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DVD 월드]친절한 금자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DVD 월드]친절한 금자씨

감독 박찬욱 | 출연 이영애, 최민식 | 시간 112분 | 화면비율 애너모픽 2.35: 1 |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DTS | 출시 CJ 엔터테인먼트

〈친절한 금자씨〉 DVD는 이견의 여지 없는 또 하나의 레퍼런스 타이틀이 될 듯하다. 먼저 이 타이틀은 한국영화 DVD 사상 초유의 구성으로 출시됐다. 극장 개봉 당시 이 영화는 컬러 버전이 상영되는 한편, 컬러에서 흑백으로 점점 전환되는 버전이 일부 디지털 상영관에서 공개된 바 있다. 두 장의 디스크로 이루어진 〈친절한 금자씨〉 DVD에는 이 두 버전의 영화가 모두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두 디스크에 수록된 오디오 포맷과 서플먼트의 내용도 각각 다르다.

먼저 첫 번째 디스크에는 컬러 버전의 영화가 돌비 디지털 5.1 채널로 제공된다. 이 디스크에는 두 개의 음성해설 트랙이 실려 있다. 박찬욱 감독과 이영애의 음성해설, 그리고 박찬욱 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 조화성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음성해설이 그것이다. 서플먼트로는 석민우 조감독이 내레이션을 맡은 메이킹 다큐멘터리와 베니스 영화제 참가 당시의 영상 기록, 그리고 출연 배우들의 자세한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

DVD 음성해설에 처음 도전한 이영애는 초반에는 다소 어색해 하지만 점차 영화에 몰입하며 촬영 당시의 기억을 회상한다. 음성해설과 메이킹 다큐멘터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이 영화에 대한 이영애의 헌신적인 노력이 상상 이상이었다는 사실이다. 고층 빌딩에 매달리거나 지치도록 액션 리허설을 하는 모습은 물론, 박찬욱 감독 자신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금자 캐릭터에 불어넣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디스크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은 백선생 역을 맡은 최민식의 인터뷰 내용이다. 〈친절한 금자씨〉 개봉 당시 최민식은 영화 홍보에 일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백선생이라는 절대 악인에 대한 그의 해석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 이번 서플먼트에서는 최민식이 박찬욱 감독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로 까다로운 연기를 마다하지 않았으며, 동시에 촬영 현장을 유쾌하게 이끈 메이커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컬러에서 흑백으로 전환되는 본편 영화를 DTS 트랙에 수록했다. 디스크를 DVD 플레이어에 밀어넣으면 메뉴 화면이 뜨기 전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소개 클립이 재생된다. 금자씨가 복수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점차 눈처럼 하얗게 정화되는 느낌을 불어넣고자 흑백 전환을 시도했다는 내용이다. 컬러로 진행되던 영화는 금자가 폐교를 찾아가는 대목부터 점차 색이 바래기 시작하며, 유괴당한 아이들의 유가족이 함께 백선생을 처단하는 장면부터 완전한 흑백으로 보여진다. 다만 몇몇 소품들에는 컬러가 입혀져 있는데, 그 효과는 상당히 강렬한 편이다. 디지털 상영관에서 이 버전을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

이 디스크에는 FILM2.0 김영진 편집위원의 진지한 음성해설이 수록돼 있다. 감독과 배우, 스탭들의 음성해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촬영 현장을 추억하는 내용이라면, 이 음성해설은 영화를 쇼트와 신 단위로 치밀하게 쪼개면서 〈친절한 금자씨〉가 이뤄낸 미학적 성취를 자세히 분석한다. 서플먼트로는 이 영화의 비주얼을 만들어낸 여러 스탭들의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금자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한 분장과 의상 스탭들의 고민, 그리고 영화 곳곳에 독특한 재미를 불어넣은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 미술의 흥미로운 제작 현장을 눈여겨볼 만하다. 또한 본편 영화에서는 잘려나간 8개의 '또다른 장면(alternate scenes)'도 볼 만하다. 이영애와 최민식, 박찬욱 감독의 해설도 곁들였다.

〈올드보이〉 DVD 출시 당시 제작진은 두 가지 문제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그 하나는 〈올드보이〉 일반판의 경우 DVD로 전환된 영상 소스의 화질이 별로 좋지 않다는 팬들의 불만이었다.(당시 정정훈 촬영 감독은 한 DVD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올려 뜨거운 논란에 해명을 한 바 있다.) 다른 하나는 〈올드보이〉 얼티미트 에디션 출시 당시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DVD 마니아들을 낙담하게 한 일이었다. 패키지에 사용된 동판의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주머니가 가벼운 수많은 팬들의 원성을 샀던 것.

다행히 〈친절한 금자씨〉 DVD는 과거의 이런 논란을 모두 상쇄시킬 만큼 여러 모로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매끄럽고 유려한 화질은 배우의 얼굴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스펙터클을 소름끼칠 만큼 사실적으로 표현해낸다. 또한 DTS로 제공되는 음질은 요 근래 그 어떤 한국영화 DVD 타이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풍성하다. 영화의 오프닝 타이틀을 빗댄 깔끔한 메뉴 디자인과 강렬한 프랑스판 포스터를 차용한 가뿐한 패키지까지, 거품을 빼고 알차게 속을 채운 타이틀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