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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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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태규 명리학 <216>

무너져가는 제네랄 모터즈를 보면서

또 하나의 제국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본다. 포드는 이미 갔고 이제 미국 자동차의 최후 보루이자 자동차의 역사 그 자체이던 제네랄 모터즈가 무너지고 있다.

왜 포드가 망하고 이제 제네랄 모터즈가 망해가는지 그 이유를 찾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궁극적인 원인은 현대자동차라는 강력한 후발 주자의 등장 때문이라 하겠다. 그래서 더욱 기분이 묘하다. 영원히 가는 것은 없는 법이기에 오늘은 자동차를 통해 세상의 순환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이미 우리 생활에서 없어선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자동차는 1876년 병자(丙子)년에 독일의 N.A. 오토란 사람이 피스톤과 크랭크를 조합하여 내연기관을 만든 이후, 다시 1885년 을유(乙酉)년에 다임러와 벤츠가 각각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차를 만들면서 세상에 등장한 물건이다.

자동차는 운반수단이므로 음양오행이 을목(乙木)이고 내연기관은 내연성 가스를 사용하는 엔진이기에 병화(丙火)의 해에 등장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1885년 을유(乙酉)년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는데 이 때가 자동차 기술의 순환 사이클이 시작되는 기점(起點)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기본 순환주기가 60년 한 갑자(甲子)이기에 자동차는 1885년과 그 60년 뒤인 1945년, 그리고 다시 그로부터 60년 뒤인 2005년 바로 금년으로서 60년 순환주기가 두 바퀴 돌았음을 알 수 있다.

독일의 다임러 벤츠를 효시로 하여 1900년대 초반에는 미국에서만도 502개의 자동차 기업이 생겨났다. 포드나 제네랄 모터즈도 그 무렵에 생겨났다. 1885년에 시작된 자동차 산업은 60년의 절반인 30년이 지난 1915년 무렵부터는 대중화의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기술도 60년이 지나면 선도그룹의 전유물이 될 수 없게 된다. 미국이나 독일보다 늦게 시작한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이 바짝 뒤를 쫓아온 것이다.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도요타 자동차가 1933년에 설립된 것을 필두로 1945년 을유년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그러니 일본 업체들은 대략 60년, 한 바퀴가 순환한 다음에 생겨난 후발 주자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고 정주영 현대회장 역시 1945년에 현대자동차 공업사를 설립했다. 생산기술은 없었지만 미래를 내다본 의욕이었던 것이다.

1945년을 전후하여 생겨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75년 을묘(乙卯)년 시점부터 미국 시장으로 본격 진출하게 되었고 그 바람에 미국 업체들은 커다란 경영난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 아이아코카가 크라이슬러 회장을 맡아 다 죽어가던 기업을 잠시 회생시키기도 했지만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했다. 포드나 제네랄 모터즈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바로 1975년 그 해 무렵부터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포니라 명명한 소형차를 생산하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벤츠나 포드, 제네랄 모터즈 등이 1세대 기업들이라면 일본은 2세대 기업이었고, 우리의 현대나 기아 등은 2.5세대 기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차의 공세에 휘둘릴 대로 휘둘린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그 이후 구조조정, 아웃소싱 등 온갖 경영기법을 동원하여 시장을 지켜보려고 애를 썼지만, 수년 전 크라이슬러는 벤츠와 합병되었고 포드는 부실기업으로 전락했으며 급기야 2005년 을유(乙酉)년에 이르러 제네랄 모터즈마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을유년은 자동차 기술이 시작된 지 120년이 되는 해이다. 그간의 경과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885년 을유(乙酉)년--자동차 기술 시작
1915년 을묘(乙卯)년--선진국에서 자동차 대중화
1945년 을유(乙酉)년--일본 자동차 산업의 출발
1975년 을묘(乙卯)년--일본차의 미국 시장 진출, 한국 현대자동차의 출발
2005년 을유(乙酉)년--현대자동차,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

위의 연도들은 30년 간격으로 일어나고 있는 자동차 기술의 흐름이며 지금까지 60년씩 두 번의 순환주기를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작년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NF 소나타는 이제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명품 차로서 조만간 자리 잡을 것이며, 반면에 제네랄 모터즈와 같은 미국계 자동차들은 이제 더 이상 경쟁력을 지니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현대차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마지막 목줄을 죄어버린 셈이다.

자동차의 원조격인 독일과 미국이 기술면에서 우리에게 뒤진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그 원인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근원적인 해답은 각 나라가 문화적 사회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장점과 약점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그간 고전하는 와중에도 백방의 노력을 펼쳤을 것이지만, 결국 역부족인 것이다. 일본과 한국 기업들이 전자산업의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점, 일본식 경영문화 또는 한국의 올인 방식의 돌진이 경쟁력을 갖추게 된 원인의 일부일 수는 있어도 그런 점들이 해답이 될 순 없을 것이다. 그저 떠오르는 해와 지는 해의 차이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한 해답이 되는 것이다.

다만 음양오행으로 세상을 보는 필자의 눈에는 기술 역시 60년을 사이클로 해서 선진권에서 그 다음 권역으로 옮겨간다는 점만 들어올 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우리가 자동차 시장에서 이제 일본을 넘보는 강국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일까? 나아가서 자동차 기술을 포함한 각 산업 분야에서 우리가 오늘날 이 정도로까지 약진할 수 있었던 근본원인은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 해답은 우리가 일본과 가까이 있었다는 지리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고 여겨진다.

자동차 기술은 물론 철강과 석유화학, 조선, 전자 등등 오늘날의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모든 기술은 사실상 일본으로부터 흘러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바탕위에 근면하고 진취적인 우리 국민성이 가미되면서 이만큼의 경제 발전을 이룩했으며 다시 그것을 바탕으로 오늘날처럼 민주화된 나라를 이룩해낸 것이다. 대단히 기막힌 성공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은 한때 우리를 압제했다. 그래서 미운 감정이 있다. 하지만, 해방 이후로는 우리가 발전하는 데 있어 필요했던 거의 모든 기술이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다는 이유와 일본말이 비교적 쉽게 통한다는 이유로 인해 우리에게로 유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이다. 고맙기도 하고 얄밉기도 한 나라가 그래서 일본인 것이다.

원래 예로부터 부지런하고 억척같은 근성은 남한보다 북한 사람들이 더 그렇다는 얘기를 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냉전체제의 와중에서 반대 진영에 있었기에 오늘날 저 모양 저 꼴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 모습도 사실 그리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가 있다.

냉전 체제의 종식이 우리에게 어떤 기회와 위험요인을 가져다주고 있는지를 잘 음미해보면 되기 때문이다.

먼저 위험 요인을 들어보자. 냉전의 종식으로 중국은 개방경제를 택했고, 시장경제를 지향하면서 전 세계의 기술과 자본이 급속도로 흘러들고 있다. 중국인 역시 보다 나은 경제적 환경에 대한 갈망이 엄청난지라 고속 발전을 거듭해 가고 있다.

하지만 너무 염려할 것이 없다고 본다. 중국 역시 과거의 우리처럼 민주화와 빈부의 양극화라는 문제점이 언젠가는 불거져 나오면서 내홍을 겪어야 하기에 어느 시점에 가면 그 탄력이 줄어들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기회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남북간의 통일이 될 것이다. 2014년경에 성사될 것으로 필자가 예측하는 통일이 당장은 엄청난 부담을 가져다주겠지만 결국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그를 통해 통일한국은 명실 공히 동북아의 균형자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제네랄 모터즈가 망해가고 있다. 후발주자에게 발목을 잡힌 것이다. 다소 미안한 마음이다. 일자리를 잃게 될 미국의 많은 노동자들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우리 역시도 언젠가 내적 탄력을 소실하게 될 것이고, 그 때의 우리 젊은이들은 바로 지금 우리의 후손일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영고성쇠를 어찌하랴!

(저번 주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글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한 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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