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한 뒤에 제정된 새 헌법에 따라 이라크 국민들이 주권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첫 총선이 15일 실시된다.
투표는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의 투표소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이라크 유권자 1550만 명은 이번 총선을 통해 4년 임기의 의원 275명을 뽑는다. 새 의회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등 미국 침공 2년9개월만에 처음으로 완전한 이라크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총선 후 주권정부가 순조롭게 출범하면 저항세력이 약화돼 현재 18만 명에 달하는 이라크 주둔 외국군의 철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종족ㆍ종파 간 분열이 심화돼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쿠르드족인 잘랄 탈라바니 과도정부 대통령은 총선 하루 전에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총선일을 국민통합의 날과 테러리즘에 승리하는 날로 만들자며 적극적인 투표참가를 촉구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올해 1월의 제헌의회 총선 때 투표를 거부했던 수니파가 이번에는 참여하기로 한 점을 들어 투표율이 최소 70%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1월 총선 때는 북부 쿠르드 지역과 남부 시아파 지역의 투표율이 비교적 높았지만 이라크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수니파의 참여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해 전국적인 투표율은 58%에 그쳤었다.
19만 명 규모인 이라크 보안병력은 투표소와 투표행렬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근무 태세에 들어갔고, 미군을 포함한 동맹군도 이라크군을 측면 지원하면서 저항세력의 공격을 막는 작전에 돌입했다.
저항테러를 주도해온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은 인터넷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를 '이슬람이 금기시하는 무신론과 우상숭배의 결합'으로 규정하고 총선을 파탄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이 단체는 바그다드, 모술 및 수니파 지역에 공격을 집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총선 전날 선거방해를 노린 저항세력의 공격은 비교적 소강상태를 보였다.
이라크 내무부는 14일 바그다드에서 폭탄이 터져 민간인 3명이 사상하고, 모술에서 경찰관 2명이 투표소 인근에서 폭탄공격을 받아 숨지는 등 저항세력의 공격이 있었지만 대규모 자폭공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런던에 거주하는 이라크 시아파 작가인 파델 알-루바이가 알-자지라 방송의 토크쇼에서 시아파 성직자들을 비난한 것이 발단이 돼 이날 나시리야 등지에서 시아파의 난동이 발생해 혼란이 계속됐다.
알-루바이는 13일 밤 출연한 토크쇼에서 시아파 성직자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며, 시아파 성직자들을 수니파 저항세력과 싸우는 미국과 한통속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시아파 최고지도자 알리 알-시스타니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인 시아파 신도들은 바그다드 사드르시티 등에서 알-자지라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남부 나시리야에서는 시아파 정당블록인 통합이라크연맹(UIA)과 총선에서 다투는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의 사무실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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