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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당한 병사 10명 중 9명 "그냥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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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당한 병사 10명 중 9명 "그냥 참는다"

"아파도 선임병 눈치 보느라 말 못해"

그동안 병사의 인권 문제가 거듭 제기됐음에도 병사의 '자기 방어권'은 여전히 거의 보장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 없는 구타, 암기 강요, 음식물 빨리 먹기, 머리 박기, 성경험 얘기 강요, 벌레 입에 넣기, 대소변 못 보게 하기, 방독면 쓰고 자기, 화장실 이용 금지, 생선 뼈까지 먹기, 치약 뚜껑에 머리 박기…. 군대에서 이같은 가혹행위를 당한 병사 10명 중 9명은 그냥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8일 최근 성공회대 인권평화센터에 의뢰해 대대급 군부대 병사 130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구타, 가혹행위, 언어폭력을 경험한 병사의 비율은 각각 6%, 9.6%, 28.4%로 조사됐다.

또 구타를 자기가 직접 당하거나 남이 당하는 것을 목격했을 경우 그냥 참는다는 응답 비율은 89.6%, 가혹행위를 자기가 직접 당하거나 남이 당하는 것을 목격했을 경우 그냥 참는다는 응답 비율은 91.9%로 나타났다.

구타 당한 후 탈영이나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18.9%로 나왔다.

구타나 가혹행위를 당하고도 신고나 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보고나 신고를 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 △관행이니까 △보복이 걱정되어서 △함께 처벌받을 것 같아서 등의 이유가 거론됐다.

병사들이 선임병의 눈치를 보느라 몸이 아파도 제대로 의사표현을 하지 못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38.2%가 '선임병에게 눈치가 보여서 아프다는 표현을 못 한다'라고 답했으며, 특히 최하위 계급인 이등병 응답자의 70.3%, 일등병의 42.5%가 이같은 답변을 했다.

부대 내 진료에 대한 불신 때문에 병을 그냥 참았다는 대답도 26.8%에 달했지만, 전반적인 진료·처방·치료의 신속성과 적절성에 대한 질문에는 40.9%가 '적절하다', 27.3%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고, 의료접근권에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78.4%가 '문제없다'고 답하는 등 대체로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다.

그러나 인권위는 "1개 사단에 복무 중인 평균 28명의 군의관은 1만여 명이 넘는 사단 병력상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개선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또 "병사들이 생각하는 적정 월급은 10만∼20만 원(38.2%), 21만∼30만 원(28.5%), 31만∼40만 원(14.6%) 등으로 실제로 받는 평균 월급 7만7900원보다 높았으며, 월급으로는 군 생활이 어려워 집에서 용돈을 받는다는 응답도 60.3%나 됐다"며 "병사의 월급 현실화는 단순한 처우개선 차원이 아니라 경제적 기본권 보장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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