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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 이라크침공에 결정적 군사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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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 이라크침공에 결정적 군사정보 제공"

뉴욕타임스 보도…'슈뢰더정부 깎아내리기'인가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독일이 실제로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와 양국간 외교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라크 침공 한 달 전인 2003년 2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활동중인 독일 정보요원들이 사담 후세인 정권의 이라크 수도 방위계획을 입수, 미국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군의 한 비밀 연구를 인용, 이같이 보도하고 독일 정보요원 2명이 입수해 전달한 이 계획은 후세인이 정예 부대들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등 이라크 최고 수준의 정보를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2002년 12월 18일 후세인은 군 핵심 지휘부와 전략회의를 갖고 미국의 침공에 대비, 수도 바그다드 근처에 `한계선(red line)'을 포함, 여러 겹의 방어망을 치는 새로운 작전계획 지침을 내렸으며 독일 정보요원들은 이 작전계획서 복사본을 입수해 상부에 보고했고, 이 보고서는 이라크전 개전 한 달 전인 2003년 2월 카타르의 한 독일 정보관리에 의해 미 국방정보국(DIA) 요원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독일정부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 겉 다르고 속 다른 태도를 취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독일정부로서는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002년 선거 유세에서 이라크 침공에 반대한다며 독일은 이라크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었고, 이에 따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그가 재선에 성공한 뒤 축하 전화도 걸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의 이번 보도에 대해 독일정부는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전적으로 틀린 보도라고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울리히 빌헬름 독일정부 대변인은 이날 아침 정례 브리핑에서 "뉴욕타임스의 주장은 모든 구체적 사항에서 틀린 것"이라며 "독일 정보기관(BND)의 관리 2명이 후세인의 수도방위계획을 입수해 이라크전쟁 발발 한 달전에 미국 측에 전달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BND와 독일정부는 지금까지도 그러한 계획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독일 야당들은 정부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미국정부가 이처럼 민감한 정보를 언론에 흘린 저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비판적이었던 슈뢰더 정부가 물러나고 보수적인 메르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이같은 보도가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국제여론의 흐름을 바꾸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독일 녹색당의 레나테 귀나스트 당수는 27일 뉴욕타임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발 언론보도로 누가 이득을 볼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전 독일정부(슈뢰더정부)의 신뢰성을 깎아내리고 싶은 매우 보수적인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는 독일의 이같은 협조 사례는 공개적으로는 이라크 전쟁에 대해 조심스런 태도를 취하면서 내면적으로는 이를 조장한 여러 나라의 사례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는 (미국 항공기에 대한) 연료 보급을 지원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특수부대원들이 자국내 영토를 통해 이라크에서 특수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말과는 달리 은밀히 미국을 도운 나라들이 적지 않았으며, 독일의 경우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미국의 무력 사용을 큰소리로 비판했던 점이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독일 관리들은 미국에 제공된 정보는 대부분 민간 시설에 관한 것이고 이는 오폭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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