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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4냐, 5대5냐… 그것이 문제?

[이슈 인 시네마] 부율문제, 영화계 뇌관으로 등장

(전문) 영화인들이 오랫동안 한국 영화계의 이슈였던 부율 문제 개선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부율이란 영화 관람료 가운데 세금을 뺀 나머지를 극장과 투자, 제작, 배급사가 나누어 갖는 비율을 말한다. 외화의 경우는 극장 대 외화수입사가 전체 수익을 4:6으로 나누어 갖고 한국영화의 경우는 극장 대 영화사가 5:5로 나누어 갖는 것이 기존 관행이었다. 한국영화가 외국영화에 비해 수익비율이 좀 적다는 얘긴데 이 비율구조는 외화가 국산영화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2배 이상 높았던 70~80년대에 정해진 것이다. 외화가 더 장사가 잘되니 외화 수입업자들을 더 우대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다. 당연히 영화 제작자, 감독, 배우 등 영화인들의 불만이 팽배해 왔다. 그런데 왜 지금 이 문제가 갑자기 튀어 나왔을까?

Update(*요 단어를 빨간 색으로 차별화하고 밑의 작은 글자체의 기사를 박스화해서 적당한 위치에 디자인해 줄 것)
제작자, 투자자 등 제작 라인에 있는 영화인들이 한국영화의 부율을 5:5에서 외화처럼 4:6으로 하자는 요구에 대해 멀티플렉스에서는 일단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영화의 4:6 요청을 받아들이느니 외화의 4:6을 한국영화처럼 5:5로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현재 제작자 및 투자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영화인회의에서는 대기업 멀티플렉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사례로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사태 여하에 따라서는 극장측과 영화인측의 대규모 여론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극장측, 특히 멀티플렉스 관계자들은 바로 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부율 관행이 한두 해 지속돼 왔던 것도 아니며 한국영화가 잘 나가게 된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물론 작금의 국내 영화산업에 있어 수익구조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있는 곳은 극장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그렇다고 극장의 이익을 떼어 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인데다 궁극적으로는 영화사업의 주도권을 내놓으라는 얘기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인들은 이미 이 수익 비율, 곧 부율을 조정하자며 「한국영화산업구조 합리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출범시킨 상태다. 추진위는 지난 12월 6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추진위원 가운데 한명인 최완 아이엠픽쳐스 대표의 이날 발언을 보면 극장측, 특히 멀티플렉스가 왜 이들의 이번 행동에 바짝 긴장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최완 대표는 "부율 문제는 영화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어 현안 중의 현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영화산업의 확대, 재생산을 위해서는 극장이 전체 수입의 70%까지 갖고 가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2002년과 2003년 영화산업 평균 수익률은 7.9%이며 이 중 상영부문 수익률은 22%인데 반해 투자제작부문 수익률은 -8.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수익 편중 현상은, 한국영화산업의 성장이 투자제작부문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기형적인 구조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 추진위 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현재 투자, 제작, 배급사와 극장이 5:5로 수익을 배분하는 한국영화의 부율을 외화의 경우처럼 4:6으로 새롭게 배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심재명 MK픽쳐스 이사는 "외화 수입이 더 컸던 시절에 정해진 부율을 한국영화 좌석점유율이 외화보다 10% 이상 높아진 지금에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5:5 부율은 외화가 흥행이 더 잘되던 시절 얘기**

또 다른 추진위원인 김형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의 대표는 "영화로 벌어들인 돈을 영화에 재투자하기 위해서는 부율 조정이 시급하다"며 부율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화사 마술피리의 오기민 대표는 "한국영화가 발전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극장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02년 이후 투자부문의 성장으로 제작비가 상승했으나 극장비는 오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극장 수익이 상승한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며 "영화 산업 전체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부율 조정을 통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도 "현재의 부율은 외화 수입에 기대는 문화 후진국 관행이 남아 있는 것"이라며 "하드웨어(극장)가 소프트웨어(영화)를 선택하는 후진국 시스템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선택하는 선진국 시스템으로 가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멀티플렉스, 공을 어떻게 받느냐가 관건**

추진위는 기자회견 하루 전인 5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J CGV, 프리머스 시네마 등 국내 4대 멀티플렉스 극장에 부율 조정 문제를 골자로 한 협의 요청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은 "일반 극장과 멀티플렉스 극장 간의 수익차가 상당하고 멀티플렉스가 이동통신사와 공동으로 제공하는 할인카드 등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멀티플렉스 극장을 우선 협의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추진위의 제안에 대한 멀티플렉스 극장의 입장은 현재 나오지 않은 상태. 최용배 부회장은 "올 초부터 CJ, 쇼박스 등의 투자 담당자를 만나 의사를 전달했으나 진척이 잘 안 됐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서도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낙관적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협상은 해봐야 아는 것 아니냐"며 결과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추진위는 앞으로 부율 조정 문제 외에도 부가판권 시장의 활성화와 한국영화 제작시스템 합리화 등 전반적인 '내부'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영화계가 범영화인 수준의 범위로 이번 '추진위'를 결성하게 된 것에 대해, 그간 스크린쿼터 등 할리우드의 산업 독점을 막는데 주력해 왔던 영화운동의 전력이 내부 시스템을 개선하는 쪽으로 일정한 방향선회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극장측이 이번에 제기된 부율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스크린쿼터의 축소를 요구할 수도 있어 향후 추진위의 활동 방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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