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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도 슬픔도 훨훨 떨치는 아침 햇살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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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도 슬픔도 훨훨 떨치는 아침 햇살 아래

〈전태일통신 15〉포토에세이

사진1(지뢰꽃)

철원 이평리의
김준권 할아버지가 나물향에 취해 들어갔다가 돌아가셨다던
지뢰밭을 찾아갔을 때
들꽃 한 송이가 지뢰에 기대 피어 있었습니다.

사진2(조만손씨)

지뢰로 발목을 잃은 조만손 씨는
자다가 가끔 있지도 않은 발가락이 움직이는 것 같아서 눈을 뜹니다.
묻어둘 순 있어도 사라질 순 없는 것,
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에서는 20분에 1명씩 지뢰로 인한 사고를 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만도 1000명이 넘는 지뢰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지뢰밭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국가로부터의 배상은커녕 군사시설보호구역 침입죄로 오해를 받거나, 자신 때문에 다른 마을사람들마저 민통선 안에서 일자리를 잃을까봐 수십 년 세월을 이야기조차 하지 못한 채 살아 왔습니다. 사고를 당한 지 3년 이내에 국가배상 신청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보호도 받을 수 없는 공소 소멸시효를 이들에 대해선 배제해야만 합니다.

세상살이가 톱밥처럼 팍팍했던 시대를 타고난 사람들의 운명이 다 그랬다 해도 이제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후방에서 안보의 혜택을 받고 있는 동안 일어난 이들의 안보재해에 대해 우리는 눈감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kcbl.or.kr)를 중심으로 지뢰피해자의 보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기 위한 힘겨운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진3 (일출)

아침 해가 떠오릅니다.
어둠과 함께,
철책과 함께,
마침내 해가 떠오릅니다.

새해에는 저 분단의 철조망도, 지뢰피해자의 잠 못 이루는 고통도, 북한 어린이들의 굶주림도, 빈곤 파산으로 뿔뿔히 흩어진 가족들의 애끊는 아픔도, 밝게 떠오르는 해 아래 손바닥 하나만큼만이라도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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