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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육군 참모총장 조사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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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당시 육군 참모총장 조사했어야"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12/27] '軍 인사비리' 수사의 주역 최강욱 전 군검찰관

" 과거의 군은 우리사회에서 가장 앞선 조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뒤처진 조직이다. 군이 이 점을 깨달아야 한다." 군 인사 비리 수사의 주역, 최강욱 변호사의 말입니다.

최강욱 변호사는, 군 검찰관으로 재직하며, 군 인사 비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육군본부를 압수수색 하는 등, 국민들의 엄청난 관심과 군 안팎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온 바 있습니다. 군 인사 비리 수사..김일병총기난사사건, 군 제대 후 암으로 숨진 노충국씨 사건을 비롯해서 올해는 유난히 군 관련 사건 사고가 많았던 것 같은데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지난 10월 군인사 때 벌어진 비리를 파헤쳐 올 상반기를 떠들썩 하게 했던 군인사 비리 수사의 주역, 최강욱 변호사에게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최강욱 변호사입니다.

최강욱 변호사(37세)는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 부장을 역임하였고, 올 5월에 10년 만기로 전역했습니다. 지난 해 10월 군 인사 때 벌어진 비리를 파헤친 용감한 군 검찰관으로 올 상반기를 떠들썩하게 했던 그는 전역 이후, 평화재향군인회 창립에 참여했고, 군 제대 직후 숨진 노충국씨 사건의 고문 변호사로도 활동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로 '군사법학회'를 만든 장본이기도 합니다.박인규 : 최 변호사, 안녕하십니까?

최강욱 변호사 :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흔히들 최강욱 변호사와 남성원 변호사가 두 분이 '군인사 비리수사의 두 주역이다.' 이렇게 평가 하시는데 최 변호사께서는 어떻게 해서 '군인사 비리 수사'를 맡게 되셨습니까? 본인이 자원하신 겁니까?

최강욱 변호사 : 네. 저도 장교로서 군 생활을 하던 사람이었으니까..군에서 직업군인들, 병사들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죠. 특히 군을 직장으로 가지신 분들이 정말 열악한 여건에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직업을 가진 직업인으로서 가장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사실상 진급이죠. 진급이라는 것은 잘 아시다시피 군이 계급사회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규정짓게 됩니다. 진급이 저희들끼리 '군을 규정하는 DNA다.'..그런 식으로까지 얘기를 했는데 평시에 전쟁을 수행하지 않는 군에서 평시에 자기의 능력과 업적을 평가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장치가 유일한 것이 진급이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것에 비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박인규 : 지난해 10월에 장성급을 포함한 군인사가 있었고 인사가 있은 다음에, 이른바 괴문서가 나돌면서 수사가 시작됐는데요. 말하자면 군 인사 비리의 핵심은 무엇이었습니까?

최강욱 변호사 : 정확히 말씀 드리면, 괴문서가 나돌면서 수사가 시작됐다기 보다는, 저희는 내사를 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괴문서가 뿌려졌는데요. 핵심은.. 당시에 진급인사가 있고 난 후에는, 어디든 뒷 얘기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작년의 경우는 그것이 심했습니다. 사성장군분들 사이에서도 인사가 잘못 됐다는 얘기가 나왔고, 국방부에 어떤 핵심 관계자가 모여 계신 복도에서 서로 말다툼을 하는 모습들이 목격되고, 국방부 내에 인프라의 게시판에 진급관련 여러 가지 자료들이 게시가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요. 그런데 유독 장성진급에 관한 게시물만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의 소감문을 게시하게 되어 있었는데 중령, 대령까지는 있었는데..유독 그 때만 빠져 있었고..

박인규 : 소감문이라는 것이 원래는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지난번에만 올라오지 않았다는 말씀인가요?

최강욱 변호사 : 네. 그 계급만..그런 점들이 저희가 이번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에 괴문서가 뿌려졌던 것이 덧붙여지면서 어떤 흐름까지 타게 됐다고 할까요?

박인규 : 이른바 괴문서가 뿌려지기 전에 내사를 하셨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미 군인사가 발표되기전부터 뭔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신 겁니까?

최강욱 변호사 : 아닙니다. 괴문서가 뿌려진 것은 인사발표가 있고 나서 시간이 좀 흐른 뒤였고요. 그 사이에 여러 가지 얘기들이 많았기 때문에..

박인규 : 그 당시에 '군인사 비리 사건'을 하면서 우리 군이 생긴 이후로 처음 있는 일로 알고 있는데 군검찰관이 육군본부 압수수색까지를 하셨습니다. 왜 압수수색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또 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최강욱 변호사 : 이 부분도 좀 더 정확하게 말씀 드린다면, 육군 본부를 압수 수색한 것은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언론에서 이것을 처음에 어떤 세력대결로 몰아가는 시각이 좀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최초다..라고 많이 부각을 하시는데 그것은 아니었고요. 육군 본부 진급과라는 곳이 있습니다. 정식명칭은 진급관리과였는데..그 쪽을 사실상 성역시했었죠. 그래서 그 곳은 군부대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일체 훈련에서 배제되어 있었고..일 년 내내 진급관련 업무만 하는 곳입니다. 그 곳을 압수수색 하다 보니까..심장부에만 접근했었다..라는 것 때문에 군 내부나 당시 육군 본부 핵심 관계자들이 상당히 반발했었고,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처음에 압수수색을 하기로 했을 때는 수사 절차상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권한이자 의무이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진급이라는 것이 서류심사를 통해서 각종 자료를 가지고 개인의 신상에 대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것이 확보가 되지 않으면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그 전에 작년 봄에 현역대장을 구속하는 수사를 하면서 그 때 이미 큰 경험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는 이것은 누구든지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현역군인이라면..그렇기 때문에 꼭 한 번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이었지..그렇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런 우여곡절을 통해서 그 당시 최강욱 변호사께서 밝혀내신 인사비리의 실체가 어떤 것입니까?

최강욱 변호사 : 실체라는 것은 그 동안 많은 군인들이 그렇게 믿어 왔었고, 군에서 홍보해왔던 사실들이 시스템에 의해서 인사를 한다..법과 규정을 철저히 지킨다..이런 얘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의심을 받는 부분 중에 하나가 원래 오너 마음대로 인사를 하는 것이 우리 나라의 각 조직에서 이뤄지는 관행 아니냐..원래 그런 것이 아니냐..라는 얘기였는데요. 군은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법률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어떤 한 사람이 인사권을 갖는 참모총장이 됐을 때, 정확히 말씀 드리면 대통령의 인사권입니다만 현실적으로는 총장이 많이 위임을 받아서 행사를 하니까..그 사람 마음대로 결정을 하게 놔두면 사병화가 됩니다. 군이라는 조직이..그런 것을 막기 위해서 군 인사법의 여러 가지 중립적인 절차나 제도들을 규정해 놓고 있었는데, 지난 번 남재준총장께서 취임하신 후로, 그것을 좀 더 정교하게 인사검증위원회라는 곳도 설치하고 다면평가도 실시하고..여러 가지 인사제도의 개혁을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음은 훨씬 많았거든요. 그래서 실체를 들여다 보니 사실상 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고..

박인규 : 좋은 시스템이 마련되었지만,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강욱 변호사 : 네. 무대 앞에서는 굉장히 화려한 무대장치 속에서 완벽하고 정교하게 꾸며진 연극이었지만 실제로는 무대 뒤에서 대본에 의해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는 것이 저희가 밝혀낸 결론이었습니다.

박인규 : 그러면 최변호사께서는 그 사건 수사를 마치시고 전역하신 거죠?

최강욱 변호사 : 그렇습니다.

박인규 : 기소까지는 하신 거죠?

최강욱 변호사 : 네. 기소하고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

박인규 : 재판은 지금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습니까?

최강욱 변호사 : 1심 판결이 나왔고요. 현재는 2심 재판이..대략 두 번 정도 공판이 진행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재판에 대해서는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그리고 스스로 만족하시는지 말씀해 주시죠.

최강욱 변호사 : 그 때 기소한 사람이 네 명이었습니다. 준장이 한 분 있었고, 대령 한 분, 중령 두 분이었는데..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던 진급처장이었던 분이었는데요. 그 분이 집행유예형를 받았고 또 진급계장이라는 중령분도 집행유예형을 받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선고유예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박인규 : 말하자면 죄는 있으되, 처벌은 가볍게 내리는..

최강욱 변호사 : 그렇습니다.

박인규 : 그럼 이 분들의 혐의는 어떤 것입니까?

최강욱 변호사 : 혐의라는 것은 사전에 내정된 52명의 인사들이 있었고요. 장성진급 전원이 52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52명의 인사를 사전에 내정해 놓고 그 52명이 그 시스템을 거치다 보면 당연히 경쟁자로 부각되어야 할 사람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 아주 유력한 경쟁자가 17명이 있었습니다. 그 17명에 관한 서류를 조작해서 그 17명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서류를 위조한 것입니다. 그 바탕이 된 자료는 인물 첩보나 아니면 헌병의 동향자료나 이런 것들을 취합을 했는데..악의적으로 편집을 한 거죠. 그래서 위원들로 하여금 이 자료를 보면 도저히 이 사람들을 시켜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유도를 한 거죠.

박인규 : 검찰관이시기 때문에 100% 모두 옳다고는 할 수 없고..그렇지만 최변호사의 말이 진실이라면 그 것에 대한 어떤 처벌로는 굉장히 약하게 내려진 거네요?

최강욱 변호사 : 그것이 판결문에서도 언급이 됐었는데요. 법원에서 판단하기에도 그 17명을 선별한 기준이 유력한 경쟁자로서 탈락시키기 위한 것들이라고 밖에는 달리 생각할 기준이 없다..이런 표현도 있었고요. 처벌이 상대적으로 경미하게 나온 것은 일단은 지시한 제일 위의 인사들이 수사에서 빠져버렸기 때문에..이 것은 어떻게 보면 명령을 집행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점들이 고려가 되지 않았나..생각합니다.

박인규 : 당시에 참모총장 하시던 분이 조사를 안 받으시고 최변호사보다 한 달 전에 전역하셨는데.. 최변호사께서는 한 번 조사를 해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셨습니까?

최강욱 변호사 : 물론이죠. 반드시 했어야 한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법원에서 증인으로 채택해서 소환했으면..하고 바라고 있는데요. 이미 증인 신청은 되어 있는 상태이거든요. 그런데 군 특성상 참모 총장이라는 위치가 사실상 신의 지위라고 비유될 정도로..그런 위치에 있다 보니까..

박인규 : 그렇다면 공식적으로 당시 참모총장에 대한 조사 같은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셨는데 안 된 겁니까? 아예 그런 것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까?

최강욱 변호사 : 공식적인 요청이라는 것은 소환 통보를 의미하는 건데요. 행여라도 저희가 소환통보를 할까봐서 굉장히 노심초사하는 분들이 많았었죠. 그러니까 어떤 부담이라고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군이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많은 부분을 점하고 있고..그리고 현실적으로 세력화가 되어 있다 보니까..어떤 반발..? 이런 것들을 걱정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인규 : 우리 뿐만 아니라 군대라는 조직이 워낙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다 보니까..군사 법정..혹은 군 법무관의 자율성보다는 지휘관에 의해서..지휘관의 뜻이 더 많이 관철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씀을 하는데..이번 수사를 하시면서 지휘관의 의도와 군법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것이 충돌할 때 어떤 쪽이 아직도 힘이 더 있는가..그런 것에 대한 고민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최강욱 변호사 : 많은 분들이 아직 우리 사회가 사법제도 측면에서 독립성이 강화되고 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군도 그렇지 않을까..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고, 극단적으로 군이..뭐..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한 답을 말씀 드리면, 현재 이 시점까지는 지휘관의 의지와 법이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은 있을 수 있으나, 항상 지휘관이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제도적으로 모든 것을 지휘관이 권한을 갖는 것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박인규 : 예를 들면..?

최강욱 변호사 : 관할관 확인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재판이 끝나고 나면 확정 판결에 대해서도 판사가 내린 판결에 대해서도 지휘관이 마음대로 감형을 할 수 있고요. 그 다음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도..저희가 그 부분을 수사할 때는 그 부분이 핵심적인 파동이 됐었는데..그 지휘관의 승인이 없으면 영장청구 자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법원에..

박인규 : 군사법정에 관해서는 최종적인 권한을 지휘관이 갖게 되어 있다?

최강욱 변호사 : 그렇습니다.

박인규 : 그런 것들에 대한 개정이나 하는 것들은..?

최강욱 변호사 : 그 곳에서 의결한 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서는 그 권한을 완전히 삭제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상대적으로 여러 가지 독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그러니까 민간 사법과 별반 다르지 않게..또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다시 앞으로 얘기가 돌아가기는 하지만, '군인사 비리 수사'를 하시고 나서 지금까지 2심이 진행이 되고 있지만 본인이 그 수사를 하면서 성과가 있다면 이런 것이고..한계가 있었다면 이런 것이고..그런 생각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최강욱 변호사 : 성과가 있었다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군인사에 대해서 걱정을 했었습니다. 구성하는 분들과 외부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그것을 사실로 밝혀냈다는 점..그래서 그것이 개선되고 근본적인 반성을 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다고 자부를 하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개혁이 됐느냐..에 대해서는..금년에도 인사가 있지 않았습니까? 굉장히 회의적입니다.

박인규 : 일부에서는 당시 '군인사 비리 수사'에 대해서 정부에서 군 흔들기를 하고 있다..군인이라는 것이 명예를 놓고 하는 건데 이렇게까지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 제대로 군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그런 불만들도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요. 그런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최강욱 변호사 : 네. 그런 시각에 대해서는 저도 굉장히 불만인데요. 군에서 저희가 큰 사건 수사를 몇 번 해봤지만 그럴 때마다 일반적인 검찰수사와 비교를 해 보시면 쉽게 잘 아실 겁니다. 이상하게도 정치적으로 해석을 하려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박인규 : 군 내외부에?

최강욱 변호사 : 군 내외부를 막론하고요. 그리고 그 시도를 계속합니다. 그러면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아무리 호소를 하려 해도 저희 군 검찰은 독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창구가 없습니다. 국민들께서는 본질에 대해서 언론을 통해 접하실 수 밖에 없는데..언론에 접촉하는 자체가 처벌사유입니다.

박인규 : 군 법무관이 언론과 접촉하는 것이..?

최강욱 변호사 : 그렇습니다. 군에서는 장군들만 접촉할 수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장군의 허락을 받아서 해야 하는데..장군을 상대로 수사를 할 때는 피해자는 무조건 언론에 변명을 하고 그것을 수사하는 쪽에서는 일방적으로 당하는..그러면서 오히려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누명을 뒤집어 쓰는..그런 상황입니다.

박인규 : 지휘관과 군 법무관의 어떤 재량권이라고 할까요? 워낙 균형이 안 맞는 거군요?

최강욱 변호사 : 그렇습니다. 사법을 사법으로 인정하지 않는 거죠.

박인규 : 5월에 10년 만기 전역을 하셨다고 하는데 혹시 본의와 다르게 타의로 전역하신 것은 아니죠?

최강욱 변호사 : 네. 그것은 아닙니다. 제가 전역할 시기가 되어서 한 것이고..그런데 사실은 그 때 나가야 하는 점에서는 많이 고민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좀 더 제도가 완비되어서 후배들은 저보다 훨씬 더 나은 여건에서 제대로 일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반대편에서는 빨리 나가기를 기대했다고 들었습니다.(웃음)

박인규 : 앞으로 사개추위에서 시스템을 바꾼다고 하니까 계속 좋아지겠죠?

최강욱 변호사 : 네. 그러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노충국씨를 비롯해서 군에서 제대하신 직후에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사병들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 보도록 하죠. 지금 변호사를 하시죠?

최강욱 변호사 : 네. 전역해 보니까 많은 분들이 군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해 하시고 또 전문가가 많이 부족하다고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감히 전문가라고 말씀 드릴 수 없는 형편인데도 여러 곳에서 도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노충국씨 같은 경우에는 제가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 어떻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생각하던 차에 노충국씨가 사망하고 난 직후에, 아버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법률적으로 좀..

박인규 : 지금 말하자면 사망에 대한 어떤 법적인 절차를 밟고 계신 건가요?

최강욱 변호사 : 다행히도 국가유공자로 등록되는 문제와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문제는 정부에서 현행대로 처리해 주셨습니다. 그 외에 손해 배상문제가 아직 남아 있는데요. 그것은 우리 나라 헌법에 군인이 직무수행 중에 입은 어떤 손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조항 때문에..

박인규 : 그렇습니까? 그럼 소송 자체가 아예 안 되는 거군요?

최강욱 변호사 : 네. 대부분이 되지 않고요. 노충국씨의 경우에는 사의를 조작했던..그런 것들로 법률적인 대응을 검토 중입니다.

박인규 : 그렇게 젊은 병사가 노충국씨 뿐만 아니라 그 뒤에 김웅민 사병이라는 분은 위암으로, 윤여주씨는 간암으로, 목숨을 잃고 해서..이것이 군 의료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하는데 그 부분은 들여다 보셨습니까? 그 문제들을?

최강욱 변호사 : 네. 깊이는 아니지만 군에서부터 볼 수 기회가 있었고, 예전에 병역비리 수사나 이런 것들을 하면서 의료체계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근본적인 문제를 말씀 드리자면, 우리 군이 가지고 있는 의료체계가 어떤 사람을 환자로서 식별해 내고 치료를 해서 완치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에 대해서 꾀병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판독해서..꾀병이 아닌 것으로 식별되면 내보내는 것으로..전역하는 것에서 끝나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치료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없다고 봐야 하겠네요?

최강욱 변호사 : 아예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치료라는 것은 직업군인에게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요. 병사들의 경우에는 의무복무를 하는 사람들이고..

박인규 : 당시의 언론보도를 보니까..군의관으로 오시는 분들이 물론 오랫동안 계속 일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말하자면 의사분들이 의무적으로 3년간 하시는 분들이 너무 왔다 갔다 이동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성의를 가지고 봐주지 못한다는 말도 있던데요?

최강욱 변호사 : 네. 여건이나 장비나 의약품의 수준이 굉장히 열악하고, 자신이 의사로서 전문의로서 첫 발을 내딛는 이런 상황에서 소위 자신의 자부심이나 자긍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계기가 없죠. 그러니까 자신이 어려운 사람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얻고 인정을 받고..이런 일종의 성취욕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군은 아직까지 아쉽게도 그러지 못합니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라든가..하는 것들은 계급 높은 사람들 위주로 되어 있고..

박인규 : 예산이 없어서 그런가요?

최강욱 변호사 : 예산도 많이 부족하고요. 그 다음에 근본적으로 군 내부의 문화가 군의관은 일단 군인이 아니라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고요.

박인규 : 최변호사의 말로 인해서 과거의 군인이 우리 사회에서 선진적인 조직이었다..사실은 5.16군사 쿠데타 이후로 산업화를 이끈 것이 군인이었고..그런데 지금은 많이 후진적이라는 말씀을 듣고 저는 법무관이나 군의관 얘기를 들으면 이 분들이 말하자면 전문직인데..전문영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인데 그 분들의 전문영향을 제대로 대접해 주거나 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그런 느낌도 들거든요. 어떻습니까?

최강욱 변호사 : 저는 대접을 받는 것을 원한다기 보다는, 적절히 활용을 하는 쪽으로..그것이 국가적으로 기여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군이 지금까지도 많이 폐쇄가 되어 있고 상명하복구조가 너무 철저하다 보니까 어떤 의사소통 체계가 굉장히 아주 미흡하고요. 자정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도 과거의 냉전시기에 사고방식이나 여러 가지 수준에 머물러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박인규 : 군에 대해서 민주화라는 말은 쓰기는 뭐하지만..좀 더 합리적으로 바뀔 필요는 있겠군요?

최강욱 변호사 : 네. 그 점에 관해서 꼭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 우리 군이 분명히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 기관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군을 일종의 성역내지는 별개의 집단으로 항상 치부해 왔고..

박인규 : 일반 사회와는 다르다?

최강욱 변호사 :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군의 특수성을 강조해 오는 사회였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군 스스로 헌법적인 가치, 법치주의의 의미..이런 것들에 대해서 둔감해 있고 멀어져 있습니다.

박인규 : 자꾸만 일반 사회에 있는 분들과 어떤 감각이 달라지는 거군요?

최강욱 변호사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하실 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서 법조인이 되시기로 했는지도 궁금하고요. 또 어떻게 해서 군에 가서 그런 일을..군 법무관이 인기가 좋은 직종입니까?(웃음)

최강욱 변호사 : 그렇지 않죠.(웃음) 법조인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제가 학창 시절에 이상하게도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제가 생각할 때 억울하다고 생각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학생의 위치라는 것이 상당히 선생님과의 관계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박인규 : 문제 학생이셨나요?(웃음)

최강욱 변호사 : (웃음) 이것을 좀 더 합리적으로 선생님께 건의를 하고 어떻게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찾을 수 있을까..생각하다가 어른들께서 법조인이라는 것을 알려 주셨고요. 그러면서 그런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법무관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은 공부를 잘 못해서 고시 공부를 하는 도중에 군대는 가야하고..시험은 자꾸 안되고..하니까 일단은..이 쪽 길을 선택한 거죠.(웃음)

박인규 : 10년동안 군 법무관 생활을 하셨는데 어떻게 그 안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십니까?

최강욱 변호사 : 네. 나름대로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대접받지 못할 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가..또 대상인 사람과 지배를 하는 사람은 어떻게 왜곡되는가..에 대해서 지켜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그 다음에 조직이 강조 될 때 조직과 개인과의 관계에서 조직이 얼마나 개인을 부숴뜨린다고 할까요? 그런 생각들을 많이 했습니다.

박인규 : 95년에 군 법무관 생활을 시작하셔서 2005년도에 전역을 하신 건데, 그 10년 사이에도 군에 어떤 법 체계에 변화 같은 것은 없습니까?

최강욱 변호사 : 법 체계의 변화보다는요. 법적인 면에서의 변화는..글쎄요. 저희가 작년, 재작년에 일련의 수사를 겪으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만, 아직도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고요. 단지 군 수뇌부..특히 지휘부의 인식이 많이 개방적으로 변화하려고 하는 것은 사실인 거 같습니다.

박인규 : 변화를 하려고 하는 도중이다?

최강욱 변호사 : 네.

박인규 : 지금 나와서 변호사 생활을 하시죠? 6개월 정도가 되셨는데..어떻습니까? 군에서 계실 때와 차이가 있나요?

최강욱 변호사 :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군에서는 항상 짜여진 틀이 있었고요. 거기에 저를 어떻게 맞추는가가 항상 고민이었는데..이제는 그런 것이 아니고 많은 의뢰인분들의 간절한 바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충족시켜 드리는가가 항상 고민되고요. 항상 머리가 무겁습니다.

박인규 : 20대 후반에서 30대후반까지 그야말로 청춘을 군에서 보내셨는데요. 군에 대한 염려도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군대가 좀 더 합리적이 되고, 선진적이 돼서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조치가 필요할 거 같다..라고 생각하신 것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최강욱 변호사 : 네. 군이 모두 아시는 것처럼 굉장히 중요한 조직입니다. 국가를 구성하는 데에서는 반드시 필수적인 조직이고..그러나 지금까지는 국민들로부터 상당히 멀어져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을 가깝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를 많이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군을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그것에 안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점점 투명하고 공개가 되니까..군도 그 흐름에 더 이상 뒤쳐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공개하고 보안과 비밀의 장막에 숨었던 것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박인규 : 스스로를 개방하고 일반 국민들과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강욱 변호사 : 그렇습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국민의 군대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전역하신 후에 군사법 학회도 만드시고 평화재향군인회 활동에도 참여하시고..앞으로도 계속 군사법과 관련된 일을 하시게 될 것 같은데요. 그런 법조인으로서 내가 앞으로 군대와 관련된 법 운영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앞으로의 계획을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최강욱 변호사 : 제가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분야가 인권문제와 부정부패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수사를 하면서 그 분야에 관해서 공부도 하게 됐었고..그러다 보니까 군을 구성하는 있는 직업군인과 병사를 막론하고 그 분들에게 평화의 가치, 인권의 소중함, 헌법과 법률이 지향하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와 질서..그러니까 군이라는 것이 무엇을 지켜야 하느냐..라는 점에 대해서 나름대로 도움을 드렸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박인규 : 군도 법 밖에 있지는 않겠죠?

최강욱 변호사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합리적인 군사법이라고 할까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기여해 주십시요. 오늘 말씀 감사 드립니다.

최강욱 변호사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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