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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리그 진출, 한국이 일.중에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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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유럽리그 진출, 한국이 일.중에 뒤져"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12/29] 오스트리아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서정원 선수

이제 2006년 월드컵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002년 4강의 신화를 이룩한 이후, 한국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바라보는 한국 축구에 대한 평가 또한 높아졌는데요. 이러한 한국 축구의 역사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오늘 모실 분도 그 중 한 사람인데요. 선수 생활 평생 동안 한번도 하기 힘들다는 월드컵의 대표주전으로 3번이나 발탁, 맹활약을 펼쳤고, 2004년에는 수원 삼성 팀의 플레잉 코치직을 맡아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걷는가 했더니 오스트리아로 건너가서 맹활약 중인,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하고 있는 서정원 선수..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집중 인터뷰, 오늘은, 오스트리아의 유력 일간지 쿠리어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축구 선수", 서정원 선수를 통해 해외에서의 활약상과 유럽 축구의 현주소와 조언 등을 알아봅니다. 서정원 선수는 (70년생. 35세) 축구 선수인 형의 영향으로 중학교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고 87년 청소년 대표로 발탁이 됐고, 1990년(이탈리아), 1994년(미국) 1998년(프랑스) 세 번이나 월드컵 대표로 눈부신 활약을 보였습니다. 재치 있는 개인기와 빠른 발로 날쌘돌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고, 한국 프로 무대에서 프로축구대상 MVP, 프로축구대상 인기상, 시즌 베스트 11 등 무수히 많은 상을 받았고요. 올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이적, 현재 SV리트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아내 윤효진씨와의 사이에 세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서정원 선수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박인규 : 언제 귀국 하셨죠?

서정원 선수 : 한 2주 됐습니다.

박인규 : 일단 오스트리아 올해의 선수에 선정을 축하 드리고요.

서정원 선수 : 네. 감사합니다.(웃음)

박인규 : 혹시 부상도 있습니까?

서정원 선수 : (웃음) 모르겠어요. 제가 한국에 휴가 차 들어왔을 때 그쪽에서 발표가 돼서요.

박인규 : 들어오시고 나서 발표가 났군요?

서정원 선수 : 네.

박인규 : 아직 상은 안 받으신 거네요?

서정원 선수 : 네. 안 받았습니다.

박인규 : 쿠리어라는 것이 오스트리아에서 상당히 유력한 신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해서 뽑힌 상인지 설명을 해 주시죠?

서정원 선수 : 그 매 경기마다 신문마다 평점을 매겨요. 그래서 지금 올해의 경기를 종합해서 일부 리그 에 10개 팀이 되는데 한 3백명 중에서 모두 평점을 매겨서 제가 1위를 했습니다.

박인규 : 그 동안의 평점을 종합해서 나온 거군요?

서정원 선수 : 네.

박인규 : 윙플레이어 부분에서도 1위라고 들었습니다. 서정원 선수가 뛰는 곳이 SV리트라는 도시인데 인구가 1만 5천명 밖에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서정원 선수 : 네. 아주 작은 도시입니다.

박인규 : 그럼 그 곳에 코리안은 서정원 선수 가족 밖에 없을 것 같은데 맞습니까?

서정원 선수 : 네. 맞습니다.

박인규 : 세오( SEO)의 열풍이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서정원 선수 : 네. 어떻게 제가 어떻게 그 곳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까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팀의 샵에서 유니폼을 판매해요. 판매도 제 유니폼이 최고 많이 팔리고요.

박인규 : SEO로 쓰시고 번호는 몇 번을 쓰세요?

서정원 선수 : 14번으로 되어 있습니다.

박인규 : 식당에서 밥값도 안 받는다고 하던데 항상 그렇지는 않겠죠?

서정원 선수 : 네. (웃음) 가족들과 식사를 한 번 하러 갔었는데 식사를 다 하고 계산을 하려 하니까..영수증에 0으로 적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식사도 공짜로 한 적이 있었고, 한 번은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깎았는데요. 그곳에서도 공짜로..(웃음)

박인규 : 괜찮네..(웃음) 오스트리아에 가신 것이 언제죠?

서정원 선수 : 제가 오스트리아에는 올해 2월에 갔습니다.

박인규 : 나이가 만 35세이신데 우리 나이로 30대 후반..축구선수로는 환갑이라고 말하면 뭐하지만 그 나이에도 어떻게 가실 생각을 하셨어요?

서정원 선수 : 처음에 갈 때는 제가 지도자 수업과 선수생활을 병행하면서 갔었는데요. 선수로 계속 그 곳에서 뛰다 보니까 몸도 많이 좋아지고 컨디션도 많이 올라가서 지도자 수업을 조금 뒤로 미루고 선수 생활을 좀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본인은 어떠세요? 지도자 수업과 선수로 뛰는 것과 어느 쪽이 더 좋습니까?

서정원 선수 : 당연히 선수로 뛰는 게 더 좋죠.

박인규 : 그렇습니까? 두 달 전에 팀에서 체력 테스트를 했더니 20대 초반이라고 하는데..상당히 자기 관리를 잘 하는 거 같아요?

서정원 선수 : 네. 그 곳에서 선수들이 체력 테스트를 했습니다. 피를 뽑아서 수치를 보는 건데요. 거기서20대의 체력을 가졌다는 데이터가 나와서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제가 관리를 어렸을 때부터 잘 한 것이 지금의 그런 결과를 많이 가져 온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술, 담배를 안 하신다면서요?

서정원 선수 : 네. 술, 담배는 하지 않습니다.

박인규 : 술, 담배를 안 하는 게 쉽지 않은데..20대면 아직도 10년 더 뛰실 수 있다는 건데..

서정원 선수 : (웃음) 그런 건 아니고요.

박인규 : 이번에 가기 전에 사실은 90년대 말인가요? 유럽에 한 번 진출한 적이 있었죠?

서정원 선수 : 네. 98년에..

박인규 : 그 때는 말하자면..

서정원 선수 : 네. 처음에 4년 계약하고 갔습니다. 갔는데 1년 2개월 만에 돌아왔죠.

박인규 : 왜 그렇게 됐죠?

서정원 선수 : 제가 처음에 갈 때 저를 원했던 감독님이 일 년을 하시고 그만 두시고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는 바람에..새로운 선수들과 팀을 교체하는 과정에..

박인규 : 말하자면 서정원 선수를 처음 발탁했던 감독님이 그만 두시고..

서정원 선수 : 네.

박인규 : 감독님이 바뀌시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오스트리아는 독일 옆에 있는 작은 나라이다..정도로 알고 있는데 오스트리아의 프로 축구 리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설명을 해 주시죠?

서정원 선수 : 네. 오스트리아는 프로팀이 1부 10팀, 2부 10팀이 되어 있고요. 그리고 오스트리아는 빅리그보다는 처지지만..나름대로의 인정을 받고 있는 리그라는 생각이 들어요. 리그 일 년에 1위와 2위가 챔피언리그에 출전권이 주어지고요. 그 다음에 3위한 팀은 유이파컵에 나갈 수 있는 출전권이 주어지고..그 다음에 FA컵에서 우승하는 팀은 한 장 유이파컵이 또 주어지기 때문에 그 유럽에서 열 개팀이 있는 리그에 네 개팀이 나갈 정도니까..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런 경기 수준 말고 국내에서도 수원 삼성에도 계셨으니까..구단의 운영이랄지..행정이랄지..그런 부분에서 어떻습니까? 배울만한 점이나 비교되는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서정원 선수 : 배울 점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가서 느낀 거지만 일단은 빅 리그는 아니지만 조그마한 오스트리아의 도시에서 그런 조그만 팀이..관중의 열기, 행정하는 것이 선수의 중심이 돼서 운영하는 것을 봤을 때..또 과학적으로 선수를 관리하고..그런 것을 볼 때.."아..이것이 축구의 선진국이구나.."라고 많이 느꼈습니다.

박인규 : 선수 중심으로 선수를 관리한다고 말씀하시는데 말하자면 서정원 선수에게도 전담 마크맨이라고 그럽니까? 우리는 그런 것이 없습니까?

서정원 선수 : 네. 그런 것은 우리 나라에는 아직 없죠.

박인규 : 한 분이 선수를 맡아서 여러 가지 일들을..?

서정원 선수 : 네. 사소한 것 까지..생활까지 모두 관리를 해 줍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찾아와서 모두 해결해 주고요.

박인규 : 지금 한국에서의 관심은 내년 독일 월드컵에서 최소한 16강을 가느냐..8강을 가느냐..이런 것인데요. 어떻습니까? 유럽에서 가서 10개월 뛰어 보시니까..유럽에서 한국을 보는 눈이 어떻습니까?

서정원 선수 : 예전과는 많이 다르게 보고 있어요. 예전에는 한국 하면 많이 우습게 봤죠? 그런데 우리 나라가 2002년 월드컵을 하면서..4강을 하면서 유럽이 우리를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한국 축구가 무시할 팀이 아니다..그럴 정도로 부각이 되어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우리 G조가 프랑스, 한국, 스위스, 토고..많은 분들이 프랑스는 어렵고, 토고는 만만하고, 스위스가 문제이다..이런 생각들인데..제가 알기로는 스위스가 오스트리아에 붙어 있는 나라이고..그래서 스위스에 대해서도 아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서정원 선수 : 네. 그곳에 있을 때 스위스의 경기를 서너 경기를 봤습니다. 그런데 스위스가 의외로 복병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우리 국민들께서는 처음 스위스라고 했을 때..

박인규 : 이번에도 스위스가 오랜만에 출전하는 거죠?

서정원 선수 : 네. 그렇죠. 그래서 마음을 놓고 계신데요. 제가 그 곳에서 경기를 지켜 본 결과로는 그렇게쉬운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스위스 같은 팀은 빅 스타들은 없지만 아주 여러 선수들이..중요한 선수들이 살림꾼 같은 역할을 많이 해주는 선수가 많아요. 팀에..

박인규 : 말하자면 조직력이 강한 팀이다?

서정원 선수 : 네. 아주 조직력이 단단합니다. 예를 들자면, 예전에 그리스가 유럽컵 우승했을 때 그런 짜임새와 색깔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스위스입니다.

박인규 :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조직력이 대단하다? 저는 축구는 잘 모르지만 지난 여름인가요? 청소년축구대회에서 우리 팀이 스위스에 져서 예선 탈락하는 것을 봤는데 상당히 잘하는 것 같더라고요?

서정원 선수 : 네. 요즘에 스위스 축구가 아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분위기예요. 근래에 A매치를 17경기를 했는데 그 중에서 한 게임만 졌어요. 그 때 터키와 2차전에서 터키 홈에 가서 졌는데.. 그 경기가 유일하게 1패이고요. 또 프랑스와 두 경기를 했어요. 스위스가..그러데 두 경기 모두 프랑스가 이기지 못했어요. 2대2로 비기고, 0대0으로 비기고..그래서 프랑스에서는 감독님 말씀하신 것이 "스위스가 상당히 무서운 팀이다." 그럴 정도로 평을 하셨는데..우리가 마음을 놔서는 안 될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우리 축구가 보면 남미 축구에는 체력으로 밀어 붙여서 하는데, 유럽에 가면 체력과 스피드로 항상 고전을 한다..그런데 이번에는 유럽 팀이 두 개 나라나 있단 말입니다. 경험이 많으시니까 우리가 어떤 식으로 대응하면 좋겠다..라는 나름대로의 복안 같은 것이 있으세요?

서정원 선수 : 네. 분명히 우리의 강점도 있고요. 굉장히 약점도 있지만 저는 충분히 대적할 만한 실력을 갖췄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2002년 월드컵을 하면서 유럽의 그런 강팀들과도 경기를 많이 했고..그런 경기를 통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그리고 또 유럽에서 우리 나라를 무서워 하는 것이..그런 조직력과 스피드를 상당히 무서워 합니다. 지금도..그렇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독일의 월드컵에 가서 주눅들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경기를 하면 승산이 충분히 우리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히딩크감독이 국민들의 축구 수준을 올려 놔서 그 뒤에 코엘류감독, 본프레레감독..워낙 잘하시는 분이지만 국민들의 기대에 맞지 않아서 아드보카트감독까지 오시게 됐는데..선수입장에서 감독의 어떤 용병술을 평한다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지만..그래도 축구생활을 20년 가까이 하셨으니까..아드보카트대표팀의 경기를 보셨습니까?

서정원 선수 : 두 경기를 봤습니다. 그 이전에 본프레레 감독님이 계실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박인규 : 어떤 점이 달라진 것 같아요?

서정원 선수 : 선수들이 그런 활기찬 경기를 예전에는 못했는데..지금은 활기찬 경기를 많이 하는 것 같고요. 팀의 칼라도 시스템도 조금씩 변화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굉장히 의욕적으로 받아 들이는 것 같고요.

박인규 : 무리한 주문인지는 모르지만 후배들이니까..이것만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혹시 있어요? 현재 대표팀이?

서정원 선수 : 저는 선수들에게 얘기하고 싶은 것은, 준비를 잘 했으면 좋겠어요. 그 준비라는 말이 일단은 감독님이나 코치님이나 축구협회나 많은 그런 지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준비를 해 주시겠지만 그래도 준비를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것은 자기 본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본인이 어느 경기, 어느 팀, 어느 경기장, 어느 경기장의 상태..모든 것들을 자기가 신경 써서 준비를 해야만 경기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박인규 : 준비라는 것이 어떤 체력이라든가, 축구의 기술도 있지만..경기의 정보라든가, 상대팀에 대한 정보라고 할까..이런 것들도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라?

서정원 선수 : 그렇죠. 제가 만약에 오른쪽 윙이다..그러면 그 쪽의 왼쪽 수비는 키가 어느 정도이고, 어떤 것이 장점이고..그런 것도 나름대로의 경기를 보면서 파악을 했으면 좋겠어요.

박인규 : 제가 마치 서정원 선수는 월드컵에 못 나갈 것처럼 여쭤봤는데..(웃음) 아직 20대 초반의 체력이시라고 하니까..혹시 지금이라도 나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으십니까? 어떠세요?

서정원 선수 : 제가 그런 욕심은 없어요. 제가 지금 오스트리아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만 그 곳에 나가서 빅 리그를 다시 한 번 가겠다..예를 들어 국가 대표가 되어야겠다..라는 이런 욕심이 있었다면 지금 제가 이런 자리에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 없이 마음 편히 경기장에서 경기를 열심히 하다 보면 그런 것들은 자연적으로 뒤로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박인규 : 혹시 후배 중에 누구를 택해라..라는 질문이 사실은 거북한 질문인데..그래도 요즘 박주영 선수도 있고, 이번에 MVP가 된 이천수 선수도 있는데..후배선수들을 보면서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재목이다..라고 보여지는 선수가 혹시 있습니까?

서정원 선수 : 당연히 지금 우리 어린 선수들 중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 중에 지금 말씀하셨듯이 이천수 선수나, 박주영 선수..아주 우리 나라에 앞으로 정말 대표팀을 이끌어 갈 아주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혹시 후배 선수들에게 적어도 10년 가까이 오래 하셨으니까..지나고 봤더니 이런 부분은 좀더 신경 쓰면 선수생활에 도움이 되겠더라..하는 조언이랄까?

서정원 선수 : 일단 프로선수이니까요. 프로 선수라면 일단은 자기의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니까..프로가 갖추어야 할 것은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자기 관리가 첫 번째이겠죠. 자기 관리가 첫 번째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술, 담배를 안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고 하는데..맞습니까?

서정원 선수 : 네. (웃음)

박인규 : 지금부터는 서정원 선수의 개인적인 축구인생에 대해서 얘기 해 보겠습니다. 서정원선수가월드컵 대표를 세 번하셨는데, 제가 알기로는 홍명보 선수가 네 번하신 것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 번 하신 분이 많지 않죠?

서정원 선수 : 네. 많지 않습니다.

박인규 : 어떤 분들이 있으시죠?

서정원 선수 : 황선홍 선수, 유상철 선수가 있습니다.

박인규 : 사실 98년까지 하셨고 2002년에 될 수도 있었을 텐데..99년에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당하셨다고 하셨어요? 십자인대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왜 그렇게 됐는지 설명을 해 주시죠?

서정원 선수 : 네. 십자인대가 99년 말에 끊어졌거든요. 예전 같으면 십자인대가 끊어지면 거의 은퇴를 할 만큼 큰 부상인데요. 그런데 요즘에는 의술이 많이 발전해서요... 그것에 대해서는 회복기간도 1년 정도 걸리는 큰 부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일 년동안에..말하자면 재활을 하신 거군요?

서정원 선수 : 네. 수술을 받고 그 곳에서 2개월 정도 기본적으로 물리치료도 받고요.

박인규 : 그러면 99년에 부상을 당하셨으니까..정상적인 플레이는 2001년..그 정도가 되시겠네요? 만약에 십자인대가 끊어지지 않았다면 2002년 대표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많으시겠네요?

서정원 선수 : 네. 분명히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는 워낙 몸도 좋았고요. 그래서 그 부상이 아니었다면 2002년에도 당연히 뛰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저는 월드컵 경기 중에서 스페인과의 경기로 기억하는데요. 2대1로 지다가 마지막에 서정원선수가 넣어서 2대2로 비겼던..?

서정원 선수 : 미국 월드컵이요.

박인규 : 미국 월드컵이었죠? 본인은 어떠세요? 본인 넣은 골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서정원 선수 : 네. 저도 그 골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래도 축구 선수라면 월드컵이 가장 큰 시합이고요. 또 누구라도 그런 경기에서 골을 넣고 싶어하죠. 그래서 아무래도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박인규 : 작년에 수원 삼성팀에 플레잉코치..선수도 하고 코치도 하는 직을 맡으셨는데..잘은 모르지만 플레잉 코치는 계속 그 팀에 있으면 코치진의 일원이 되고 말하자면 그런 장래가 보장되는 자리 일수도 있는데..오스트리아행을 갑자기 택하셨어요. 나름대로의 특별한 결심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이 있었습니까?

서정원 선수 : 저는 예전부터 생각을 그렇게 했습니다. 여기서 선수생활이 끝나면 유럽쪽에서 선수를 조금씩 하면서 지도자 수업을 같이 해야겠다..라는 그런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 유럽 축구를 몸으로 느끼면서 후에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인규 : 저희의 축구 실력이 아시아에서는 최고라고 하는데 유럽에 가서는..자리를 잡은 선수들이 많지 않은 거 같아요. 박지성 선수, 이영표 선수, 설기현 선수 정도가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일본, 중국은 사실 어떻게 보면 우리보다 한 수 아래라고 보는데..우리 나라 선수와 일본측 선수 중에 어느 선수들이 더 많이 나가 있습니까?

서정원 선수 : 제가 알기로는 중국선수와 일본 선수들이 많이 나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저희 보다? 왜 그러죠? 우리가 실력이 모자랄 것 같지는 않은데?

서정원 선수 : 네. 우리 나라가 실력이 더 좋죠. 선수들이..

박인규 : 왜 그럴까요?

서정원 선수 : 우리 나라가 외국 진출에 대해서 우리 나라 선수들이 어려운 점이 많아요. 첫 번째는 병역문제가 있고요. 두 번째는 우리 나라에서 외국으로 갈 때 이적료를 우리 나라에서 너무 많이 요구해요.

박인규 : 우리 구단에서?

서정원 선수 : 네.

박인규 : 그럼 일본이나 중국은 안 그런가요?

서정원 선수 : 네. 제가 알기로는 전혀 없어요. 이적료도 없이 처음에 나와서..

박인규 : 말하자면 이것이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일단 선수들을 내보내자는 것이고, 우리 나라 구단은 이것도 비즈니스니까..일단 받자..이런 차이가 있는 모양이죠?

서정원 선수 : 네. 그런 것이 조금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에 나가실 때는 어떻습니까? 에이전트를 통해서 나가신 겁니까?

서정원 선수 : 아니요. 저는 에이전트가 없고요. 저 혼자..

박인규 : 혼자서도 나갈 수가 있습니까?

서정원 선수 : 예전에 프랑스팀에 있을 때 그 감독님이 연결을 해 주셨어요. 그래서 나가게 됐습니다.

박인규 : 서정원 선수 생각으로는 어떻습니까? 그렇다면 저도 축구를 잘 모르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 나라 선수들이 가급적이면 유럽에 많이 나가서 본고장 축구도 배워 오고 축구 구단 운영도 배워 왔으면 좋겠는데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구단의 이해가 필요한 건가요? 어떻습니까?

서정원 선수 : 그런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나라 선수들이 어렸을 때에 나가서 그런 것을 많이 배우면 한국 축구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데..그런 면에서는 약간은 우리 나라 구단이나..그런 것들이 너무 없는 것이 아쉬운 문제이죠.

박인규 : 우리 나라에 모 나이 드신 정치인께서 "서산을 붉게 물들이고 싶다.."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제가 보니 서산을 굉장히 붉게 물들이고 계신 것 같은데..(웃음) 앞으로 얼마나 더 현역으로 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정원 선수 : 지금으로서는 앞으로 2년이다..3년이다..이렇게 목표를 세울 수는 없고요. 저는 체력이 닿는 한 운동장에 서고 싶고요. 그것이 1년이 될지..2년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박인규 : 역시 지도자보다는 선수가 좋은가보죠?

서정원 선수 : 그렇죠.(웃음)

박인규 : 나이가 체력이 다 되었다..그 다음의 계획은 지금까지 축구인생으로 살아 오셨으니까..지도자 수업을 하시는 겁니까?

서정원 선수 : 네. 제가 운동을 그만두게 되면 아무래도 유럽이 축구에서는 선진국이니까요. 그래서 그 쪽에서 좋은 코칭 스쿨을 찾아서 공부를 좀 하고 싶어요.

박인규 : 아드님만 세 명이라고 들었습니다? 큰 아들이 몇 살이죠?

서정원 선수 : 10살입니다.

박인규 : 아들을 축구선수로 키울 생각이 있으세요?

서정원 선수 : (웃음) 글쎄요. 저는 본인이 원한다면 시키고 싶은데요.

박인규 : 지금은 유년 스쿨이라고 합니까?

서정원 선수 : 네. 유소년 팀에서 훈련을 하고 있어요.

박인규 : 개인적인 말씀을 드려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장모님이 한 때 일산에 사신 적이 있으시죠? 제가 그 아파트에 같이 살았습니다. 6~7년 된 걸로 기억하는데..장모님 뵙고 가실 때 저희 아들이 싸인을 받아 달라고 해서 우리 집사람이 싸인을 받으러 갔어요. 가려고 차 안에 계셨거든요. 장모님이 "싸인 좀 해주게.."하셨더니 차 안에서 나오시더라는 거예요. 싸인을 해 줘서..보통 사람들 같으면 차 안에서 싸인을 해 줄 텐데..나와서 싸인을 하더라..그래서 상당히 예절이 바른 사람이다..감동을 받았다..개인적인 얘기지만 저희 집사람이 안부를 전해 달라고 해서요..

서정원 선수 : 감사합니다.(웃음)

박인규 : 마지막으로요. 서정원 선수의 팬도 많을 테고, 오스트리아에서 계속 활약하시길..아니면 더 큰 리그로 가길 바라는 팬들도 많을 것 같은데 팬들에게 인사 겸해서 앞으로 계획 같은 것을 말씀해 주시죠?

서정원 선수 : 네. 일단 제가 뛰고 있는데 팬들이 너무 많은 성원을 주시는 것 같아요. 그 곳에서도 뛸 때도 보면 많은 교민분들과 유학생 분들이 오셔서 태극기를 흔들 때 너무나 감사해요. 그래서 때..'내가 저 분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오늘 제발 좀 골을 넣어야겠다..'그런 마음을 먹고 경기에 임하는데 그럴 때마다 운 좋게 골을 넣어서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이 되어 드리는 것이 있어서 저는 상당히 기쁘게 생각이 들거든요. 그분들과 우리 나라의 국민들이 많이 성원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박인규 : 계속해서 서산을 붉게 물들이시고 축구선수로도 대성하시고 축구 지도자로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서정원 선수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에서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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