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은 그 어느 때보다 환경과 생명에 관한 논란이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군 한 해였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등 전국 39개 환경단체들의 연대기구인 '한국환경회의'는 26일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05년의 10대 환경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10대 환경뉴스는 〈프레시안〉에서 그동안 적극적으로 보도해 온 것들이며, 그 중 일부는 올해를 넘겨 내년에도 그 파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무엇보다 '황우석 스캔들'은 해를 넘겨 계속될 게 분명하다.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공사에 반대해 연초에 100일 간의 단식을 했던 지율 스님은 연말에 또다시 100일 가량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문제 역시 지난 11월 초 경주로 예정부지가 결정된 뒤에도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한국환경회의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환경뉴스는 다음과 같다.
***○…복제배아줄기세포 조작 논란** (☞관련 기사 보기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menu/search_thema.asp?article_num=162))
한국환경회의는 황우석 교수팀의 복제배아줄기세포 조작 논란을 10대 환경뉴스 중 하나로 뽑았다. 〈사이언스〉에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기술'을 발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황우석 교수팀은 연구원의 난자와 매매된 난자를 사용했음이 밝혀지면서 윤리 논란에 휘말렸고, 이어 연구성과 조작 사실이 드러나 〈사이언스〉의 논문 철회로까지 이어졌다.
한국환경회의는 "우리 사회가 생명공학 연구에 대한 국가 차원의 검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며 "더불어 윤리와 과학, 국익과 진실 간의 왜곡된 갈등을 극복하고 생명윤리 및 안전성 문제에 대한 차분한 성찰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정으로 얼룩진 핵폐기장 후보지 경주 선정**
한국환경회의는 '핵폐기장 부지 선정 사업'을 10대 환경뉴스로 뽑고, 지난 11월 2일 경주, 포항, 영덕, 군산에서 실시된 중저준위 핵폐기장 설치에 대한 찬반 주민투표가 "사상 유례 없는 불법과 불공정으로 얼룩지고 망국적 지역감정까지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환경회의는 그 원인으로 "부지 안전성은 뒷전인 채 '주민 수용' 위주로 핵폐기장 부지를 선정하려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꼽았다.
환경회의는 "관권동원과 지역감정 선동의 영향으로 경주가 핵폐기장 후보지로 선정되었다"며 "아직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 문제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번 사업은 주민투표 제도의 개선과 방사성폐기물 관리의 법제화란 과제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천성산 터널 공사 반대, 지율스님 100일 단식** (☞관련 기사 보기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menu/search_thema.asp?article_num=134))
2005년 초에는 경부고속철도 2단계 천성산 터널 공사와 지율스님의 목숨을 건 100일 단식에 관련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환경단체와 지율스님은 정부에 "천성산 터널공사로 지하수와 계곡수가 유출되어 고층습지가 훼손되고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며 "활성단층지대에 장대터널 건설은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할 것"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지율스님의 100일간 단식 끝에 천성산 민관 환경영향공동조사가 진행됐다.
한국환경회의는 이를 10대 뉴스로 꼽으며 "이 사건은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온 정부의 사업 추진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며 "더불어 지율스님의 단식은 생명의 가치를 우리 사회에 일깨웠다는 대다수의 평가와 함께, 개인의 종교적 근본주의와 단식이라는 극한의 운동방식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환경운동의 합리적 방향에 대한 재성찰을 요구했다"고 평가했다.
***○…법정 공방 속에 강행되는 새만금 간척사업** (☞관련 기사 보기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menu/search_thema.asp?article_num=164))
지난 21일 서울 고법은 새만금 사업 항소심에서 1심판결을 뒤집고 농림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 정부에 따르면 2006년 3~4월까지 새만금 방조제 최종 물막이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2005년 한 해 동안 정부와 환경단체 간의 법적 공방을 되풀이해 왔으며 환경단체와 새만금 주민들이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힘에 따라 아직도 진행형이다.
환경회의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10대 뉴스로 꼽으며, "새만금 지역의 어민들의 삶 역시 바다와 함께 막혀가고 있는 가운데, 현재 해수유통이 이뤄지고 있는 마지막 2.7km의 방조제 구간을 지키기 위한 합리적인 대안 모색과 공동의 논의가 시급하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불완전한 청계천 공사, 생태계 복원 과제 남겨** (☞관련 기사 보기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51001095727&s_menu=사회))
환경회의는 청계천 복개 공사를 2005년 10대 환경뉴스로 선정하면서 이에 대해 "자연형 하천 복원이라기보다 보기 좋게 만들어진 수경사업"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짧은 기간에 하천 복원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환경회의는 "청계천 공사는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 목말라 있음을 깨우쳐주었다"고 평가하면서 "청계천 1단계 완공은 마쳤지만, 이제부터 우리는 지속가능한 청계천이 되도록 주변 재개발을 하는 과정에 있어 물 순환 시스템을 회복하고, 청계천과 조화된 주변경관을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교토의정서 발효와 기후재앙에 대한 대책 마련 필요**
한국환경회의는 1997년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채택된 후, 8년만에 발효되는 교토의정서를 2005년 10대 뉴스로 꼽으며 "미국이 빠져 반쪽짜리 협약이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마라케시 합의문을 통해 1차 의무국가들의 감축의무이행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한층 강화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환경회의는 "지난 루사, 매미 그리고 올해 12월 호남, 서해안 최대 폭설 같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사상 최대의 극단적인 기상 현상까지 고려한 방재체계와 재해관리시스템 등 국가 차원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기후변화 적응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매향리 미공군 국제사격장 54년 만에 완전 폐쇄**
소음과 오발탄, 불발탄 등에 의해 많은 사상자를 냈던 매향리 미공군 국제사격장이 지난 8월 12일부터 완전히 폐쇄됐다. 환경회의는 매향리 사격장 폐쇄를 10대 뉴스로 꼽으며 "1988년 시작된 미공군 폭격연습장에 대한 매향리 주민들의 폐쇄운동은 노동자, 농민, 종교인 등 수많은 각계각층의 참여가 있었고, 이러한 대중적인 참여는 매향리 미공군국제폭격장 폐쇄운동을 국제적인 평화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기업도시, 수도권 공장 허용 등 토지규제 완화**
환경회의는 "올해 7월 무안, 무주, 원주, 충주에 기업도시 시범지구과 졸속 지정된 데 이어, 8월 해남, 영암, 태안지구에 기업도시 시범지구가 추가 지정되었다"며 "특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는 골프장과 카지노, 경마장 중심의 골프 도박을 통해 서남해안 자연환경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도시와 각종 토지규제 완화를 올해의 10대 환경뉴스로 선정했다.
이어 환경회의는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되는 기업도시는 개발주의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기업특혜와 선심행정을 남발하여 대규모 국토 파괴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두대간보호법 시행, 아쉬운 반쪽짜리 보호구역 지정**
환경회의는 2005년 1월 1일 시행된 백두대간보호법도 2005년 10대뉴스의 하나로 선정하고 이 법을 "야생동식물의 주요 서식처와 10대강의 발원지로서 우리나라 생태계의 핵심 축인 백두대간을 보전할 수 있는 기초"로 평가하면서도 "환경부와 산림청이 최소면적으로 설정했던 53만ha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6만3000ha 백두대간보호구역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환경회의는 "향후 생태계 지속성과 연결성이 확보되어 백두대간이 제대로 보전·관리될 수 있도록 백두대간보호법을 개정하고 백두대간보호구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복도로 건설로 9조 원의 예산 낭비**
한국환경회의는 "고속도로와 국도의 중복투자가 13구간, 총연장 597km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환경문제가 가중될 뿐 아니라, 9조 원이 넘는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며 이는 "생태축 단절, 로드킬 등 환경파괴의 주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중복도로 건설'을 2005년 10대 뉴스로 선정했다.
이어 환경회의는 "북한산 관통도로에 이어 계룡산 관통도로 등 도로 문제가 주요 환경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도로의 중복·과잉 건설에 대한 문제 제기는 도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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