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주둔 미군을 즉각 철수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구를 일축하면서도 이라크 현지인에 의한 치안능력 향상을 강조하며 최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이는 단계적 감군을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부시, 감군 및 철군 명분을 '현장 지휘관 판단'으로**
부시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고조되고 있는 미군 철수 요구와 관련해 "정치적 고려가 아닌 현장 지휘관들의 권고에 따라 군대의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즉각적인 이라크 철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일부 있지만 이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인들의 대적(對敵) 능력에 따라 군대의 규모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현장 지휘관들이 이라크인들의 (치안) 감당 능력이 점점 커져서 일부 미군을 귀국시킬 수 있다고 밝힌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나는 테러리스트들을 물리치기를 원하고, 우리 군인들이 집으로 돌아오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 군인들이 승리를 얻지 않은 채 돌아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는 승리를 위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내가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 결정을 내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작전을 펼치고 있는 현장 지휘관들의 말에 근거한 결정을 내리길 원하고 있고 내가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바로 그들의 말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은 앞으로 있을 단계적 철군과 최종 철군에 있어 현장 지휘관들의 판단을 그 명분으로 삼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럼스펠드, 현지인 치안 능력 향상 특히 강조**
미 국방부는 현재 15만5000명 수준인 미군을 내달 15일 있을 이라크 총선 이후 13만8000여 명으로 줄이고, 2006년 중반까지는 상황에 따라 10만 명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30일 미 해군사관학교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서의 승리를 위한 국가전략'을 밝힐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임무를 연계받을 현지인 치안 병력의 훈련 방안을 중점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이라크 치안병력 양성에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며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인들이 점차 자국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지원 전략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미군이 이라크내 29개 군사기지에 대한 통제권을 이라크인들에게 넘겼으며 ▲16개월 전 단 한 개의 사단도 없던 이라크군이 7개 사단, 31개 여단 규모로 증강됐으며 ▲15개월 전 5개에 불과하던 이라크군 전투대대도 95개로 늘어났으며 ▲지난해 9만6000명에 불과하던 훈련된 치안 병력이 현재 212만 명을 넘고 있다며 현지인들의 치안 능력 향상을 특히 강조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또 바그다드 공항 연결 도로와 하이파 거리, 시아파 도시인 나자프ㆍ카르발라ㆍ사드르시티 등 위험한 곳으로 악명이 높았던 곳이 평화를 되찾았다며 "해답은 분명하다고 본다. 그만두는 건 마무리 전략이 될 수 없으며 미국인들을 더욱 큰 위험에 처하게 하고 보다 많은 테러 폭력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 치안 병력은 약체라고 평가하던 사람들은 완전히 틀렸다"며 "그들은 일을 아주 잘 하고 매일, 매주, 매달 점점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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