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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민운동의 키워드는 '개인' '인터넷'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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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새 시민운동의 키워드는 '개인' '인터넷' '연대'"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02/06] '함께 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 사무처장

'우리사회의 시민운동이 달라지고 있다.. 정치, 경제, 환경 등 거대담론 위주의 시민운동을 해오던 이른바 메이저 단체들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덩치는 작아도 지역과 공동체에 뿌리를 둔 풀뿌리형 시민단체들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최근 이런 주장을 담은 석사논문을 낸 시민운동가가 있습니다. 시민단체 〈 함께 하는 시민행동 〉의 하승창 사무처장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하처장은, 학생운동 시절부터 4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의 한 길만을 걸어온 시민운동가입니다. 집중인터뷰 오늘은, 〈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 사무처장과 함께, 우리사회 시민운동이 어떻게 변모하고 재편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시민운동의 운동방식은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는지.. 우리사회 시민운동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 함께 합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 함께하는 시민행동 〉의 하승창 사무처장입니다.

하승창 처장은, 연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고, 지난 92부터 시민단체 경실련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함께하는 시민행동〉 이란 시민단체를 만들어 현재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그 동안 지속적으로 정부와 공공기관의 예산 감시를 해왔습니다. 특히 예산을 많이 낭비한 단체에 "밑빠진 독" 상을 수여해, 우리사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낭비를 비판해 왔습니다. 지난 2004부터 2005까지는 시민방송 RTV 상근이사를 역임한 바가 있습니다.

박인규 : 하승창 사무처장님, 안녕하십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네. 안녕하세요.

박인규 : 최근에 석사논문을 내셨는데 그 제목이 〈90년대 중앙집중형 시민운동의 한계와 변화에 관한 연구〉 이 논문을 통해서 우리사회의 시민운동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그런 결론을 내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지고 있습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우리나라 시민운동이 9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어서 대략 기억들을 하시길 2000년 총선연대활동 등을 기억 하실 텐데요. 정치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가장 컸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에 대체로 보면 주요하게 이끌었던 큰 단체들의 경우에 단체들의 성장이나 둔화를 볼 수 있는 회원들의 수나 미디어의 노출 등을 보면 확실히 좀 감소하거나 둔화되고 있구나..증가폭이..그렇게 되고 있거든요. 말하자면 2000년 이전 시민단체들의 영향들이 정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했다면 2000년 이후부터는 조금씩 그 폭이 완화되고 있는 것이 완연히 들어나고 있고요. 반면에 그런 시민운동의 큰 단체들의 역할이 컸다고 보지만 그런 영향력 위에서 정말 작은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이 없다고 사회적 비판이 많았지만 사실 큰 단체들이 그렇게 꼭 변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그런 작은 단체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 것도 통계적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이른바 메이저단체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이 4개 단체들을 주로 메이저단체라고 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회원들이 실제로 감소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증가세가 줄어들고 있는 겁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우선 증가세가 줄어들었고요. 그 다음에 회비를 내지 않는 회원들을 정리해보면 회비를 내는 회원수가 줍니다. 회비액수에 큰 차이가 있지는 않은데요. 회비도 2000년, 2002년 정도까지는 계속 늘다가 느는 정도가 주춤하고 있는 상태이죠.

박인규 : 아직..절대적으로..줄어든 단체도 있습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절대치가 줄어든 단체들도 있습니다.

박인규 : 대체로 회원수나 이 기부금 측면에서는 증가세가 상당히 대체로 둔화되고 반면에 어떤 조그만 지역이라고 할까요? 어떤 사이버의 세력일 수도 있고요. 공동체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시민 운동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예를 들면 어떤 단체들이 있을까요?

하승창 사무처장 : 가장 대표적인 예는 물론 활동은 오래 전부터 해 왔지만 마포에 성미산 주민들이 만들고 있는 여러 가지 활동들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한 번 주의 깊게 봐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오래 전부터 공동육아운동이나 또는 자기들 스스로 생협을 만들거나 대안학교를 만들거나 또는 심지어 공동체 라디오운동이라고 해서 공동체 라디오도 자신들의 언론을 갖는 거죠. 당연히 시민단체도 스스로 만들고 있고..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것이 성미산 주민들이..

하승창 사무처장 : 네. 주민들이 직접 다 하는 겁니다. 큰 단체들과 전혀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경우들이고요. 온라인 상에서도 2000년 이후에 700여개에 가까운 조사된 걸로만요. 아마 저는 더 되리라고 생각하지만요. 온라인 단체들이 생겨났는데..

박인규 : 700개요?

하승창 사무처장 : 네. 그런데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라든지, 피자매연대라든지, 피자매연대 같은 경우는 대안생리대운동을 하는 단체이거든요.

박인규 : 대안생리대..말하자면 기존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생리대가 아닌..

하승창 사무처장 : 네. 일회용이 아닌..일종의 환경운동이기도 하고 여성운동이기도 한..그런 운동을 하는데 온라인상에서만 하거든요. 그런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고요. 상당히 많은 변화들이 그런 점에 있죠.

박인규 : 그런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온라인상에서 하시는 분들은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회원 규모라든가, 또 그분들이 모임을 가져야 할 게 아닙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성격에 따라서 회원 규모도 상당히 다르거든요. 몇 백명이 되는 곳도 있고요. 또는 1천여명이 넘는 단체들도 있고요. 예를 들면 〈번역으로 세상 바꾸기〉라고 하는 다음에 카페로 개설되어 있는 저희 시민행동과 관계가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그런 곳은 1천명이 넘는 회원들이 있거든요. 이런 곳들은 운영하는 방식도 기존 방식과는 다릅니다. 상근자도 없고요. 특별히 회비가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소위 온라인상에서는 번개 때리지 않습니까? 번개 때 만나서 내는 그때 들어가는 비용은 서로 나눠내는 정도 말고는 비용을 별로 내지 않는 경우들이 많고요. 물론 회비를 걷는 곳도 있지만..그런 점에서 활동방식이나 조직구성 이런 것들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죠.

박인규 : 말하자면 하처장님의 결론은 중앙집중형..전 국민적인 의제를 가지고 운동하는 단체들도 물론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춤하는 상태이고 어떤 지역이나 사이버상..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시민운동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그런 뜻인가요?

하승창 사무처장 :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박인규 : 반면에 또 그런 측면과는 다르게 기존의 시민단체가 상대적으로 약간 정치적인 것들을 띄고 있다면 기부와 봉사를 전문으로 하는 오래된 단체이기는 하지만 월드비전이라든가, 굿네이버스라든가, 아름다운 재단 같은 경우는 상당히 증가세가 크다고..높다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승창 사무처장 : 네. 맞습니다. 저희가 상징적으로는 아름다운 재단을 생각해 보시면 다들 금방 느끼실 거 같아요. 기부문화라고 하는 것도 우리사회가 2000년 이전에는 사실 좀 늘 걱정거리였고 말들은 많지만 특별한 해답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요. 그렇기는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분명히 기존에 있었던 단체들을 통해서는 월드비전의 성장세가 아주 두드러지고요. 또 우리민족서로돕기 같은 단체들의 성장도 아주 두드러지는 경우들이고요. 특히 무엇보다 아름다운 재단의 성공은 참 놀라운 거죠. 거꾸로 아름다운 재단의 성공이 기부문화에 끼친 영향도 작지 않죠. 중요한 것은 이제는 그런 기부에 관계된..자원문화에 관계된 일들 조차도 대중적으로 일정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환경으로 우리 환경이 바뀌어 있다라고 하는 점을 볼 수 있는 거죠.

박인규 : 논문에 쓰신 중앙집중형 시민운동과 기부와 봉사를 주로 하는 아름다운 재단이라든가, 월드비전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기본적으로 이슈에서 우선 중앙집중형이라고 하면 중앙정부나 중앙정치를 상대로 한 활동이지 않습니까? 비판과, 견제, 또는 정책대안을 내 놓는 활동이고 따라서 아무래도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서 역할을 해 줄 수 밖에 없는..그런 단체활동을 가져야 하고 방식도 그래서 공청회라든가, 토론회라든가, 입법차원이라든가, 이런 방식을 갖게 되지만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또는 기부단체들 같은 경우에는 전혀 다르죠. 대중적인 활동을 전개하지 않으면..성장할 수가 없기 때문에 기본 활동 자체가 대중들을 염두에 두고 시작할 수 밖에 없고 또 그들의 도움 없이는..지원 없이는 성장할 수가 없죠.

박인규 : 기존의 중앙집중형 시민운동이 2000년 이후에 성장세가 조금 둔화됐다면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그것은 90년대에 주로 활동을 하면서 내걸었던 단체들의 이슈..이것들을 대체로 보면 공정성이나, 투명성이나 합리성, 형평성..이런 것들이 중요한 가치지향점입니다. 단체 규약이 어떻게 되어 있든지 간에 실제 내용을 보면..그런 것들이 주된 내용들이고요. 그것이 한편으로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정부가 계속 연속으로 개혁을 내걸고 정당이 어찌되었던 기본 방향은 개혁을 내걸고 당선 된 정부들인데요. 그런 것들을 통해서 일정하게 수용됐습니다. 김영삼전대통령 정부 때 금융실명제..경실련의 개혁의 상징처럼 되어 있었던 금융실명제가 수용되거나 김대중전대통령 정부 때도 사회복지 쪽에 상당히 많은..

박인규 : 시민단체들의 제안이 정책으로 받아들여 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승창 사무처장 : 네. 현실적으로 제도화 되고 있는..요구사항이 제도화 되고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요. 내용이 모두 100%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점에서 현실적으로 수용되는 과정에서 90년대 단체들이 2000년대 이후에 새로운 아이템들을 찾지 못하거나 또 한편으로는 그 운동을 이끌었던 주요한 멤버들의 교체가 동시에 그 시기에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젊은이들이 운동을 이끌면서 변화된 지형에 맞게 새로운 아이템들을 내걸지 못했거나 또 한편으로는 동시에 우리사회에서 특히 중요한 2002년의 대선이나 2004년의 총선을 통해서 정치지향이 바뀌었습니다. 그 점이 이전보다는 상대적으로 훨씬 정책정당들이 될 가능성이 있는 조건..지금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지형들에 새로운 지형들의 형성..지역이나 보스를 중심으로 한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그 점이 또 시민단체가 그 동안 정당을 대신해서 했던 역할..이런 것들이 정치권들이 수렴할 가능성..이런 것들이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지형에 시민운동이 놓이게 되는데 아직 그 지형과 조건에 조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특히 2002년 이후에 인터넷을 매개로 한 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일반적인 현상이 됐는데요.

박인규 : 그것을 조직화 할 수 있는 어떤 방안이랄까? 이런 능력들이 부족했다?

하승창 사무처장 : 그런 점을 조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런 점이 문제가 되고 있는 거죠.

박인규 : 2000년 낙선운동도 상당히 분수령과 같은 그런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하승창 사무처장 : 그렇습니다. 2000년 총선연대활동이 시민단체들에게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이 가장 극대화되었던 시기였기도 하고요. 동시에 운동의 아주 중요한 요소들이 그것에 반영된 점들도 많았습니다. 2000년 총선연대를 들여다 보면 이미 그때 인터넷을 통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보이거든요. 2000년 총선연대 홈페이지에 석 달 동안 보여줬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나 기부나 이런 것들은 이전 운동에서 볼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제가 한가지만 예를 들면 과거에 연대운동은 모두 적자투성이였습니다. 연대운동이 끝나고 나면..그래서 그 빚을 청산하려면 공동대표나 집행위원..이런 분들이 많아야 십시일반 보탤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많거든요. 총선연대도 그렇게 구성은 됐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자발적을 낸 기부금 때문에 흑자였으니까요. 처음 이었습니다. 연대활동 역사상..그 이후로는 연대기구를 굳이 복잡하게 구성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라는 것을 한편으로 보여준 겁니다. 탄핵무효화 때는 아주 복잡한 구성이 없었거든요. 그래도 충분히 가능했으니까요. 그때도 자발적인 참여와 기부라고 하는 것을 통해서 사실 집회나..이런 것들이 모두 이뤄졌으니까요. 그런 것이 가능한 조건에 놓여 있다라고 하는 점이 2000년 이후에 큰 변화인데요. 그것이 2000년 총선연대 모습에 사실은 있었거든요. 담겨있었는데 시민단체들이 미처 그 전까지는 파악하지는 못했던 거 같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박인규 : 제가 듣기로는 풀뿌리형시민운동의 어떤 저력이라고 하면 일본이 오히려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그러나 일본의 시민운동은 중앙정계에 대한 영향력이 굉장히 미미하다..그래서 총선 낙선 운동 같은 것들을 보면서 일본의 시민운동 하시는 분들이 한국의 경우를 굉장히 부러워 하더라..이런 얘기들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지금 중앙정계를 상대로 하시는 운동이 상대적으로 정체라고..풀뿌리형 시민운동들이 많아진다고 하면 약간은 장, 단점 같은 것도 있을 거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네. 일본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가 말씀하신 대로 그렇다고들 하죠. 우리 사회에서 그러면 풀뿌리 단체들이 많아진다고 해서 또는 지금 중앙정계를 상대로 한 단체들의 영향력이 이전보다는 둔화되나보다..이렇다고 해서 그 단체들이 그러면 일본처럼 가는 것이 좋은 것이냐..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 형태의 이상의 또는 목표를 가진 단체들이 어우러져 있는 것이 가장 좋은 모습이기 때문에 그러나 이전에는 과도하게 중앙정치를 비판하는 단체들을 중심으로 우리 시민운동을 읽었다면..또는 그렇게 발전해 왔다면 이제는 그런 것이 보다 고르고 균형 있게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공동체나 지역에 뿌리를 둔 단체들이 성장할 때 실제로 시민운동을 통해서 하고자 했던 바도 제도를 바꾸는 것도 있지만 시민들의 삶의 모습 그 자체를 바꿔야 사회가 바뀌고 또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풀뿌리 단체들이 중요하다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란 말이죠. 이런 것이 균형 잡히게 성장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누가 누구를 대체하고 압도하는 것보다 좀 더 다양성을 갖게 되고 균형을 잡아 가는 과정으로 보고 싶다?

하승창 사무처장 : 네.

박인규 : 지금까지 중앙집중형 시민운동이 주로 중앙정계를 대상으로 큰 문제를 가지고 싸워 왔다면 새로운 지역과 공동체에 기반을 둔 또 기부와 봉사를 위주로 하는 새로운 시민운동이 다루어야 될 또 다루고 있는 그런 주제나 목표는 무엇이 있을까요?

하승창 사무처장 : 중앙정치를 상대로 하는 경우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현재 우리사회에 중요한 과제들이 위에서 많이 논의되니까 아무래도 그 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죠. 각종 부패문제라든가, 이런 제도들 중심으로 또 얘기를 하게 되는데요. 풀뿌리 단체들은 아무래도 형은 주민들의 삶의 변화 또는 삶의 질에 향상..이런 점에 관심이..그런 점에서 대단히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주제들이 많다고 봐야죠. 환경문제라든가, 아이들의 교육문제, 육아운동 같은..그런 것들은 10년, 20년 하는 운동이거든요. 그런 차이들이 좀 있는 거 같아요.

박인규 : 87년 민주화 이후를 이렇게 또 분석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예전에는 국가권력은 보수가 가졌고, 시민운동은 진보의 영역이었는데 지금 말하자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세력이 정권을 잡다 보니까..시민사회는 진보판이었다고 보니까..보수도 시민운동을 해야겠다..굉장히 시민운동쪽에서는 보수적인 세태가 들어서고 있다..그런 것들 중에 하나가 뉴라이트운동도 그런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뉴라이트운동의 성격이나 지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우선은 시민사회가 꼭 뉴라이트 운동이 아니더라도 앞서 말씀 드렸던 그런 변화에도 사실 한가지 가치로 단체들이 형성되고 있지 않거든요. 다양하고 다원화 된 가치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90년대와는 틀립니다. 그런 점이..그런데 뉴라이트도 그렇게 그 범주 중에 하나로 보여지지만 그러나 기본적으로 현재까지는 대단히 정치적 운동이기 때문에 얼마나 대중적으로 또 우리사회에 정말 보수라고 말하는 지형들의 내용들이 우리 삶에 어떤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더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발전하지 않으면 대단히 정치적 운동이어서 생명이 오래 갈지는 사실 아직은 의문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박인규 : 정치적 지향이기 보다는 어떤 시민의 구체적인 삶과 연결이 되어야 할 거 같다..좀 더 두고봐야 할 거 같다..이런 말씀이시군요?

하승창 사무처장 : 네.

박인규 : 지금부터는 시민운동가 하승창 사무처장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개인적인 말씀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학 때부터 운동하셨죠? 어떻게 하시다가 이렇게 노동운동도 하셨고, 시민운동도 하시게 되셨는데요. 그 사이에 대학 3학년 때 한 번, 또 90년도에 한 번, 감옥에 갔다 오신 적이 있으신데요? 감옥에 갔다 오셨다는 것이 어떤 본인에 인생의 행로에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저에게는 두 번 모두 전환이었던 거 같아요. 잘 쉬기도 했고요.(웃음)

박인규 : 어떤 분들은 감옥이 대학이라고도 말씀하시던데요?(웃음)

하승창 사무처장 : 제가 그 정도까지는 아는지 모르지만..(웃음) 대학 때 수감됐을 때는 제가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그런 시간이 됐었고요. 그 기간 동안에..노동운동을 하다가 들어왔을 때는 80년대부터 10년 동안 제가 해 왔던 운동을 먼저 되돌아 보고 또 그 당시 우리사회의 변화, 또 세계적인 변화..이런 것들을 둘러보면서 운동을 계속 하려고 할 때 어느 영역에서 어느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새롭게 할 수 있었던 계기였고요. 그것이 제가 수감 생활을 마치고 나와서 시민운동을 하게 됐던 또 바탕도 되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두 번의 수감생활이 제가 사회운동을 계속 하면서 그때마다 변화하는 시기에 적절하게 있었던 시기이기도 했던 거 같습니다.

박인규 : 하처장께서는 사실은 1992년도 경실련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하셨는데요. 그 당시 경실련은 정말 대단했죠. 최초의 어떤 중산층 시민운동이었고요. 그런데 그곳에서 열심히 일을 하시다가 2000년도에 〈함께하는 시민운동〉이라는 단체를 만드셨어요? 경실련을 떠나서..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경실련에서는 제가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이 있었고요. 경실련 안에서 갈등이 좀 있어서요. 나올 수 밖에 없었고..경실련을 나와서는 사실은 공부를 좀 해보려고 대학원을 들어갔고요. 그 당시에 뭐라고 할까요? 경실련이 워낙 잘 나갔고 성장해 나갔지만 반면에, 그래서 경실련 같은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의 시민운동을 생각했던 사람들도 상당히 있었던 거 같아요.

박인규 : 말하자면 경실련이 일종의 시민권력화 됐다고 판단하신 건가요? 심하게 얘기한다면..

하승창 사무처장 : 저는 오히려 그런 점보다 경실련이 일종의 사회권력 요소가 있다는 것에 저는 꼭 그런 것들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 안에 내부에 민주주의 문제나 또는 경실련이 그 동안 해왔던 과제에 비추어서 일정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저는 봤는데 그런 점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흐름이..

박인규 : 달라진 상황의 어떤 변화가..

하승창 사무처장 : 맞습니다. DJ정부가 들어서고 난 이후에 특히나 더 그랬던 거 같은데요. 그런 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의견이 잘 맞지 않고 했던 것들이 있었던 거죠.

박인규 : 지금 하처장이 하고 계시는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경실련이라든가, 참여연대라든가..이른바 중앙 집중형 시민단체들과는 무엇이 다릅니까? 기본적으로..

하승창 사무처장 : 기본적으로는 시민행동도 중앙 집중형 단체의 범주 안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아직까지는..저희는 조금 다르게 다른 틀로 이행해 간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조직의 운영방식이나..예컨대 총 회의는 온라인으로만 치룬다던가..회원들이 모두 이메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한다던가, 또는 내부를 운영하는 방식을 좀 더 네트워크적으로 한다던가, 그래서 '번역으로 세상바꾸기' 〈번세바〉라고 하는 서클을 소개도 했지만 그런 경우는 저희 회원이 운영하는 서클인데요. 그런데 그 서클을 저희 서클이라고 하지 않거든요. 시민행동의 서클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제휴, 협력하는 관계?

하승창 사무처장 : 그렇습니다. 사업을 그런 방식을 전개한다던가, 또 예산운영을 할 때도 지역단체들에게 저희들이 뒤에서 서포터즈를 하거나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 방식을 바꾼다던가..활동방식이나 이런 것들을 달리 해가면서 이슈도 그런 점에서 다른 이슈들에게 관심을 갖고 정보 인권문제 등을 다뤄보려고 한다던가, 그런 상태에 있죠. 저희는..

박인규 :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언론에 많이 알려진 것은 이른바 '밑 빠진 독'상. 예산을 많이 낭비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부처에게 그런 상을 주시고 계신데요. 가장 중요한 사업입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저희가 처음에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던 상입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희들에게 중요한 사업이고요. 특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게 불명예스러운 이 상을 주지 않습니까? 그것을 통해서 일종의 경계를 갖도록 한다고 하는 점에서 그 상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 상을 수여하신 것이 몇 년 되셨나요? 해 보시니 예산절감이라고 할까요? 그런 효과가 있던가요?

하승창 사무처장 : 그것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인 경우들도 물론 있기는 하죠. 실제로 그 상을 주고 난 다음에 그 사업이 없어지거나 또는 축소되거나 이런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요. 보이지 않는 효과가 더 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인규 : 김대중전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민단체와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 상당히 논란이 많았습니다. 특히 시민단체의 운영경비도 상당부분 불거져 나오고 어떤 시민단체가 독립성을 잃은 것이 아니냐..이런 비판도 있었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현실 정치세력과 시민운동과의 관계가 어떻게 가는 것이 적절하고 좋은 걸까요?

하승창 사무처장 : 기본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죠. 말하자면 초심을 유지한다고들 흔히 얘기하는데요. 그것을 좀 더 잘 말해 보자면 자기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일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점이 제일 중요하고요. 그것은 정치권과는 어쨌든 다른 길을 가고자 하는 게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자율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한가지 오해는 있는 거 같습니다. 보면 대체로 정부가 지원을 많이 해 주지 않느냐..라고 하는데 그렇지는 않거든요. 실제로 잘 알려진 경실련,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행동단체들은 행자부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받고 있지 않아요. 정치적으로 그런 점들을 계속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고 납득하기가 좀 어렵고요. 또 실제로 그렇게 지원 받은 액수가 그 단체가 전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그렇게 의미가 있는 액수가 아닙니다.

박인규 : 약간은 개인적인데요. '다보스포럼'이라고 세계에서 유명하신 분들이 모이는 그런 경제 포럼에서 2002년도에 '아시아의 차세대 리더'라고 해서 한국에서는 12명을 뽑았는데요. 강금실전법부무장관을 비롯해서 12명을 뽑았는데 그 중에서 하승창처장이 그 안에 들어가셨는데요? '다보스포럼'에 가지 않으셨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습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웃음) 비싼 돈을 들여 가기도 쉽지 않은 처지이기도 하지만..'다보스포럼'이 지향하는 가치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이 아무래도 시민운동을 하는 저에게는 제가 그냥 이례적인 행사로 초청받아서 토론회를 갖는다..그러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마치 꼭 그 '다보스포럼'을 지지하거나 멤버쉽화 되는 것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은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쉬운 일은 아니어서요.

박인규 : 시민운동가로서는 처음 뽑힌 것이 아닙니까? 그 당시에..

하승창 사무처장 : 전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하승창처장 때문에 뒤에도 없어진 게 아닌가요?(웃음)

하승창 사무처장 : 그건 모르죠.(웃음)

박인규 : 하처장께서는 시민운동의 미래는 개인, 인터넷, 연대..이 세 가지이다..라고 평소에 지론으로 꼽으신다고 말씀을 들었는데요. 왜 그렇습니까?

하승창 사무처장 : 그것에 제가 한 가지 더 보태어 본다면 지역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운동이..지형이 달라지고 있고 사회가 그만큼 변해가고 있는 것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앞으로 운동이 발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키워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참 중요합니다.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진 상황에 있고요. 2000년 이후에 일정하게 개인들이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은 제가 예를 들지 않아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지율스님의 단식투쟁도 마찬가지이고요. 강의석군도 그렇고요. 또 그런 것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확산되는 것을 보시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네트워크 되는 이 연대활동이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아실 수 있겠고요. 특히 그런 것에는 지역에 뿌리를 둔 단체들이 결합된다면 훨씬 지속화 될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마지막으로 시민단체가 아직도 할 일이 많은 거 같은데요? 하처장 개인적으로 앞으로 어떤 일에 집중하실 것인지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죠?

하승창 사무처장 : 어떤 분야라고 하면 저로서는 말씀 드린 키워드들이 실제로 운동으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지점에 주목하는 일들을 아무래도 좀 해보고 싶어하고 있고요. 또 그럴 생각이죠.

박인규 : 말씀을 듣고 보니까..세상도 바뀌고 있고 시민운동도 바뀌지 않으면 세상을 바꾸는데 별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겠구나..그런 생각도 드네요. 개인과 사회를 위해서 좀 더 많은 일을 해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 드립니다.

하승창 사무처장 : 네.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에서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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