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욱 시인이 최근 자신의 첫 시집 〈한 그루 장송처럼〉(현대시문학사)을 펴냈다. 이 시집에는 등산과 여행을 좋아하는 그가 시대의 체험을 산과 물을 찾아 생각으로 익히고 문자로 형상화한 시 70여 편이 수록돼 있다.
낮에는 달의 부드러움이
밤에는 해의 강렬함이 그리워지고
들에서는 산의 높이가
산에서는 들의 넓음이 보이지만
하늘과 땅이 하나 된 정상에 오르면
일방통행의 짧은 골목길에서
우왕좌왕하는 내가 보인다
나는 왜
넓고 크며 높은 것에는 어둡고
양 끝의 보잘 것 없는 것만을 밝혀
오락가락 하는가
태어남과 죽음을 떠나고
애증도 버리고
빛과 어둠이 번갈아 지나가도 그대로인
하나의 산봉우리가 되고 싶다
- '정상에 오르면' 전문
이근배 시인은 서문에서 남 시인이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 국토에 매장된 시의 광맥을 쫓으며 앞서 간 시인들이 못 다 캔 모국어의 광석들을 캐내는 뜨거운 정신의 소유자"로 묘사했다.
그는 2003년 〈현대시문학〉을 통해 등단했고 2005년 임화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영회계법인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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