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문제 거리'가 많은 '1·2 개각'이 오히려 반갑다. 예상 이상의 장기화로 사학법 장외투쟁 동력이 소진돼 가던 차에 새로운 과녁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권 전체를 향한 비난 여론이 높아진 차에 사학법 투쟁을 노무현 정권 전체를 향한 투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대통령이 국민 안주거리 만들어 주려 개각하냐" **
박근혜 대표는 4일 "개각 자체도 사학법을 날치기 처리한 연장선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중앙위원 200여 명과 신년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국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단행된 개각을 보면 이 정권이 앞으로 어떻게 정권을 운영해 나갈지 예측을 하고 남음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우리가 지금 국회로 들어가면 그들(열린우리당)은 이를 미끼로 국가보안법까지 날치기로 처리할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우리는 투쟁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진들도 가세했다. 김덕룡 의원은"대통령이 연말에 허탈한 국민들에게 안주거리나 만들어 주려 개각을 했나 싶게 개각이 가관"이라며 "허탈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또 "올스타팀을 만들어도 어려운 시기에 자기편 몇몇에게 보상이나 하려는 개각이 뭐냐"며 "이런 식으로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개각으로 커진 '반여 여론', 사학법 투쟁 '판'에 흡수될까? **
최연희 사무총장 역시 "노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을 그대로 나타내는 개각"이라고 비난하며, "코드개각은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키워 오히려 우리는 더 유리한 위치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사학투쟁본부에서는 개각으로 키워진 '반여(反與) 여론'을 한나라당 사학법 투쟁에 연계시키기 위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장외투쟁이 길어지면서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킬 방안을 찾던 한나라당은 개각 파동을 '판'을 키울 호재로 보고있다.
이규택 본부장은 "노 정권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비리, 부정 사건들을 종합해 투쟁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투쟁본부는 개신교 중심의 사학법 반대 단체인 '사학수호 국민운동'과 함께 17일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는 한편, 1000만 명 서명운동 등 장외 단체들과의 연계에도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강경파들은 "사학법 투쟁을 노 정권 퇴진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길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의 뜻마냥 단순한 반여 여론이 사학법 투쟁의 판으로 흡수될른지는 의문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