그렇게 되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중이 하나의 정치적 입장으로 통일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이것을 전제하고 상황을 좀 보는 것이 맞습니다.

박인규 : 그러면 정치하시는 분들은 국민통합..이런 말씀을 하시는데요. 굉장히 현실적인 말씀이신 거 같지만 국민통합만 가지고는 잘 안될 것이다..그런 말씀이시네요?

박성민 대표 : 물론 통합이 되면 좋겠는데 현실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박인규 : 2007년에 대해 벌써부터 관심들이 많은데요. 대체로 이른바 40대만 넘으면 보수적이 된다 라고 하는데요. 박성민대표께서는 약간은 다른 말씀을 하셨어요. 40대에게는 어떤 통일이라는 어떤 거대 담론이 있기 때문에 2007년에서 40대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라고 말씀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성민 대표 : 40대가 상대적으로 보수가 되는 경향이 있다라는 것에는 저도 누구보다 먼저 주장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미국이나, 유럽이나 모두 마찬가지 입니다. 60년대의 미국이나, 유럽의 진보적인 사람들이 80년대에 가면서 상대적으로 보수가 되기 시작하거든요. 그것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20대에 우리가 7가지 정도의 이슈에 반응하는 나이이라면 30대에는 30가지에 반응하는 나이가 됩니다. 비유컨대..그리고 40대에는 100가지 정도의 이슈에 반응하는 나이가 됩니다.

박인규 : 그러니까 말하자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건가요?

박성민 대표 : 부모님의 건강 걱정도 되고요. 그 다음에 자신의 건강, 부인의 일자리, 아이들, 친구문제..제일 많은 거죠. 50대에 가면 줄어들겠죠.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사람이 현실적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일 그 일상에 치이죠.

박인규 : 말하자면 모험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박성민 대표 : 어려워지고, 일상의 선택에서도 어떤 정부정책이 나와도 추상적으로 답하지 않고 매우 구체적인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런 면에서 보수가 되는 경향이 있고요.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40대는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2007년도 대선에 가면 지금은 보수적으로 답을 하고 있는데요. 저는 아직까지 이분들이 마음을 정한 것은 아니다..왜 그런가 하면 제가 그런 비유를 드는데요. 번지점프에서 뛰어내리는 것으로 제가 비유를 하거든요. 번지점프에서 뛰어 내리면 뛰어 내렸으니까 내려오는 것은 분명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뛰면 한 번에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의 반동을 거치죠? 그러니까 지금 40대가 역사발전에 어떤 하나의 큰 길을 선택하고 가는데 중간 중간에는 튀어 올라오는 시점이 있다..이런 측면에서 지금 노무현정부가 하는 모든 정치적인 진로라든가, 노선이라든가,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이런 정도의 표현을 지금 하고 있지만 2007년도에는 이분들이 사실 어떻게 선택할지는 저도 지금은..

박인규 : 40대 이상이 반드시 보수적이라고는 볼 수는 없다?

박성민 대표 : 단정지을 수 없다고 봅니다.

박인규 : 반면에, 19세로 선거권 연령이 낮아졌잖아요?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보통은 젊은 사람은 말하자면 열린우리당이다라고 말을 하는데 그렇지만 꼭 한나라당이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박성민 대표 : 저는 오히려 19세 이하 젊은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젊은 사람들은 계속 변하거든요. 다시 말하면 19세나 20세..이 정도 되는 사람들은 대개 부모세대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저는 이것은 다음 대통령선거에서도 그 경향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봅니다.

박인규 : 19세라는 새로운 유권자들이 어떤 경향성을 보인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박성민 대표 : 없지만 부모세대의 영향을 받는데 부모세대가 보수가 되면 따라서 보수가 될 경향이 크다고 봅니다.

박인규 : 그러면 약간은 성급하기는 하지만 2002년 대선 같은 경우에는 행정수도도 상당히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였고 2004년은 완벽하게 대통령 탄핵문제가 이슈가 되어 버렸고요. 2007년에는 어떤 이슈가 나올까.. 굉장히 무리한 질문이기는 하지만 어려우시면 답변을 주시지 않으셔도 좋고요.

박성민 대표 : (웃음)우리가 흔히 항상 정치적인 이슈를 많이 들지 않습니까? 실제로 언제든지 폭발성 있는 통일문제, 남북문제 관련된 것은 우리가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항상 우리가 껴안고 자는 그런 것이고요. 그것을 빼놓고 얘기하면 일반적인 정치적 이슈는 저는 그렇게 폭발성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계화가 더 진행되면 계층문제, 저는 이 계층문제가 새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다..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말하기를, '특정한 계층을 대표하는 대중성이 있다.' 이런 표현을 썼는데요. 저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표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저희가 40년 만에 압축성장을 하다 보니 저희가 사실 세계 일류가 별로 없었어요. IT라든가, 정보화 기술만은 세계 최고다..라고 자부하지만 대개 정치에 대해서는 심지어 3류, 4류라는 말도 나왔었는데 박성민대표께서는 '우리나라의 선거사례가 세계 정치인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제공하는 단계로 접어 들었다.' 무언가 세계에 새로운 모범이라고 할까, 선도적인 사례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 말씀은 어떤 근거에서 말씀하신 겁니까?

박성민 대표 : 저는 선거나 정치를 지금 추동하고 있는 건, 그것이 세계화인데요. 그 세계화는 무엇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가 하면, 정보화 때문에 사실 일어난다고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정보화는 우리가 세계에서 제일 빠른 것이 아닙니까? 다시 말하면 대중은 세계화 때문에 일상적인 분노를 가지고 있다면 과거에는 없었는데 정보화 때문에 정보화로 인해서 지금은 저항할 수단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노사모나, 촛불시위나, 붉은 악마나..이 모든 것이 인터넷을 통해서 순식간에 조직이 된 게 아닙니까? 이것이 제가 보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것이고요. 열린우리당에서 국참연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그것도 예를 들면 일단 대중들이 조직을 만들고 나니까 국회의원들이 뒤에 와서 쭉 줄을 선..그런 것이 대중의 시대..이것을 이끄는데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이고요. 우리는 상고출신의 대통령을 연속으로 두 분을 뽑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일 지금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분들 중에 중학교까지만 나온 분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학식이 있는 분으로 판단되면 우리나라 대중들은 아주 부담 없이 거리낌없이 선택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얼마 전에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한국에 방문해서 제가 만난 적이 있는데요. 거의 인터넷 선거가 법으로 가능한 단계라고 고민을 토로하는데 보니까..우리와 굉장히 거의 7~8년이나 10년 정도는 차이..그 전에 겪었던 고민을 지금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우리가 그 동안에는 미국이나 이런 곳들의 정치 사례들을 통해서 상상력을 제공받았는데 이제는 한국 대중들이 선택하고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세계로 수출되는 단계로 지금 가고 있다..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정보화의 발전으로 정치에 대한 대중의 영향력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박성민 대표 : 네.

박인규 : 박대표께서는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옳은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그런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말씀 감사 드립니다.

박성민 대표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에서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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