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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과 스님도 근로소득세 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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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과 스님도 근로소득세 내시죠!"

종교비판자유연대 서명운동…네티즌 호응도 높아

종교인들도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와 눈길을 끈다.

성직자의 월급이 과세대상이냐 아니냐는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논의돼 온 문제이지만, 이번에는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에 대해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 털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폭넓은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종교인 탈세 방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종비연)는 "종교인들도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비연은 지난 1월에 발족한 단체로 "종교도 사회현상의 일부분"이라며 종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종교권력에 대한 감시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성직자에 대한 소득세 부과' 문제에 관해 벌이고 있는 여론조사에서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22일 오전 현재 각각 74.5%와 73.8%에 달해 상당수 네티즌들이 종교인들의 세금 납부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종교계의 반발이 두려워 문제제기하지 못했던 것일 뿐"**

종비연의 오진환 사무총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종교인에 대한 근로소득세 부과 제안에 이렇게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운 것은 그간 많은 이들이 종교계의 탈세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라며 "다만 정치권이나 언론 등이 종교계의 반발이 두려워 그동안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오 사무총장은 "종교인들에 대한 근로소득세 면제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목사나 승려 등 종교인들에게 소득이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므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성직자의 월급이 과세 대상이냐 아니냐는 논란은 예전부터 있었다. 성직자도 매달 급여를 받으므로 납세의 의무가 있다는 주장과, 성직자는 급여가 아닌 봉사료를 받는 것이므로 그것을 근로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 왔다. 한편에서는 소득이 있으므로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미 납세의 의무를 다한 신자들의 헌금에서 나온 성직자 봉사료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이중과세가 된다고 주장해 왔다.

오 사무총장은 "참여연대 등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유지되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후원금 중 일부를 상근자의 월급으로 지출하고 있지만, 그 상근자들도 소득세를 낸다"며 "이중과세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의 조세법과 마찬가지로 종교인에 대한 소득세 면세를 규정한 조항은 당연히 없다"면서 "외국에서는 세금을 내야 함은 물론이고 만일 세금 보고를 정확히 하지 않으면 국세청에 소환되는 성직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인들에게 정당한 과세를 한다면 아마 소득세만으로도 2000억 원 이상의 세수가 더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직자도 이 나라의 구성원이기에 세금 내야"**

이러한 종비연의 활동에 대해 일부에서는 '개척교회'의 목사와 같은 가난한 성직자들의 예를 들어 "근로소득세까지 내라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 사무총장은 "가난한 성직자들에게는 오히려 이득이 될 것"이라면서 "차라리 세금 신고를 하고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받으면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활동은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성직자들이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개신교의 경우 드물게 일부 목사들이 소득세를 내고 있고, 천주교의 경우 1994년 처음 납세 이야기가 나온 이래 교구별로 수입산출 기준을 정하고 면세점 이상의 월급을 받는 신부들은 소득세를 내도록 권장하고 있다.

현재 근로소득세를 내고 있는 '높은뜻숭의교회'의 권영국 목사는 "성직자도 이 나라의 구성원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기 때문에 내는 것"이라며 "세금은 많이 번 사람이 많이 내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쓰는 것이므로 기독교 정신에도 부합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세금을 낼 수 있는 성직자라면 세금을 내는 문제를 꼭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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