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0일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2004년 4월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6시 30분(한국시간 오전 7시 30분, 이하 현지시간)께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보는 단둥(丹東)역을 통과했으며, 이날 오후 4시께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극비리에 이뤄진 것이어서 그의 중국 일정이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북한경제를 급격히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금융제재를 풀기 위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재개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 합의된 '경제협력 및 지원 확대'의 구체적인 내용이 깊이 있게 협의될 가능성도 높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10월 평양을 방문한 후 주석의 초청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초청했고, 9일 베이징을 방문 중인 김원기 국회의장과의 접견에서도 재차 노 대통령의 방중을 요청했다.
이는 후 주석이 지난해 방한에 앞서 북한을 먼저 방문한 선례에서 보듯 남북한 정상의 방중 초청도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방중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가운데 이뤄져 그가 탑승한 특별열차가 단둥을 통과하고 나서 몇 시간이 지나서야 그의 방중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 군정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중이라고 밝히고, 이 정보는 중국 내 정보소식통으로부터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김위원장이 중국에 갔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방문 이유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은 평양발 베이징행 특별열차가 지나는 일부 도시에서 며칠 전부터 퍼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고, 복수의 관계자에 의해 특별열차가 이날 단둥역을 통과한 사실이 포착됐다.
한편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댜오위타이(釣魚臺)에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북한의 중요 인물이 투숙할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댜오위타이는 중국을 방문한 국빈들이 머무는 숙소로, 중국을 공식 방문중인 김원기 국회의장도 이곳에 묵고 있다.
한편 베이징역과 댜오위타이 주변은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께 최진수 북한 대사가 승용차 편으로 북한 대사관을 나와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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