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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월드]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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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월드]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 목소리 출연 기무라 다쿠야, 바이쇼 치에코 | 시간 118분 | 화면비율 애너모픽 1.85: 1 |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한국어), 2.0(일어), DTS-ES(일어) | 출시 대원 C&A

"성이 움직이고 소녀가 할머니로 변신한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영국 동화작가 다이애나 윈 존스의 원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것은 이 두 가지 요소 때문이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더 바랄 나위 없는 각종 기록을 달성한 미야자키는 이 기발한 동화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와 공통점을 찾아냈다. 지혜롭고 강인한 여주인공, 자연친화적인 배경과 서구 문화에 대한 포용력, 반전의 메시지와 메카닉한 상상력까지 모두 녹여낼 수 있는 설정이었다. 미야자키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아주 로맨틱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저주에 씌어 90세 노파로 변신한 소녀와 잘 생긴 청년 마법사의 사랑을 통해 전쟁마저 무력하게 만드는 긍정의 힘을 감동적으로 설파했던 것이다. 덕분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2004년 연말 일본에서 1,500만 명 관객을 동원했으며, 국내에서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미국에서도 화제 속에 개봉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DVD는 그간 출시된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가운데 가장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세 장의 디스크로 구성해 본편 영화와 다채로운 부가영상을 담았다. 먼저 첫 번째 디스크의 본편 영화에서는 DTS 6.1채널을 지원하는 오리지널 일본어 트랙과 돌비 디지털 5.1 채널 한국어 더빙 트랙을 함께 제공한다. 6.1채널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관람자라면 이 작품의 화려한 음향 효과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슈퍼스타 기무라 다쿠야가 하울의 목소리를 연기한 대사 트랙과 히사이시 조의 낭만적인 영화음악, 리듬감 있게 진행되는 다채로운 음향 효과까지 생생히 살아난다. 특히 하울의 성이 무너지는 장면이나 폭탄이 투하되는 전쟁 장면 등에서 사운드 효과의 위력은 상당하다.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특유의 맑은 수채화 같은 색채의 화질 역시 깔끔하고 매끄러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작품의 전편 그림 콘티가 수록돼 있다. 리모콘의 '앵글' 기능을 이용하면 연필로 스케치한 그림 콘티가 어떻게 컬러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졌는지 비교해가면서 볼 수 있다. 영국 브리스톨에서 진행된 원작자 다이애나 윈 존스의 인터뷰는 작가의 입을 통해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는 동영상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마법'을 다룬다는 점에서 여러 모로 〈해리 포터〉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지만, 원작자는 조앤 K. 롤링과는 전혀 다른 후덕한 인상의 할머니다. 미국판 더빙 연출을 맡은 픽사 스튜디오의 피트 닥터 감독(〈몬스터 주식회사〉)의 인터뷰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미국에서도 얼마나 존경받는 '마에스트로'인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한국어 더빙 현장 역시 쉽게 접할 수 없는 흥미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타이틀의 백미는 세 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미야자키 감독의 픽사 방문기' 영상물이다. 2005년 6월 미야자키 감독은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외곽 픽사 스튜디오를 깜짝 방문했다. 픽사의 설립자 존 래세터가 로비를 가로질러 뛰어나와 두 사람을 힘껏 포옹하고, 미야자키가 선물한 거대한 고양이 버스 머리 모형과 하울의 성을 그린 원화 액자를 선물받고 감격하는 모습 등이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픽사 스튜디오 내부 시사실에서 진행된 첫 영어판 시사회 현장도 웃음을 자아낸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영어판 더빙에는 빌리 크리스털, 크리스천 슬레이터, 진 시몬즈, 에밀리 모티머, 로렌 바콜 등이 참여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무대 인사에 나서서 극중 '황야의 마녀'를 연기한 전설적인 여배우 로렌 바콜과 뉴욕에서 만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로렌 바콜은 나에게 '아내가 있냐'고 물었고 나는 '아쉽지만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로렌 바콜이 '당신은 내 다음 남편이다'라고 말했다"는 미야자키의 넉살에 시사회장에는 폭소와 박수가 터진다. 이어지는 존 래세터의 긴 인터뷰에서는 무엇보다 픽사 애니메이션과 스튜디오 지브리의 온갖 캐릭터 상품으로 가득 채워진 사무실 풍경, 미야자키에 경의를 표하는 존 래세터의 표정이 눈길을 끈다.

그밖에도 디지털 작화 감독 카타하마 만소쿠가 하울의 성이 움직이는 장면의 CG 제작 과정을 해설하는 영상물도 수록돼 있다.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을 총망라한 각종 예고편도 미야자키 마니아들에게 기분 좋은 보너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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