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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한윤수의 '오랑캐꽃']<568>

노동부 감독관실.
사장님이 베트남 사내를 향하여 연신 고함을 친다.
감독관 앞에서도 거침이 없다
"이 싸가지 없는 새끼! 네가 도망가놓고 이제 와서 진정을 해? 내가 언제 안 준다고 했냐? 말하면 줬을 거 아냐? 돈 달랄 염치가 없으니까 거기다(화성센터에) 부탁한 거지?"

사연은 이렇다. 일 잘하던 베트남 남자(불법)가 갑자기 도망을 쳤다.
좋아하는 베트남 여성이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바람에 뒤쫓아 간 거다.

동행한 S간사가 물었다.
"너 정말 말 안 하고 토꼈냐?"
베트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녀는 참외밭 주인 앞에서 참외 서리하다 잡혀온 자식 꾸짖듯
사장님 들으라고 더 크게 야단쳤다.
"마! 너 그럼 안 돼! 너 도망가면 사장님 손해가 얼마나 나는지 알아? 얘가 아주 못됐네. 퇴직금도 그렇지! 말씀드리면 주셨을 텐데 왜 말씀 안 드렸어?"

그러자 사장님의 화났던 얼굴이
봄눈 녹듯이 풀어지며
"그만두세요. 내가 줄 돈만 적어줘요."

감독관이
금액을 적어주었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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