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에만 해도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지금, 에이즈 진단기술이나 치료제는 엄청난 발전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에이즈가 지구촌을 위협하는 무서운 병인 것만은 사실이죠
올 해 유엔은 전세계 에이즈 감염자가 4천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는데요.
올 한해, 에이즈 사망자만도 310만명에 이릅니다.
오늘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입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에이즈에 대한 상식은 무엇이고, 에이즈 치료제는 어디까지 발전해 있나 ..
집중인터뷰 오늘은, 〈아시아 태평양 에이즈 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건국대학교 생명과학과 조명환 교수로부터, 에이즈란 병의 현주소를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조명환 교수입니다.
조명환 교수 약력:건국대학과 미국 애리조나대학, 스탠퍼드 대학 등에서 에이즈 연구를 해왔고, 지난 97년부터 〈아시아 태평양 에이즈학회〉 이사, 98년부터는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이사를 맡으며 관련 사회활동에도 활발하게 해온 국내 대표적인 에이즈 퇴치 운동가라 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조명환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조명환 교수 : 안녕하십니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인규 : 우선 〈아시아 태평양 에이즈학회〉회장으로 선출 되신 것을 축하드리고요. 한국사람이 된 건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조명환 교수 : 제가 네 번째 회장인데요. 그동안 호주에서 두 번했고, 싱가폴에서 한 번 했고, 제가 네 번째.. 한국사람으로 처음 됐습니다.
박인규 : 〈아시아 태평양 에이즈학회〉가 회원국이 몇 개국이나 되죠?
조명환 교수 : 지금 현재 45개국이 가입이 되어 있고요. 에이즈 관련 단체들이 서로 연합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보통 저희들은 학회…그러면 연구자들의 모임이라고 알고 있는데…이 에이즈학회는 성격이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조명환 교수 : 네. 이건 다릅니다. 보통 학회는 과학자든 의사든 전문가들이 모여서 학회를 이루는데…에이즈라고 하는 질병은 우리가 과학자나 의사의 힘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요. 여러 시민단체, 사회활동가, 정치인, 경제인들이 같이 종합적으로 힘을 합쳐서 물리쳐야 하는 질병이기 때문에…사회 각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학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연구 뿐만 아니라 에이즈퇴치를 위한 어떤 사회적 활동을 하시는 그런 역할을 하시는 거군요?
조명환 교수 : 네. 그렇습니다.
박인규 : 오늘이 에이즈의 날인데, 에이즈의 날에는 각국에서 이런 에이즈퇴치를 위한 캠페인 같은 것이 이뤄지고 있나요?
조명환 교수 : 세계에이즈의 날이 1988년도에 처음 재정이 됐습니다. 12월 1일이면 모든 나라에서 에이즈날에 관련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조명환 교수 : 우리 나라에서는 방금 오전에 10시부터 프레스센터에서 보건복지부장관님을 모시고, 가수 틴틴파이브도 출연을 해서 여러 가지 좋은 행사를 했고요. 시청앞에서도 우리가 여러 가지 이벤트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 옷깃에 있는 빨간 리본 같은 것이 에이즈관련 뱃지 입니까?
조명환 교수 : 네. 이 빨간 리본은 빨간…따뜻하고 정열적인 마음을 가지고 우리 인류의 역사상 큰 질병인 에이즈를 함께 퇴치하자는 뜻에서 리본을 만들었습니다.
박인규 : 에이즈라는 것이 처음 알려졌을 때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천적으로 면역이 떨어지는 병으로 알려졌는데…조교수님은 제가 알기로는 의학자가 아니시고 생물학자이신데…어떻게 해서 이 에이즈연구를 하시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조명환 교수 : 제가 미국 애리조나대학으로 유학을 갔을 때요. 면역학이라는 과목을 들었는데, 그 때 에이즈바이러스가 에이즈를 일으킨다는 것을 배웠는데요. 신기하게도 에이즈에 걸리게 되면, 우리의 면역체계가 완전히 무너지게 되는데…그 면역체계를 구성하고 있는.. 백혈구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종류들이 관여하고 있는데…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대장역학을 하는 백혈구가 T림프구입니다. 그런데 이 에이즈바이러스가 유독 T림프구를 공략하고 무너뜨리는 모습을 봤을 때…에이즈 바이러스가 너무 영리하구나~…그래서 이 에이즈와 한 번 싸워봐야 겠다…상대를 해 봐야 겠다…라고 생각한 것이 처음 계기가 됐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 에이즈연구 수준…비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외국과 비교해서는 어떻습니까?
조명환 교수 : 일단은 모든 의학연구가 그렇겠지만요. 거의 에이즈연구도 선진국위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왜그러냐면은요. 일단은 치료약이나 백신 개발에 굉장히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선진국주도로 이뤄지고 있고,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에서 에이즈를 공부하고 들어온 과학자나 의사분들이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감염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사실은 정부차원에서 많은 연구비를 대주고…그런 것은 아닙니다. 선진국에 진행되는 것에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조명환교수께서도 초창기에는 에이즈진단시약도 개발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맞습니까?
조명환 교수 : 네. 제가 88년도에 세계 최초로 에이즈 진단 시약을 개발해서 산업화에 성공한 바가 있습니다.
박인규 : 서두에 에이즈학회에 차기회장으로 소개해 드렸는데, 언제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겁니까?
조명환 교수 : 오늘부터입니다. UN에서 공식적으로 전 세계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 놨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저의 임기가 시작한다고…
박인규 : 일단은 정말 축하 드립니다.
조명환 교수 : 감사합니다.(웃음)
박인규 : 그런데 본부가 어디에 있습니까? 서울에 있습니까?
조명환 교수 : 아닙니다. 태국 방콕에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태국으로 가셔서 직무를 보셔야 하나요?
조명환 교수 : 네. 자주 가야 하겠죠. 그러나 요즘 인터넷이 잘 되어 있어서요. 우리가 온라인 상으로 화상회의도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서류결제도 한국에서 제가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임기가…?
조명환 교수 : 임기가 2년입니다.
박인규 : 그러면 아시아태평양 45개국에 어떤 에이즈를 예방하고 퇴치하기 위해서 연구 뿐만 아니라사회적 활동도 하셔야 할텐데…회장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하겠다는 나름대로의 계획 같은 것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조명환 교수 : 일단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시아를 에이즈로부터 보호하자는 거구요. 그리고 현재 전세계에서 아프리카 다음으로 에이즈가 가장 많은 지역이 아시아 지역입니다. 특히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고요. 그래서 저는 일단은 예방 교육을 각 나라에 강화시킬 수 있는 연구를 같이 하고 있고요. 특히 치료약 분야인데…사실 지금 현재 치료약은 많이 개발이 되어 있지만, 아시아지역이나 아프리카에 있는 사람들의 감염인들이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고,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1년에 1천2백만원정도 비용이 드는 돈을 지불할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 미국의 전 대통령이 세운 빌 클린턴재단과 치료비용을 1천2백만원에서 1년에 25만원정도로 떨어뜨리는 방안을 서로 연구하고 있고요. 그렇게 해서 지금 현재 아시아지역에서 치료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이 환자 7명중에 1명만 받고 있는데…저는 4명수준으로 끌어 올리려고…
박인규 : 약 값을 크게 떨어 뜨린다…? 1천2백만원에서 25만원이면…4~50%정도가 되는데…그것이 가능합니까?
조명환 교수 : 가능합니다. 현재 아프리카에서도 실행단계에 들어 갔고요. 그래서 그것을 아시아쪽으로 제가 도입을 하려고 합니다.
박인규 : 우리 나라의 에이즈 현황을 알아보죠. 우리나라 같은 경우 에이즈 환자가 처음 생긴 것이 언제였죠?
조명환 교수 : 처음 생겼던 때는 1985년 12월에 처음 에이즈환자가 발견이 됐고요. 12월 1일날…
박인규 : 20년이 됐군요? 지금 현재는…?
조명환 교수 : 지금 현재는 우리나라에 감염인이 3,657명으로 9월말 현재 집계됐습니다.
박인규 : 3,657명이요? 그런데 그것이 에이즈 환자를 모두 포함했다고는 볼 수는…
조명환 교수 : 그렇지 않죠. 어떤 사람들은 감염된 지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요. 어떤 사람들은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저는 개인적으로 3배정도는 되지 않을까…생각합니다.
박인규 : 최악으로 봤을 때…만명정도로…?
조명환 교수 : 그렇죠.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웃나라 일본이라든가, 중국이라든가 동남아와 비교해서는 어느 정도 입니까? 우리 나라가…?
조명환 교수 : 우리나라가 적은 편이죠. 일본도 적은 편이고, 그러나 바로 우리와 근접해 있는 중국은 150만명 가까이 있고, 위에 있는 러시아에도 150만명 정도…있습니다. 동남아시아도 많이 있기 때문에, 우리 나라가 지속적으로 정부차원에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굉장히 에이즈에 쉽게 노출이 될 수 있는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는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자칫하면 또 폭발적으로 늘어 날 수도 있다는…?
조명환 교수 : 그렇죠. 그럴 여지가 주변환경에 모두 갖춰져 있는거죠.
박인규 : 에이즈라는 병이 처음 생기면서, 사람들이 에이즈라는 병에 대해서 상당히 실제 보다도 더 무서운 병이라는 오해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첫째는 에이즈에 걸리면 치료할 방법이 없는 겁니까?
조명환 교수 : 지금은 완치약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 현재 27개…미국 FDA승인을 받고… 치료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미국에서는 1980년대 말에 에이즈역사상 처음으로 에이즈로 인해서 죽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완치는 못 시키고 있지만, 에이즈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박인규 : 말하자면, 병의 진행을 막아준다는…
조명환 교수 : 그럼요. 늦게 진행이 되도록 해주는 거죠. 그러니까…완치라는 것은 몸 안에 있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죽여 없애야 하는데…약으로 인해서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약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면역력 저하를 최대한 늦춰주는 거군요? 그런데 약값이 비싸다면서요?
조명환 교수 : 굉장히 비싸죠.
박인규 : 우리나라 환자 같은 경우는…?
조명환 교수 : 우리나라는 다행히 환자가 많지 않아서…정부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80%정도를 정부에서 부담하고, 나머지는 개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약을 제대로 먹고 하면, 완벽한 정상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생활은 할 수 있다는 거죠?
조명환 교수 : 네. 그럼요.
박인규 : 에이즈환자와 HIV보균자라고 하죠? 어떻게 다릅니까? HIV보균다음에 바로 에이즈환자가 되는 겁니까?
조명환 교수 : 일단은 에이즈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감염단계라고 하는데요. 그러면 평균적으로 10년정도 진행이 됩니다. 10년정도는 아무런 증상도 없어요.
박인규 : 전혀 모릅니까?
조명환 교수 : 전혀 몰라요. 겉으로 봐서는…몸도 건강하게 유지가 됩니다. 가끔 감기증상 정도는 나타나지만, 생활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 단계를 감염단계라고 하고요. 그 단계에 있는 사람을 HIV감염자라고 해요. 그 단계가 끝나면 그 시기가 에이즈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서, 설사를 한다든지, 살이 빠진다든지, 피부암이 나타난다든지, 결핵이 나타난다든지…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데…그런 사람들을 에이즈환자라고 합니다.
박인규 : 상당히 시간이 걸려서 진행이 되는군요?
조명환 교수 : 그러니까…HIV감염자를 에이즈환자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박인규 : 아직은 보균단계이다…?
조명환 교수 : 그렇죠. 그 사람들은 보균자다…감염자라고 불러야 합니다.
박인규 : 또 하나는, 이 에이즈가 어떻게 걸리는가…?라는 것인데, 예를 들면 침이나, 땀이나, 소변으로도…심하게 얘기하면 에이즈환자와 악수만 해도 에이즈가 옮겨지는 것이 아니냐…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신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조명환 교수 : 전혀 그렇지 않고요. 참 다행스러운 것은…에이즈가 공기전염은 안 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감기나 독감이나 결핵 같은 것은 공기전염으로 되는데…에이즈는 성접촉을 통해서 감염이 되기 때문에…실제로 본인만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감염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감염인의 체액이 들어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피나 정액이나…그런 액체가 들어와야 감염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악수를 한다거나, 포옹을 한다거나, 커피잔을 같이 쓴다거나, 숟가락을 같이 쓴다거나, 심지어는 뽀뽀를 해도 감염이 되지 않는 병입니다. 함께 살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같이 지내는 것을 우리가 전혀 두려워 할 것이 없습니다.
박인규 : 성관계를 통해서 주로 옮긴다…그래서 그런지 에이즈 환자 중에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조명환 교수 :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이제 방금 말씀하셨듯이, 에이즈는 성관계에 의해서 전염이 이뤄지고, 젊은이들이 성적으로 활발한 신체 건강한 나이이기 때문에…작년에 전 세계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들의 50%정도가 나이가 15~24세까지의 젊은 사람들입니다.
박인규 : 상당히 큰 문제이네요? 앞으로 세상을 이끌어 갈 사람들인데…
조명환 교수 : 그렇습니다. 그 사람들은 결국 그 국가의 미래이고, 경제를 이끌어 갈 젊은 인력들인데…가장 에이즈에 타격을 많이 받는 나이가 20대, 30대입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입니까?
조명환 교수 :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인규 : 처음에 이 에이즈라는 병이 알려졌을 때는…이 병이 주로 동성애자들이 많이 걸린다…그래서 하늘이 내린 벌이다…라는 말이 있었는데…그건 맞는 얘기입니까?
조명환 교수 : 그건 처음에 그렇게 얘기를 했었죠. 왜냐하면 에이즈가 처음 발견된 것이, 동성연애자들로부터 발견이 됐기 때문에…그렇게 사람들이 잘못 판단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상적인 이성관계를 통해서도 전염이 되기 때문에…지금은 전혀 맞는 얘기는 아니고요. 어느 누구도 어린 아이들까지도 모두 전염이 될 수 있는 병입니다.
박인규 : 수혈로도…?
조명환 교수 : 그렇습니다. 수혈로도 전염이 됩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정상적인 사람이 에이즈를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것들이 어떤것들이…말하자면 문란한…그런 것들을 조심하면 되는 겁니까?
조명환 교수 : 네. 본인이 건전한 성생활을 한다면 얼마든지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옛말에 병은 자랑을 해야 낫는다…라는 말이 있는데…에이즈는 자랑할 병이 아닌 것 같아요. 암환자보다도 에이즈환자가 자살하는 비율이 많다? 그런 얘기들도 하는데요. 그런 에이즈관련운동을 많이 하셨으니까…에이즈 환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 중에 그런 신체적 고통보다도 사회적인 고통이라고 할까? 심리적인 고통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조명환 교수 : 좋은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그것이 우리가 가장 많이 염려하고 우리가 노력을 치중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사실 다른 병들은 걸리게 되면, 주위사람들이 위로도 하면서…잘 지내는데요. 에이즈는 말하기가 사실 어려운 환경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하면, 일단은 직장생활도 어려워지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어려워지고, 지금 사회전반적으로 에이즈에 대한 차별과 편견들이 굉장히 팽배해 있기 때문에…얘기하기는…오히려 얘기를 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숨기고 지내야 하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오히려 에이즈가 그로 인해서 퍼질 수 있는…
박인규 : 말하자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결국 에이즈를 퍼지게 하는 잠재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조명환 교수 :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박인규 : 사실은 에이즈에 걸리신 분들이 본인의 어떤 잘못된 성생활로 걸리신 분들도 계시겠지만…또 상당한 부분은 수혈 같은 것으로 걸리신 분들도 많지 않습니까?
조명환 교수 : 그렇습니다. 그러나 처음에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우리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어린아이도, 젊은 청소년들도 억울하게 수혈을 통해서…혈우병치료를 통해서 감염이 되고 있는데…그 사람들도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받기 때문에 굉장히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박인규 : 그동안 에이즈 환자들을 많이 지켜보지 않으셨습니까? 그런 분들 중에서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 때문에 고생한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생각나는 사례가 있으신가요?
조명환 교수 : 제가 미국 적십자사에서 에이즈 교육강사로 오랫동안 일을 해오고 있는데, 한 5년전에 우리나라에 근무하고 있는 미군 병사가…자기 몸에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봐 달라고 하는 요청이 있어서…둘이 따로 샤워실에서 만나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봤더니 이상해서 검사를 받게 해서 봤더니, HIV양성으로 나왔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서 이렇게 감염이 됐느냐고 물었더니, 우리나라 매춘여성과 잠을 잤다고 해요. 그러면 그 여성을 연결을 좀 해달라고 했더니…거부를 많이 했지만, 제가 여러 번 설득을 해서 그 여성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여성이 다른 남성들과 성관계를 갖고 있었어요.
박인규 : 본인이 환자라는 것을 알면서도요?
조명환 교수 : 그 때는 잘 몰랐죠. 그래서 그 여성을 데리고 가서 검사를 시켰죠. 그랬더니 양성으로 나타났는데…자기는 계속 하겠다…할 수 밖에 없다…먹고 살기 위해서…또 자신도 복수를 해야 되겠다…그런 사례도 있었고요. 그것이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또 하나는 감염자는 아니었는데…이 분은 자신이 감염이 됐다고 믿고 있는 사람 이예요. 그래서 검사를 해서 계속 음성으로 나왔는데도…몇 년간 나왔는데도 불구하고…지금도 저를 쫓아다니면서 자신이 감염됐다고 어떻게 해달라고 쫓아 다니는 사람이 있어요.
박인규 : 심리적인…?
조명환 교수 : 네. 제가 봤을 때는…굉장히 심리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 거죠.
박인규 : 에이즈를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약은 나올 수가 없습니까?
조명환 교수 : 언젠가는 나와야죠.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는데…제가 장담을 할 수 없는 것이, 비록 27개의좋은 약들이 많이 나왔고, 환자들의 생명을 많이 연장시키고는 있지만…제가 에이즈를 연구해 본 결과, 제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연구한 것도 에이즈바이러스가 어떻게 우리의 치료공격을 피해가느냐…돌연변이 매카니즘을 같이 연구를 했는데…에이즈바이러스는 약으로 인해서 잠복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너무나 영리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우리 약들에 대해서 처음에는 자기가 당하다가도…자기가 피해가는 방법을 개발을 해요…돌연변이 과정을 통해서…그래서 몇 년이 지나면 그 약이 효과가 없도록 만들어 버려요. 그래서 싸우기가 만만치는 않을 겁니다.
박인규 : 정상인들은 건전한 생활을 하면 걸릴 일이 없다고 하셨는데…수혈을 빼 놓고는…만약에 본인이 걸렸다고 하면 어떻게 처신을 하는 것이 빨리 대응할 수 방법일까요?
조명환 교수 : 일단 본인이 감염 사실이 나타나면 빨리 의사를 보고 치료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에이즈증상이 나타나야 치료에 들어 갔는데요. 요즘에는 에이즈증상이 안 나타나는 감염단계에서…보균단계에서 치료가 들어가야 더 효과적인 것이 지금 논문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황우석교수님의 줄기세포연구가 상당히 국내에서 논란이 많이 되고 있는데요. 이 줄기세포라는 것이 그 세포가 자라면, 사람의 신체에 분할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여러 가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이 많이 있거든요? 줄기세포연구가 잘 되면 에이즈치료와도 관련이 될 수 있는 겁니까?
조명환 교수 : 관련이 있죠. 왜냐하면, 그 HIV가 특히 목표를 정해놓고 감염하고, 파괴하는 가장 중요한 우리 몸 속에 있는 백혈구가 T림프구라는 세포인데요. 이 T림프라고 하는 백혈구가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성숙하게 되냐하면…우리 심장 뒤에 흉선이라는 기관이 있는데…거기에서 T림프구가 만들어져서…우리 온 몸에 돌아다니게 되는데…줄기세포연구가 잘 진행된다면, 그 줄기세포를 흉선으로 분하, 발달할 수 있게 한 다음에, HIV감염인의 흉선을 제거하고 그것을 대치시키면 되죠. 그러면 그 흉선이 거기에서 건강한 백혈구를 만들어서 내보내게 되면, 그 감염인이 HIV와 싸우는데 많이 도움이 되겠죠
박인규 : 그런 식으로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그것이 실제로 되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죠?
조명환 교수 :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대략 20년…(웃음)
박인규 : 약간은 다른 얘기이기는 합니다만, 황우석교수가 줄기세포에 관련해서 세계에서 선도하는 연구성과를 내시고, 국민적인 영웅이 되셨는데…최근에 난자제공문제 등 상당히 논란을 겪고 있거든요. 윤리문제…이런 것들이 어떤 사람들은 서양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러 문제를 삼는다?라는 지적도 있고, 또 글로벌스탠다드가 아니냐…등 여러 가지 논란이 많은데…지켜보시면서…생명과학을 하시는 분으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조명환 교수 : 우리 과학이나 의학 역사를 보면은요…우리나라 뿐만 아니고 어느 나라든지 새로운 연구가 진행이 될 때는 항상 윤리문제가 따랐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황우석교수의 그 이번 일도 보면, 당연히 재연이 되어야 하고, 짚고 넘어가야 되고요. 또 황우석교수님도 당연히 당당하게 잘 대응을 해서…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 너무 힘을 잃을 필요는 없고요. 굉장히 선두주자이기 때문에…사실 남들이 나중에 겪지 않아도 될 것을 본인이 겪어야 하거든요. 그래야 그것이 어떤 윤리법규도 제정이 되고, 여러 가지 환경이 조성이 되는 것이 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처음에 선두주자가 겪게 되는 당연한 절차라고 봅니다.
박인규 : 선두주자가 겪어야 될 것이기 때문에…너무 실망하지 말고…차분차분하게 대처해 나가자…그 〈아시아 태평양 에이즈학회〉회장이시기는 하지만…우리나라 에이즈가 더 퍼지지 않고, 기존에 환자분들께서도 가급적이면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할 거 같은데요…어떻습니까? 그동안 에이즈퇴치운동을 하시면서 우리나라 정부에서 지원이랄까? 이런 예방활동이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조명환 교수 :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은 가지고 있는데요. 일단은 지금 정부에서 에이즈쪽으로 내 놓는 예산이 국민건강기금으로 나오거든요. 기금이라는 것은 매년 변할 수도 있고, 없어질 수도 있고, 생길 수도 있는 것인데…제 바람은 에이즈예산이 일반 예산으로 편성이 되어서, 지속적으로 했으면 좋겠고요.
박인규 : 매년…?
조명환 교수 : 그렇죠. 왜냐하면 이 병은 계속 진행이 되고 있는 역병이기 때문에…또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일반 예산으로 편성을 해서 정부에서 지원을 해야 할 거구요. 그리고 또 하나는, HIV검사를 받았을 때…이것이 익명으로 자유롭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정부에서는 익명으로 한다고 하는데…실질적으로 제가 감염인이나 환자들을 만나보면,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박인규 : 말하자면, 익명이라는 것은 혹시 보균이 됐을 경우에, 수치심이랄까? 그런 것 때문에 익명으로 하겠다는…
조명환 교수 : 그렇죠. 미국 같은 경우는 검사를 받을 때, 자기 이름이나 주소는 말하지 않거든요. 검사를받으러 가면 어떤 코드번호를 줍니다. 코드번호를 주면 자기가 전화를 나중에 해서…내 번호가 몇 번인데…결과를 알고 싶다 하면 알려준다고요. 그러니까 서로 검사를 해 주는 사람들이, 검사를 받는 사람들의 대해서 전혀 정보를 주지 않고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박인규 : 말하자면, 잠재적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호해 주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시죠?
조명환 교수 : 네. 그렇죠.
박인규 : 우리나라 에이즈퇴치예방에도 힘써주시고, 중국이나 동아시아 에이즈퇴치예방에 큰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조명환 교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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