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관련 단체들이 사립학교법 개정을 요구하며 정기국회 막바지 국회 앞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각 종교단체 대표들과 전국의 종교학교 교사들이 잇따라 사학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일부 종교단체가 사학법 개정에 반대해 온 것을 두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적 사학법 개정은 종교인 염원"**
기독교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회장 김병규 목사),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대표 문규현 신부), 불교 전국실천불교승가회(공동대표 효림·성관 스님),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상임 대표 김대선 교무), 한국종교인협의회, 우리신학연구소 등은 30일 오전 국회 본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학법 개정안의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앞서 배포한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사랑이 아니라 타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모습, 평등이 아닌 일부 가진 자들을 대변하는 모습, 그리고 평화가 아니라 세속적 이익을 위해 전쟁과 분란까지 서슴지 않는 일부 종교계의 아름답지 못한 모습에 대해 이를 가슴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비판 또한 겸허히 수용하고자 한다"며 "사학 또한 종교인인 이사장 1인에 의해 전횡적으로 운영되고, 특히 학교가 종교의 부속물인 사유재산처럼 취급되는 것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현재 일부 종교 지도자들이 사학법 개정을 두고 사유재산이 어떻고, 공산주의가 어떻고, 선교의 자유가 어떻고 하면서 막무가내로 반대하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며 "이런 일부 종교계의 행동으로 인해 종교가 부패사학을 지켜주는 파수꾼이 돼버린 듯한 현 상황이 너무 부끄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우리 종교인 모두는 사립학교에 만연한 부정부패에 대해 반대하고, 사립학교의 비민주적인 운영구조도 바뀌기를 염원한다"며 "사학법 개정을 염원하는 것이 진정한 종교인의 뜻이자 국민의 뜻인 만큼 열린우리당과 국회의장은 즉각 사학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각 종교단체 대표들은 기자회견 직후 정세균 열린우리당 대표, 이미경 사학법 특위위원장, 김원기 국회의장을 차례로 방문해 이같은 종교인들의 입장을 직접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비민주·독단 눈감는 건 종교도, 교육도 아니다"**
이에 앞서 29일 오후에는 전국 141개 종교계 학교 교사대표들이 사학법 개정을 촉구하는 교사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교사선언에는 기독교 106개교, 천주교 28개교, 불교 5개교, 대순진리교 1개교, 원불교 1개 등이 참여했다.
교사들은 선언문에서 "교육자이자 종교인인 우리들은 선교의 이름으로 특정 종교를 강요하고, 종교의 이름으로 침묵과 복종을 강요하는 것은 진정한 종교인의 행동이 아니라고 본다"며 "더불어 (사립학교 내의) 비민주와 독단에 눈감는 것 또한 종교도, 교육도 아니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이어 "우리 교육의 절반을 바로 세우자는 사학법 개정에 대해 종교의 이름으로 반대하고, 마치 종교가 비리사학의 부정부패를 옹호하는 파수꾼이 돼버린 듯한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사학법의 개정을 반대하는 일부 종교계의 주장에 반대하며, 이는 결코 우리 종교계 학교 교사들의 뜻이 아님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은 또 "우리는 아이들에게 종교나 생각이 다르다고 친구를 배타시하라고 가르치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정부패와 비민주에 눈감으라고 가르치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개방형 이사제와 학생회·학부모회·교사회 법제화, 예·결산 공개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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