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일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선 후보를 겨냥, "사형집행 재개의 섣부른 검토와 온 국민 불심검문 부활이라는 시대역행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가 3일 "사형집행 재개에 대해 초보적 논의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박 후보가 4일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 차원에서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 대한 비판이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흉악범죄가 빈번하면서 국민불안을 이유로 경찰의 불심검문 부활, 정부의 사형집행 재개 등 그 실효성이 불분명한 국가기구의 강제력 부활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의 '사형제 논의'에 대해 "법무부가 이미 지난 2010년 사형집행 재개 의지를 밝혔다가 반대여론에 밀려 흐지부지 됐었다는 점에서 사형집행 재개 방침을 사실상 굳힌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박 후보 발언에 대해선 "명시적으로 사형집행을 해야한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집행하지 않는 제도는 경고가 되지 않는다"며 "인혁당 사형집행의 정치적 살인행위 아는 박근혜 후보의 '경고용 사형제 찬성'은 반성없는 사형제 찬성론"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형집행은 대한민국이 보다 성숙한 인권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 사실상 중지되어 15년 동안 실행되지 않았다"며 "사형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폐지하는 추세이고 사형제도가 있다하더라도 사실상 폐지된 상태인 집행이 중지된 국가가 더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민주당도 흉악범죄에 대한 예방과 단호한 처벌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형제도가 그 예방과 처벌에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며 "유신정권 인혁당 법정살인에서 볼 수 있는 '정치적 죽음',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문제는 보수정권이나 보수 세력이 손쉬운 방식으로 반사회적 흉악범죄에 맞서려 한다는 점"이라며 "황우여 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결혼으로 성폭력을 방지'하자거나 '인성교육 강화'로 귀결하는 논리는 정부여당의 대표가 하실 말씀인가 싶어 듣기 딱할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또 "불심검문 부활과 사형집행 재개 등 낡은 방식으로 정권의 무능을 감추고 극심해진 사회양극화에 대한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것도 지탄받아야 할 태도"라고 밝혔다.
새누리 "사형 '집행' 언급한 적 없어… 진의 왜곡 말라"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뒤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박 후보가 사형집행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전제로 비난했는데 박 후보는 집행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며 "진의를 왜곡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홍 대변인은 또 과거 헌법재판소가 사형의 응보효과를 인정해 합헌 판결을 내렸던 일을 상기하며, "박 후보의 발언은 개인 소신에 따른 것이며, 최근 흉악 범죄로 인해 불안감에 대한 여당 후보로서의 답변이자 현행법에 대한 존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형제도 존폐 여부에 대해 새누리당 내에서는 일치된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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