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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냈다…"부터 "그래도 막겠다…"까지

행정도시특별법 '각하' 결정에 의원들 반응 '각양각색'

24일 헌법재판소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에 관한 헌법소원을 각하하는 결정을 내리자 국회는 희비가 엇갈렸다.

단식까지 감행하며 '합헌'을 기원했던 충청권 의원들은 '배고픔도 잊은 채' 환호성을 올렸지만, '위헌'을 확신했던 야당의 수도권 의원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향후 대응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 밥 굶던 충청권 "행정중심복합도시 만세, 대한민국 만세!" **

열린우리당 양승조(충남 천안갑), 선병렬(대전 동) 의원은 헌재 결정이 발표된 직후 가장 먼저 국회 기자실로 달려왔다. 9일간 '헌재 압박 단식'을 하느라 다소 야윈 듯한 두 의원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도중에도 걸려오는 '축하전화'를 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두 의원은 "국가의 백년대계인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연한 귀결"이라며 "헌법재판소의 현명하고도 사려 깊은 결정에 감사하고 온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사활을 건 단식투쟁으로 합헌 결정을 이끌어 냈다"며 자신들의 '정성'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두 의원보다 닷새 먼저 단식에 들어간 무소속 정진석(충남 공주연기) 의원도 "사법부에 대해 깊은 신뢰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줬다", "어떤 세력에도 굽히지 않고 정당한 판결을 내려주신 헌법재판관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며 헌재에 거듭 감사를 표했다.

정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열하루 단식을 하면서 오직 염원한 것이 합헌"이라며 "미력이나마 영광스런 행정중심복합도시, 새로운 대한민국의 중심을 대변하는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온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 與 수도권도 "당연한 결과…환영"**

열린우리당 수도권 의원들도 헌재판결을 환영하며 "행정중심도시 건설의 차질 없는 추진"을 약속했다.

건교위 위원장인 김한길(서울 구로을) 의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은 국가적 이슈를 여야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합의처리한 입법의 모범사례이며, 헌재의 이번 결정은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는 당연한 결과"라며 "헌재 결정이 있은 이상 소모적이고 이분법적인 찬반논쟁을 깨끗이 마감하고,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당초 법이 의도한 대로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회 부의장인 김덕규(서울 중랑을) 의원도 "이번 헌재 결정을 계기로 더 이상의 국론분열 없이 국토의 균형발전과 사회의 양극화 해소라는 국가의 시급한 과제 극복에 큰 걸음을 힘차게 내딛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한나라당 수투위 "그래도 수도분할은 잘못…반대투쟁 계속"**

그러나 특별법의 제정부터 반대해 온 한나라당 수도분할반대투쟁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그래도 행정중심도시 건설은 잘못된 정책"이라며 "국민과 함께 망국적 수도분할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에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준표(서울 동대문을) 의원은 "헌재는 정책적인 판단은 하지 않았다"며 헌재가 합헌 판결이 아닌 각하 결정을 내린 점을 부각시켰다.

홍 의원은 "합헌이라는 것은 법률적 판단에 불과하고 정책적으로 옳다는 것은 아니다"며 "헌재 결정은 존중돼야겠지만 행정중심도시 건설이라는 정책 자체는 옳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경기 부천소사) 의원 역시 "헌재의 결정은 수도분할에 대한 국민투표 여부에 대한 것이지, 수도분할 자체의 잘잘못을 가린 것이 아니다"며 헌재 판결의 의미를 축소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두 번이나 정략적으로 법을 통과시키고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했다 하더라도 수도분할은 잘못된 것"이라며 "국가경쟁력을 저하하고 비효율을 초래하는 수도분할 행위는 결국 역사와 민심의 도도한 흐름 앞에 좌절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국민투표 고려해야"**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헌재 판결에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특히 행정도시 문제를 두고 국민투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또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맹형규(서울 송파갑)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법리적 판단은 이해하고 존중하나 수도이전과 마찬가지로 개헌에 준하는 사항인 수도분할 문제에 대해 단지 법적 자격의 측면에서만 판단을 내린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맹 의원은 "수도 서울의 경쟁력을 약화시킴은 물론, 국가 전체의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망국적인 수도분할에 대해 서울시민들과 함께 싸워나가겠다"며 "여야․정이 참여하는 '국민투표 대국민여론조사 기획단'을 구성, 수도분할 문제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 여부를 대국민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국민투표로 수도분할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서울 종로) 의원 역시 "헌재 판결은 수도 서울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정으로 반대한다"며 "헌재의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진정 서울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라도 수도분할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며, 특히 정부는 국민들의 의사를 직접 묻기 위한 국민투표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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